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임금이 성군이면 백성이 행복하다
[덕암 칼럼] 임금이 성군이면 백성이 행복하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3.30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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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1988년 10월 3일 송창식 가수가 발표한 앨범에는 ‘가나다라마바사’라는 곡이 있다.

대략 계산해보면 서울올림픽이 9월 17일부터 10월 2일까지 개최되고 난 직후였으니 한글에 대한 홍보치고는 환산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곡이었다.

어떤 이유로 금지곡까지 되었으나 지금도 많은 국민들의 흥얼거림에 자연스럽게 외워진 곡이다.

곡의 2절로 가다보면 ‘태정태세문단세’로 이어지는 조선왕조 500년의 역대 왕들이 나열되는 가사가 있다.

태조에서 시작되어 정종, 태종, 세종, 문종, 단종, 세조, 예종, 성종, 연산군, 중종, 인종, 명종, 선조, 광해군, 인조, 효종, 현종, 숙종, 경종, 영조, 정조, 순조, 헌종, 철종, 고종, 21대 순종으로 끝나는 왕들의 앞 글자를 줄인 말이다.

어쨌거나 1392년부터 1897년까지 27명의 임금들을 한가락에 다 외울 수 있는 방법이었다. 총 507년이라는 긴 세월이 이어지는 동안 과연 백성들은 행복했을까.

그 중 어느 왕 시절이 나라가 부유하고 강하며 백성들이 먹고 살기 편안한 태평성대의 시대였을까.

지금 세대에 가장 용감한 장군은 이순신이고 훌륭한 왕은 세종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때 폭군으로 유명세를 떨친 왕도 있었고 백성을 팽개치고 도망가기 바빴던 왕도 있었다.

한결같은 공통점은 왕은 백성의 어버이로 지칭되며 온갖 권세와 명예를 한몸에 누리는 특별한 존재였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존재를 떠받치다 보면 아랫것들도 덩달아 부와 권세를 누리게 되는데 짹소리 못하고 신분의 격차가 자리 잡았던 당시가 과연 행복했을까.

그나마 후손들에게 가장 큰 업적을 남긴 4대 세종도 지금으로부터 572년 전인 1450년 3월 30일 운명을 달리했다.

성군의 붕어하심에 백성이 통곡으로 땅도 하늘도 울었으리라. 이렇듯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는 임금, 지금의 대통령이 참으로 중요한 것은 일국의 지도자가 어떤 방향으로 국정을 끌고 가느냐에 따라 난파선이 될 수도 있고 보물섬에 도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5년 짜리 대통령이나 임종때까지 궁궐 안에서 온갖 호사를 누리는 임금이나 일장일단이 있게 마련이다.

날때부터 출신 가문에 따라 양반·상놈을 따지고 개인의 능력이나 가치는 무시당하던 조선시대에 케케묵은 구태가 자리잡은 그런 시대에 무슨 나라의 발전이 있었으며 유능한 인물이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

그때는 그렇다 치자. 500년이나 지난 지금도 토박이나, 혈연, 지연, 대물림의 구시대적 유물이 남아 빈부격차가 줄지 않고 있으며 집안과 학벌위주의 불공정한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군주제에서 단임제로 왕의 임기가 바뀌었어도 토착세력들과 일반 백성의 현 주소는 그리 달라질 게 없었다.

필자가 이같은 내용을 강조하는 것은 이제 지방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대선의 폐단을 답습하는 것이 민망 할 줄도 모를만큼 노골적이며 소중한 혈세를 먼저 먹으면 임자, 또는 눈먼 돈으로 보는 견해가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예측은 지금까지 그래왔고 현재 벌어지는 선거 캠프의 이모저모에서 불거지는 자리다툼이 증명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별반 달라질 여지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봄날이 오면 본격적인 활력의 계절이 펼쳐질 것인데 수 십명만 확진되어도 벌벌 떨던 방역당국이 수 십 만명이 확진되어도 방역 지침을 해제 하네마네 한다.

이쯤되면 이래 망가지나 저래 망가지나 같다며 코로나의 명성은 감기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할 것이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너야 죽든 나만 살면 된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만연해지면 지금보다 더 아비규환의 현실에 도래 할텐데 어쩔 것인가.

각자 알아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시멘트 값이 올라가든지 국제 유가의 인상으로 자동차를 운행하기가 두렵든지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남의 나라 얘기할 때가 아니라 이제 취임식을 앞둔 윤석열호에 승객들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기대반 우려 반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난리다.

군주제의 폐단이 시대적 흐름을 타고 단임제 대통령으로 바뀌었으면 두패로 갈라지는 현상이라도 국민 스스로 해결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장만 바뀌지 배의 흔들림은 변함없어 배 멀미가 그칠 날이 없을 것이다. 문득 충무공 이순신장군은 몰라도 572년 전 서거 하신 성군 세종대왕의 재현이 무척이나 아쉬운 날이다.

‘연분홍 치마가 봄 바람에 휘날리더라’는 장사익 가수의 구성진 노랫가락이 어울리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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