[덕암 칼럼] 세월호 참사와 유사한 희생
[덕암 칼럼] 세월호 참사와 유사한 희생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2.08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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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세월호 참사 당시 선장은 가만 있으라 했다. 그리고 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했고 현재는 정부가 백신을 맞으라해서 맞았다가 연일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아니라고 단정지을 사람 누구일까. 백신 예방주사에 대한 부작용으로 국민적 공포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오미크론의 확산이 또 다른 불안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3만 명대에 이르는 확진자와 3차 백신을 맞은 경우에도 유증상자가 속출하고 있어 백신효과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갈지는 누구도 장담 못하게 됐다.

방역당국 또한 딱 부러지게 ‘아니다, 맞다’로 정하기에는 곤란할 만큼 백신접종이 확산세에 미치는 의학적 근거나 과학적 통계를 내놓지 못했다.

코로나19 발병 초기에는 수 백 명만 넘어도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난리가 났었고 누구든 ‘꼼짝 마라’ 내지는 ‘동작 그만’이었다.

국민 건강을 담보로 내려지는 방역당국의 지침은 어명이나 마찬가지였고 순하고 착한 국민들은 벼랑 끝에 매달려서도 나라의 명령을 고분고분 잘 따랐다.

그래서 일부는 버티다 손을 놓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가 하면 얼마 안 되는 푼돈으로 달래면서 앞뒤 가리지 않고 더 달라며 조를 만큼 현실적인 기근을 증명했다.

보이지 않는 무색, 냄새도 없는 무취, 맛도 없는 무미, 공기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옮겨가는 역병의 창궐은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하지만 방역의 형평성은 고무줄 잣대였다. 자영업자들의 삶터에는 딱딱한 플라스틱 잣대로 재고 대통령 예비후보들의 유세장은 고무줄 잣대였다.

구름처럼 몰려 다녀도 누구 하나 감히 방역위반의 단속에 나설 국민의 공복은 없었다. 무슨 바이러스가 방송국 카메라 기자나 지지자들은 용케도 피해가면서 밤 9시만 넘으면 골목길에 불 켜진 목로주점만 찾아다닌다.

대체 무슨 바이러스가 멀쩡한 10대 청소년까지 데려갔나 싶어 희생자들의 영정이 안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필자가 7일 오전 11시에 찾은 서울시의회 옆 건축 전시장에 설치된 코로나19 합동분향소의 천막은 총 5동이었다.

당초 서울 중구청 단속반이 철거하겠다며 통보를 받은 터라 현장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방문한 현장은 삭막하기 그지없었고 분향소 3동에 유가족 대기소, 2동이 기습 설치된 곳이었다.

고인은 전라도 광주에 사는 17살의 S모 군, 명절이 끝난 2월 4일 피어보지도 못하고 하늘의 별이 된 S군의 해 맑은 영정 사진은 절규하는 유족들의 피맺힌 마음과는 달리 편안해 보였다.

제단에는 S군 말고도 약 30명의 영정사진이 층마다 올려져 있었고 몇 개의 조화와 향로에는 조문객들이 꽂아놓은 향 때문에 연기가 그치지 않았다.

고인들의 죽음 앞에 무슨 할 말이 있을까. 필자 또한 코로나19가 시작되던 2020년 4월 친동생을 먼 곳으로 보낸 경험자로서 유족들의 심경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상례에 따라 두 번의 절을 하고 조금이나마 성의를 표하고 나니 지금도 속출하고 있는 백신후유증의 피해자들은 어디에도 하소연 할곳 없는 처지에 몰려 있음을 실감하게 됐다.

이들은 주장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보다 백신으로 인한 피해자가 더 많다며 전국민의 87%가 맞아도 확진자가 증가하는 점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목 놓아 소리친다.

신종 오미크론에 대한 해석이 천차만별이다. 의료진들도 설명하지 않는 백신후유증을 일반 국민들이 어떻게 증명할 수 있으며 보건당국에서는 인과성 입증에 대한 여지를 언제까지 국민들에게 떠넘길 것인지 아연실색할 판이다.

지금 보다 몇 십 배나 더 많은 사망자가 나와도 나만 아니면 괜찮다는 이기적이고 안일한 국민정서가 유지되는 한 오늘같은 분향소 수 백 개가 차려진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오미크론의 등장이후 유럽에서는 사실상 마스크 안 쓰기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같은 마스크라도 식당 입구에서 벗으면 안 되고 식사 때는 벗어도 되며 대화는 할 수 없으나 먹을 때는 입을 벌려도 괜찮은 방역 지침이다.

편의점 주인도 고객 없으면 벗고 있다가 쓰고 매장에 들어서는 고객도 안 쓰다가 물건을 구매하러 들어갈 때 써야한다.

양쪽 모두 벗고 있다가 눈치를 보며 서로 쓰게 되는 촌극을 보면 웃어야할지 울어야 할지 대략 난감이다.

수 천가지 업종에 딱히 맞춤형 방역지침을 정하지 못한 보건당국에서는 부족한 손길을 상호 신고에 대한 포상으로 채워버린다.

안 그래도 죽을만큼 힘든 국민들에게 서로 신고하여 방역지침 위반에 대한 과태료를 부과시키고 현장을 발로 뛰며 예방에 대한 홍보에 다리품을 팔아야 할 일부 공무원들은 탁상행정과 상급기관의 지시에 복종할뿐 국민들의 안위는 다음이다.

아무리 양보하여 열 번을 고민 해봐도 감히 누구 하나 대선캠프의 방역위반을 저지하거나 지금처럼 오미크론의 확산에 대한 국민건강의 위협을 주장할 위인이 없는 게 그 증거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그해 6월 4일부터 실시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였다.

참사이후 한 달 보름뒤 치러진 선거에서 시장·군수·구청장 등 총 3,952명이 선출됐다. 여야 군소 무소속까지 고려하면 후보만 1만 여명이 넘는 숫자였는데 당시 선거 유세판은 침묵 그 자체였다. 감히 누구 하나 춤을 추거나 마이크를 잡지 못했던 국가적 초상 분위기였다.

지금이 그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은 비극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남의 일처럼 쳐다도 안 보는 대통령선거의 예비후보들을 보면서 오로지 표만 찾아다닐 게 아니라 국민들이 아픔도 좀 쳐다 보라고 지적한다.

지금 당선을 향한 굿판을 벌일 때인지 이런 상황일수록 상대후보 깎아 내릴 게 아니라 유권자들의 공감대를 얻어낼 고육지책을 세우지 않는지 한심함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투표 날이 다가올수록 절망감은 좀처럼 희망으로 전환될 가망을 보이지 않는다.

감당하지도 못할 공약을 남발하고 예비후보를 후보라 하는 불법, 특정 후보만 보도하는 언론의 편파보도, 통계결과가 달라 신뢰를 깎아먹는 여론조사, 이러는 동안 유가족들의 울분과 분노는 국민적 공감대를 타고 이 나라의 암울한 미래를 예고한다.

대한민국의 앞날은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제 대선이 끝나고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유사한 선거열풍이 불텐데 나라 살림은 어떻게 꾸려갈 것이며 국민들의 피폐해진 삶은 누가 살필 것인가. 필자의 우려가 헛소리에 불과하길 바란다.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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