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사전투표 왜 중요한가
[덕암 칼럼] 사전투표 왜 중요한가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5.2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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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27일(오전 6시~오후 6시) 28일(오전 6시~오후 6시)·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오후 6시 30분~오후 8시). 전국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만 18세 이상의 국민이면 누구나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대통령 선거 이후 온 국민들의 관심이 모인 지방선거는 1명의 대통령을 뽑는 것과는 달리 전국 3551개 투표소에서 광역단체장 17명, 광역의원 872명, 기초단체장 226명, 기초의원 2988명, 교육감 17명, 교육의원 5명 등 총 4,125명을 선출한다.

이번 선거가 끝나면 약 2년 동안은 선거 얘기가 잠잠 할 테고 한동안 선거 사무실에 들락거리던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평소 사업을 하던 사람이나 직장 다니던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생업과 직장을 접고 나오진 않았을 터이니 구름같은 인파들은 어디서 왔으며 선거이후 어디로 갈까.

측근들이야 요직을 차고앉거나 한자리씩 하기로 하고 또 때로는 당선자의 연줄에 기대어 먹고사는 걱정을 덜겠지만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이 문제다.

이쯤하고 선거는 사회와 법이 존재하는 한 총선과 지방선거를 반복하며 2년마다 한번씩 돌아온다.

선거의 기본은 대한민국 정서상 후보자와 후보를 공천하는 정당 그리고 유권자가 적당히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문화인데 광복이후 77년 전이나 지금이다 별반 다를 바 없다.

어쩌면 조선시대 이전부터 동인·서인·남인·북인, 노론·소론 등 온갖 갈림길에서 권력은 거짓말처럼 반복됐다.

다만 어느 한쪽이 독재가 길어지면 고인물이 썩듯 부패가 만연해지고 그래서인지 지금처럼 여야가 적당히 균형을 이뤄야만 견제가 부패를 막는 역할을 해 온 것이다.

하지만 지난번 선거처럼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더불어민주당을 독식시켜주고 그래서 그 결과에 더불어민주당은 20년 정권이 가능하다거나 천년·만년 할 것처럼 인사비리, 성추행 문제, 극단적인 선택 등 다양한 문제점으로 모처럼 얻은 공을 다시 빼잇긴 형국이다.

이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야가 적당히 균형을 잡은 모양새다. 결국 국민들의 민심을 잃으면 ‘권불십년’이라는 말이 더욱 실감나는걸 보여준 셈이다.

그래서 ‘민심은 천심’이라 했던가. 어쨌거나 선거는 코앞으로 다가왔고 오늘 사전투표가 시작된다. 누구보다 가슴 졸이며 결과를 지켜보는 것은 후보다.

물론 정당에서도 민심의 지표가 되기에 긴장하겠지만 당락에 엇갈리는 희비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의 갈림길이다. 어떤 식으로든 결과는 나올 것이고 그래서 나온 말이 투표함은 깨봐야 안다는 말이다.

특히 지난번 대통령 선거처럼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박빙으로 끝날 경우 낙선한 후보는 땅을 친다. 당선된 후보야 가슴을 쓸어내리며 4년간 이어질 권세와 명예에 꿈이 부풀겠지만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날 경우 그 아이러니한 복마전은 한 편이 드라마다.

여기서 우리가 함께 짚고 가야할 것은 선거의 결과가 아니라 선거이후의 수습이다. 너도나도 시장·군수 만들었다고 설레발을 치며 자신의 공을 세우는가 하면 조용히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소신껏 인물 중심의 후원을 아끼지 않은 사람도 있다.

전자는 온 동에 소문부터 내고 인사청탁은 물론 온갖 납품과 줄을 대는 사람들을 상대로 뒷주머니 챙기기 혈안이 되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래서는 안 된다. 어차피 누군가는 납품해야하고 누군가는 예산을 받아 일을 하겠지만 단가 면에서 시장경제 논리가 무시되고 품질보다는 인맥이 우선시 되어 엉뚱한 세금이 낭비된다면 이는 소중한 혈세를 낭비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들이야 먹고 사는 게 바빠 누가 어떤 형태로 이득을 취하는지 알 수 없으나 고기도 먹어본 자가 먹는다고 해마다 예산결산표가 나오면 관련된 사람들의 분석이 시작된다.

사회단체 보조금도 마찬가지고 이미 정해진 양식에 친한(?) 담당자와의 맞춤형 선택은 아는 사람만 아는 그들만의 먹이사슬이다. 아무렴 어떨까.

누가 해도 재주껏 챙기는 것도 사람 살아가는 방법이다. 긴 시간 취재를 하면서 겪은 과정을 돌아보면 정부 예산은 타 먹는 방법이 있고, 하다못해 재난지원금조차도 형식적인 서류준비와 행정기관의 입맞에 맞추지 못하면 그림의 떡일 수 밖에 없다.

그럼 잘못된 선택으로 뽑힌 후보자가 당선이 되면 세금의 비효율적 편성은 물론 자질이나 함량이 깜냥도 안 되는 한량들이 요직에 앉아 온갖 합법적인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니 나라꼴이 77년이 지나도 이 모양인 것이다.

언제쯤 능력 있는 인재가 기용되어 각 분야가 제 기능과 역할을 할 것이며 그 수혜를 시민들이 고스란히 누릴 것인가.

어제 26일 하루는 스마트폰을 쓰지 못할만큼 후보자들의 문자 폭탄이 이어졌다. 아침·저녁을 가리지 않고 업무가 마비될 만큼 온 사방에서 쏟아진다.

그래봐야 이런 문자 공해도 며칠만 참으면 끝나겠지만 민주주의 잔치인 선거를 피할 수도 없고 기왕하는 것이라면 돈들여 하는 만큼 제대로 반듯한 인물이 선출됐으면 한다.

필자는 이번 선거에서 조언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선택이란 고른다는 의미이며 사회의 지도층이 되려면 그만한 인물이 나서야 한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보면 501명이 투표절차도 없이 무임승차를 하게 된다. 일명 무혈입성인 셈인데 이는 24년만에 가장 많은 숫자다.

마냥 싱글벙글 웃을 일이 아니다. 두고 보면 알겠지만 긴 시간 많은 선거 기사를 쓰면서 얻은 결론은 함량이 중요하다.

통·반장 깜냥도 안 되는 자가 시의원, 광역의원, 심지어 시장이나 군수가 되었을 때 어떤 결과가 생길까. 부실한 원님보다 손바닥 지문이 닳도록 비벼가며 온갖 이득에 눈이 먼 이방이 더 미울 때가 있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고을이야 망가지든 말든 공천에 눈이 멀어 똥·오줌 안 가리는 후보, 앞뒤 가리지 않고 온갖 충성했다가 공천되지 않자 하루아침에 정당을 팽개치고 버젓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후보, 임기 동안 해외 쫓아 다니느라 시정이 뭔지 공정한 인사가 뭔지도 모르고 눈이 벌개 있는 후보, 그런 후보가 자신을 미화하며 온갖 미사여구로 한 표를 구걸하는 꼬락서니를 보면 언제 대한민국 정치에 일어탁수가 사라질까 우려된다.

오늘부터 이틀 간 진행되는 사전투표 결과가 그런 오물을 걸러내는 거름망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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