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국민체육 없이 국가체육 없다
[덕암 칼럼] 국민체육 없이 국가체육 없다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2.0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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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2018년 2월 9일,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오늘은 전세계 지구인들이 펼치는 겨울왕국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금5, 은8, 동4개로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등 겨울스포츠의 강대국을 제치고 종합순위 7위를 기록했다.

경제대국 일본은 11위, 지금 베이징에서 한창 경기가 진행 중인 중국도 16위로 대한민국 국위선양은 스포츠를 통해 한껏 고부가가치를 더했다.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은 총 93개국 선수 2,925명 외 관계자들까지 약 5만여 명이 15개 종목에서 306개의 메달을 두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대한민국은 총 15개 종목에 146명의 선수가 도전장을 던졌다. 많은 후담이 있었지만 컬링의 불모지 한국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결과는 “영미, 영미”라는 유행어를 남기기도 했다.

먼저 개막식에서 드론쇼가 주목을 받았고 김연아의 피겨 성화체조는 지구촌의 이목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당시 북한의 참가로 남북의 공동입장으로 한반도기가 나부끼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북한의 응원단과 예술공연단은 물론 고위급 대표단까지 파견되어 분위기는 최고조를 나타냈다.

현장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김여정과 악수를 나누며 남북이 한민족임을 전세계에 보여주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국의 지도자로서 화려한 조명을 받기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부터 노력해온 과정이 있었기에 2011년 7월 6일 개최지로 선정된 바 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시절 많은 준비를 한 끝에 2017년 5월 10일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1년도 덜된 2018년 2월 9일 평창의 메인 무대에 오른 셈이니 시기적으로 볼 때 운이 좋은 건 틀림없다.

그렇게 화려한 개막식과 더불어 지구촌을 뒤흔든 함성이 그친 지 4년. 당시 경기장과 모든 시설물들이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초등학교 운동회도 오랜 준비 끝에 뒷마무리가 중요한데 막대한 자금과 대대적인 시설, 한순간의 뜨거운 함성을 위해 투자된 모든 것들이 지금은 어찌됐을까.

평창 메인 스타디움을 비롯한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와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 올림픽 슬라이딩센터는 물론 크로스컨트리센터, 알파인경기장 등 많은 시설물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밖에 강릉 하키센터와 스케이팅센터, 컬링센터, 하키센터 또한 마찬가지다. 한반도가 지리적 특성상 사계절이 있다 보니 겨울을 제외한 나머지 계절에는 별달리 활용할 가치가 전무한 것이다.

반면 동계올림픽에 앞서 1986년 제10회 서울 아시안게임, 1988년 제24회 서울 올림픽 경기가 치러진 바 있다.

당시 메인 경기장 개막식에서 굴렁쇠를 굴리던 소년은 지금 43살의 청년이 되었고 159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소련, 동독, 미국에 이어 종합 4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겨울스포츠가 애물단지를 남긴데 비해 여름스포츠 경기는 많은 기념물을 지금도 유지·관리하며 국민체육의 기반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개최중인 베이징 동계올림픽 또한 한국과 유사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며 모든 시설물의 재활용에 대한 여지를 남기는 방안도 마련해야할 것이다.

남의 얘기 할 처지가 아니라 한국의 겨울스포츠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대한생활체육회의 총재로서 스키·스노우 등 겨울스포츠 종목별 회장과의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향후 대한민국 일반 국민들의 겨울스포츠의 대중화를 위해서라면 현재 중단된 모든 겨울스포츠 시설을 평소에도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 검토해야할 것이다.

이제 모든 스포츠는 오로지 1등, 금메달, 엘리트만을 위한 영역으로 전락해서는 안될 일이다.

평범한 국민들도 모든 스포츠를 각자의 취향과 특기에 따라 고루 경험해 볼 수 있어야 하며, 물고기에게 한번이라도 물을 주고 하늘을 나는 새에게 한번이라도 창공을 날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듯 대한민국 5천만 국민 모두가 축구공도 차 보고 야구글러브도 끼어보며 자신만의 장점을 살려 활기를 찾을 때 건강도 돌아오고 생활의 활력소도 체감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관객으로 남을 일이 아니다. 실업팀과 프로선수들의 영역은 아마추어나 동호인들의 영역과 엄연히 구분이 있는 것이다.

국가가 국민의 손발을 통합이라는 단어로 묶어놓고 이미 운영중인 민간 비영리 체육단체에게 유사한 명칭도 쓰지 말라며 공문으로 협박하는 것은 단순한 갑질이 아니라 월권과 직권남용은 물론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의 체육활동에 대해 대놓고 겁박하는 오만함의 극치라 볼 수 있다.

필자가 (사)대한생활체육회의 총재로서 이미 40개 종목별 회장과 17개 시·도별 광역협회장에게 임명장까지 전달하고 각 단체별로 고유번호증까지 발부되어 독립채산제 형태로 성장한 것을 이제와서 하지 말라는 것은 이미 합법적 승인을 공공기관이 스스로 부인하는 것이다.

서울시 체육과에서 인·허가 당시 동일 명칭 사용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뒤였으며 행정구역인 영등포법원이 등기소에 고유명칭으로 등기부에 등록된 법적 업무는 물론 영등포세무서에서 발급한 고유번호증까지 모두 위법이라는 것과 같은 맥락을 주장하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을 위해 공무에 임하는 정부의 산하부처이지 주권자가 합법적으로 허가받은 단체에게 안하무인으로 겁박하는 공공기관이 아니다.

얼핏보면 특정 단체를 옹호하는 내용 같지만 지금까지 문화체육관광부의 업무추진 내용을 보면 아직도 구시대적 발상이 뇌리에 남아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공문을 발송한 담당 공무원이나 이를 결재한 윗선까지 명백히 지휘책임을 물어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공식적인 사과가 뒤따라야 할 일이다.

어차피 문재인 정부 임기가 끝나면 차기 정부 관료로 교체될 확률이 높겠지만 자고로 국민위에 군림하는 관료치고 오래가는 법을 본적이 없다.

이래서 전문 분야에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기용되어야 하는 법이다.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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