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김은섭기자] 포천 농업이 더 젊어지고 있다. 목장에 ICT가 도입되고,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축이 자란다. 단순 수확·가공 중심이었던 체험농장에 문화와 캠핑, 학습 프로그램 등을 더하며 양적, 질적으로 개선했다. 젊은 인재들이 투입되면서 생긴 변화다.
현주용(소회산영농조합 대표), 정도훈(아딸농원 대표), 김도현(람보목장 대표) 등 청년 농업인 3인방은 ‘더 나은 포천 농업’을 만들어가는 젊은 주역들이다.
포천 농업의 미래를 품다
현주용 대표(29)는 친환경 채소를, 정도훈 대표(33)는 완숙딸기를 재배한다. 김도현 대표(30)는 낙농업에 종사한다. 현 대표는 고교·대학 내내 농업을 전공했지만 정 대표와 김 대표는 성인이 된 이후에 농업에 몸담게 됐다. 이들의 접점은 포천농업기술센터. 환경농업대학 교육수강과 4-H연합회 활동을 하며 서로 알게 됐다.
포천시는 포천농업기술센터를 통해 4-H연합회 등 여러 농업인 단체와 환경농업대학을 지원·운영하며 지역농업 선도자와 청년 농업인을 육성하고 있다. 올해는 환경농업대학에 청년CEO과를 신설하여 청년 농업인의 사업적 성장과 수익 제고를 위한 전문 교육을 진행 중이다.
3인방은 형제간인 듯 닮아있다. 부모님의 뒤를 이었다는 것, 농장 책임자라는 것 등 공통점이 많아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같은 꿈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4-H연합회 회장으로 활약 중인 현주용 소회산영농조합 대표는 “아직 미숙하지만 우리에겐 꿈이 있다. 언젠가 각 분야 최고가 될 것이다. 이 손에 포천 농업의 미래가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청춘에게도 도전은 고되다, 그래도 포기는 없다
3인방은 청년 특유의 진취성과 참신함을 발휘하여 농업의 각 분야에서 신선한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아딸농원 정도훈 대표는 딸기체험 프로그램에 아동 뮤지컬을 결합했다. 결과는 대성공.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오랜 기간 연기를 해온 정 대표의 경험이 농업에 더해지자 뜨거운 반응이 돌아왔다. 이듬해까지 예약이 꽉 찼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생겼다. 코로나19로 농장체험 예약이 모두 취소된 것이다. 체험을 위해 확보해 놓았던 딸기가 갈 곳을 잃었다. 정도훈 대표는 “소중한 딸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인터넷 카페 판매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도전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현재 아딸농원의 완숙딸기는 ‘없어서 못 파는’ 인기품목. 포천 최초로 대형 딸기품종 ‘킹스베리’도 시작했다. 가족관광농장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스마트한 포천 농업, 근본은 ‘성실’
젊은이들의 농장인 만큼 운영 방식도 매우 스마트하다. 람보목장 김도현 대표는 ICT장비를 도입했다. 젖소들의 사료 섭취량 활동량, 우유 생산량 등 정확한 데이터로 분석관찰이 가능해 가축관리가 수월하고 질병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더 맛있는 우유와 육류를 생산하기 위해 항상 고민한다. 그래서 람보목장에는 축산인증이 많다. 최근에는 친환경·동물복지 인증을 추가했다. 그는 “사회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서 늘 공부한다. 2025년까지 무항생제 농장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젖소의 건강과 복지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 장비로 운영하고 있지만 진정한 경쟁력은 ‘성실함’에 기반한다.
귀한 땀방울 속 ‘자부심’
농업발전을 위한 3인방의 노력은 여러 언론에 소개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농촌진흥청장 표창, 청년 농업인 표창 등 각자 굵직한 상도 여럿 받았다.
현주용 대표는 “칭찬을 받을 때면 늘 쑥스럽다. 그저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뿐이다.”면서 “올해 포천에 농업재단이 생긴다. 친환경 먹거리 통합지원센터와 K-가축방역센터도 세워진다고 들었다. 품질 좋은 농작물을 키우고 연구하며 포천 농업발전에 함께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땀을 흘리는 이유이자 자부심이다. 앞으로도 젊은 농업인을 향한 많은 관심과 지원 바란다.”고 미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