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부패의 악순환 원인은 국민
[덕암 칼럼] 부패의 악순환 원인은 국민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5.24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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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집안에 도둑이 들었다. 낮은 담장에 허술한 문단속은 물론 도둑이 들려니 평소 짖던 개도 안 짖는다.

그렇다면 도둑과 집주인의 과실 비율은 얼마나 될까. 혹자는 도둑이 100%라고 하겠지만 이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가 어디 있으며 도둑도 여지가 있으니 담을 넘는 것이다.

한번 두번 넘다 보면 가능성을 엿보게 되는 것이고 이집 저집 털다 보면 노하우도 생기는 법이다.

여기서 도둑질이란 남의 재산을 몰래 또는 강제로 탐하는 것을 말하는데 가까이는 남의 지갑을 터는 소매치기부터 어두운 밤 골목길에서 흉기를 들이대고 가진 돈을 빼앗거나 성폭행을 하는 것도 과감한 도둑질의 일종이다.

이렇듯 대놓고 훔치는 것과 온갖 합법을 가장해 이득을 취하는 것의 차이점은 방법만 다를 뿐 결과는 같은 것이다.

오늘은 한국 정치의 부패가 만연했던 결과에 대해 그만한 과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조선왕조 시대야 임금이 종신토록 권력을 누릴 수 있었지만, 광복이후 대통령 선출제도가 생기면서 권력의 맛을 본 자들이 얼마나 긴 세월 국민들의 혈세로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며 출세 가도를 달렸던가.

국민을 지켜야 할 군인이 세금 모아 쥐여준 총으로 국민을 누르며 권력을 차지한 시절도 있었고 민주화의 열망으로 온 국민이 거리로 나서면서 군사정권의 독재 타도 바람은 현실이 됐다.

민주화를 향한 뜨거운 열망은 통행금지 해제, 해외여행자유 등 국민들에게 자유의 맛을 제대로 체감케 했다.

그러면서 사회 각 분야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지만 오직 정치판만 제자리, 아니 후퇴를 거듭하며 부패의 악순환을 끊지 못했다.

법을 만드는 입법기관이 자기중심적 개정으로 만지작거렸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겠지만 선진국의 정치판과 비교해 볼때 온갖 특혜나 교묘한 도둑질은 달리 근절될 방법이 없었다.

마치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과 진배없으니 너나할 것 없이 선거판에 매달리는 것이고 어쩌다 제정신 박힌 정치인이라도 당리당략을 거스르면 살아날 수 없는 구조이니 어째 유권자를 대신하여 주어진 고유의 의결권이 숫자놀음의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것이다.

가령 국회, 도의회, 시의회 등 선거를 통해 당선된 자들에게 세금 분배나 인사권, 그리고 정보청구권에 일정 수준의 제한을 둔다면, 그래서 기득권의 우위에서 금배지의 권한이 축소된다면, 특히 온갖 면책특권과 급여수준까지 일반 국민수입의 평균치로 낮춘다면 얼마나 도전자들이 줄어들지 의문이다.

여기까지는 돈과 관련된 문제라 치고 사회의 리더가 되려면 자질론이 중요한데 그나마 최근에는 TV토론 같은 검증과정이라도 생겼지 그 이전에는 당선을 향한 편법·불법들이 난무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깜냥도 안 되는 한량들이 너도나도 출세의 길목에 쪼그리고 앉아 때를 기다리는 것이며, 어쩌다 당선되면 요직을 두루 차지하니 정작 유능한 인재들은 들러리 공모에 나섰다가 망신만 당하고 마는 것이다.

자고로 권력이란 제대로 쓰면 국민이 배부르고 잘못 쓰면 당선된 자의 배만 불린다. 이제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대한민국 유권자에게 간곡히 전한다. 도둑질을 방관하고 유혹하는 안일한 집주인이 되지 말 것을 권고한다.

여지를 주는 것도 집주인으로서 관리에 소홀한 것이며 한두 해도 아니고 광복이후 70년이 넘도록 당했으면 이제부터라도 아닌 건 아니라고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당장의 세대도 문제지만 향후 후손들에게도 뭐라 해줄 말이 있는 것이다.

지금의 정치적 부패는 과거 고무신과 막걸리와 돈 봉투에 눈이 멀어 대충 찍어준 과정이 있었기에 여전히 부패의 고리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온 것이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구호는 정권교체라는 단어로 변했고 고무신이나 막걸리 대신 보은인사와 후원회, 공천자금 등으로 변질해 돈 선거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밑질 장사를 하는 사람은 없다. 필자가 취재 과정에서 보고 듣고 적을 수밖에 없었던 지방자치 살림은 마치 도둑질하는 자와 망보는 자의 역할 분담일 뿐이지 1년 예산 중 지출항목에서 얼마든지 공생의 방정식을 찾을 수 있었다.

물론 세월이 지나면서 형식적인 절차나 규정 등을 두어 얼핏보면 투명과 공정이 바로 선 것 같지만 알맹이는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급 자재의 납품이나 공사계약 등 형식적인 합법과정이 알고 보면 맞춤형 주문에 의해 담당자의 재량이 업자의 이득에 적용되니 주는 자와 받는 자의 철저한 함구령은 살아가는 비법중 하나이고 그렇게 공공연한 비밀은 이제 누가 단체장이 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교체될 수 있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단체장은 인사권을 제한시키고 대신 민관 합동 인사위원회가 구성되어 공직사회가 소신껏 업무를 볼 수 있다면 부패의 일차적 고리를 끊을 수 있다.

공무원의 인사권은 보직변경이나 승진 등 공직사회의 달콤한 유혹이다. 다음 선거에 임하는 후보자와 유권자의 판단이다.

적어도 입법기관의 후보자가 되려면 해당 분야의 기본적인 지식과 정치적 철학, 자질론에 대한 검증 정도는 거쳐야 한다.

공천만 받으면 절반, ‘가’번 받으면 당선이라는 비상식적인 논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건 그만큼 선거에 대한 무관심과 무식함이 넘친다는 증거다.

부패의 고리를 끊으려면 원인부터 제거해아 하는데 그게 바로 유권자다. 유권자가 만만하고 호구 같으니 자질부족의 후보들이 담을 넘는 것이고 너도나도 권력의 맛(?)을 보니 재선·3선 덤벼드는 것이다.

구태의연한 선거 홍보물보다 후보들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고 제대로 찍어야 한다. 무소속도 당선될 수 있고 ‘나’번도 당선될 수 있으며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후보현황을 살펴본후 붉은색의 이름을 클릭하면 기본적인 정보를 볼 수 있다.

유권자의 지역을 다 살펴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4분이다. 4분은 4년의 방향을 정하는 귀한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 요란한 선거로고송이 밝은 미래의 장송곡이 되지 않도록 후손들의 발전을 위하여 꼭 소중한 한 표를 꼭 제대로 보고 찍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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