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우려가 현실로 지배계층의 모순
[덕암 칼럼] 우려가 현실로 지배계층의 모순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3.29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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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2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48.6%와 47.8%라는 불과 0.8%의 근소한 차이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

순진한 건지 착한 건지 바보인지 모를 만큼 처음부터 방울소리가 들렸다. 정당별 경선이 그러했고 알려고 작정을 하지 않는 한 군소정당의 후보들은 이름조차 들을 수 없는 불공평한 환경 가운데 거대 양당 후보들의 진출은 이미 정해진 시나리오였다.

양대 정당의 본선진출은 전국민을 두 패로 갈라놓았다. 어느 날 갑자기 특정 후보의 광팬들이 되어 상대 후보들을 대상으로 누구는 성토를 하고 누구는 난국의 영웅으로 떠받들었다.

방울소리가 작은 북소리로, 다시 큰북과 타종소리로 커져가며 대한민국 전역의 전국민들이 광란의 몇 달을 보냈다.

공연은 끝나고 무대 위는 불 꺼진 영사기의 영화 화면처럼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 침묵이 흘렀다. 침묵일까, 뒤끝이 있는 것일까.

이미 투표과정에서 영남·호남의 화합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불가능함을 보여주었다. 호남에서는 민주당이 85%를 대구·경북에서는 국민의 힘이 74%로 나타났다.

이러니 지역감정을 조장해야 이길 수 있다는 고정관념이 바뀌지 않는 것이며 다시금 불거지는 낙선후유증은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이쯤에서 1866년부터 1895년까지 조선의 실세였던 명성황후를 빗대지 않을 수 없다. 시아버지 흥선대원군 이하응과 맞짱을 뜨며 얼마나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던가.

43살이라는 한창의 나이에 일본의 칼잡이에 무참히 살해된 민비, 을미사변의 주인공이자 “나는 조선의 국모”라며 영화화된 실존 인물 민자영에 대한 해석은 후손들의 견해에 따라 민비의 사치가 극치라든가 개화정책으로 조선을 발전시킨 공로자로 평가되고 있다.

당초 외척들의 근접을 우려한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고종을 바지로 앉혀놓고 섭정을 하는 실세로 자리하기 위해 끌어 앉힌 민자영이 훗날 자신의 정적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라며 쇄국정책을 주장한 대원군이 청나라와 손을 잡을 때 개화정책을 추진하던 고종의 아내 민씨와 정면충돌을 한 것이 화근이다.

밀고 밀리는 양대 세력의 궁궐 차지하기가 반복될 때마다 민씨 일가와 대원군의 측근들은 피바람이 그칠 날이 없었고 그럴 때마다 백성들만 덩달아 울고 웃는 일이 반복됐다.

혈세를 거둬 막대한 예산을 낭비한 사례가 이제 퇴임을 앞두고 특별활동비의 공개를 거부하는 김정숙 여사와도 모양새가 흡사하다.

아니라면 공개해서 국민들에게 신뢰의 성벽을 지켜야 하는 것임에도 의혹을 사는 것이 처세의 현주소다. 세월이 약이라 했던가.

대통령 기록물로 보존되어 15년간 못 보면 2037년 문재인 대통령 나이 85세, 김정숙 여사 나이 84세, 그때 가서 누가 물어볼 것이며 무슨 소용이 있을까. 다시 서론으로 돌아가 윤석열 당선인의 현재 상황을 짚어보자.

현직 대통령은 5년짜리 임대주택인 청와대를 이용하다가 기간이 만료되자 다음 입주자인 윤석열 당선인에게 인수해 줄게 많을텐데 인사·경제·안보 등 만신창이가 된 집에 임기 만료시점까지 곳곳에 후속인사를 시행하면서 유종의 미를 남기지 못했다는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비교하자면 5년간 집을 사용하면서 평소 시켜먹던 우윳값이나 신문대금은 물론 생활쓰레기까지 곳곳에 방치함은 물론 자동차 할부금과 리스료도 다 못 갚은 정수기와 천장형 에어컨까지 모두 뜯어간 셈이다.

게다가 거리에는 아직 취임식도 안한 윤석열 당선인을 탄핵하겠다며 군중들이 집회를 갖고 국회·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선인이 선거과정에서 논란이 된 본인, 부인, 장모의 문제점들을 들춰 비리 특검법을 발의했다.

집회 내용을 보면 불법불통 국민무시라며 윤석열 당선인에게 대 놓고 경고를 했다. 풀어 해석하자면 민주주의 원칙인 다수결의 결정을 부정하는 것이다.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않았다고 지지한 유권자들과의 정면대결 양상을 드러낸 것이다. 뜻대로 하자면 대통령 선거를 지지하는 후보자가 당선될 때까지 계속 더해야 한다는 것인가.

자동차가 출발도 하기전에 곳곳에서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차에는 국민이 타고 있는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너 죽고 나살자는 판세다.

그러면서도 입으로는 연신 국민이라는 단어를 앞세운다. 같은 배를 타고 있으면서도 선장 멱살을 잡고 죽이네 살리네 하면 누가 배의 운항을 맡을 것이며 선원도 중요하지만 타고 있는 국민들은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내부적 갈등을 외부에서 보면 약점이다. 한 달에 몇 번씩이나 미사일을 쏘아올리고 대륙간 탄도미사일까지 우주로 날리는 북한 입장에서 볼 때 얼마나 만만하게 보일까도 생각해봐야 한다.

입으로는 오로지 국민을 섬기고 국민의 뜻을 따르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말을 뱉은 대로 해야지 현실은 몸이 지배계층으로 가면서 피지배계층에게 입 발린 말을 앞세우는 우를 범하고 있다.

윷놀이 하다 4동짜리 윷말이 한번에 잡혀도 진건 진거다. 고스톱 치다가 한 끗발이 모자라 지면 진거다.

0.8%로 져도 진건 진건데, 패배를 인정할 줄 모르고 나댄다면 처음부터 경기를 하지 말고 힘으로 싸우든 지도자 선출방법을 달리했어야 했다. 언제까지 논쟁과 투쟁으로 나라를 말아먹을 것인가.

이러니 정계진출해서 국민들을 볼때 북 치면 춤추고 멈추면 조용한 허수아비로 보이는 것이다. 대안을 제시한다.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가 두 달 남짓 남았다. 허수아비들이 보여줄 수 있는 건 참새라도 쫓을 줄 아는 능력이 있다는 것인데, 이제 정당 중심의 장단에 춤추지 말고 후보들 개인의 정치적 철학과 자질, 인품, 도덕성 등 다양한 조건들을 살펴보고 소신껏 선택해야 곡식을 공짜로 먹으려는 참새떼들이 아차 싶은 것이다.

지배계층의 입 발린 말들이 더는 안 먹힌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현명한 투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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