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덕암 칼럼]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6.03 0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기도 안산은 더불어민주당 기호 1번 제종길 후보가 119,595 국민의힘 기호 2번 이민근 후보가 119,776표를 획득, 181표 차이로 전국에서 가장 초박빙의 격전지가 됐다.

필자는 이번 선거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12년 동안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안산은 4석 모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차지하고 있고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역임한 문재인 정부의 3철 가운데 한 사람인 전해철 의원까지 건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이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자고로 권력이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면 오만함에 빠질 수밖에 없고 그것이 장기화 되면 부패 할 수밖에 없는 것이 만고불변의 진리였다.

그래서인지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잃은 신뢰 덕분에 지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돌풍이었다.

후보의 자질이나 능력보다는 공천만 받으면 대부분 당선되는 결과를 낳았다. 천년만년 갈 줄 알았던 권력은 온갖 성추문, 대선패배에 이어 코로나19의 불신까지 겹쳐 하루 아침에 국민의힘으로 이동했다.

필자는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과 무관하다. 언론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정당의 나팔수가 되는 것이고 공정하거나 객관적이지 못하면 동네 전단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안산은 국민의힘이 당초 경선에서 단수공천으로 갔다가 다시 논란이 일자 경선을 치르는 등 내부 결속이 불안정한 지역이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현직 윤화섭 시장이 공천에서 배제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공천 받은 제종길 前 안산시장과 표를 나눠 갖는 형국으로 본선레이스를 치렀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개정국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처음부터 판세 분석은 상당한 변수를 둘 수 밖에 없었다.

가장 먼저 국민의힘에서 발생한 돈 공천 관련 녹음파일이다. 특정 정치인이 거액의 금품을 받고 시의원을 공천했다는 내용이 입수되면서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물론 당사자는 펄쩍뛰며 아니라했지만 사실이 아니라면 그런 발언을 한 사람이 중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이고, 맞다면 이는 명백한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당선무효는 물론 관련법에 의거 처벌 대상이다.

이미 시장 후보 경선과정에서 중앙당이 내린 단수공천을 뒤집은 사건부터 국민의힘은 유권자로부터 신뢰 추락의 단초를 제공한 셈이다.

보도가 된다면 일파만파 파장이 확산될 것이고 모처럼 회복할 수 있는 힘의 균형은 깨질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안산의 10년, 100년미래를 고려해 엠바고에 들어갔다.

어차피 보도 유무는 편집권을 가진 언론사 고유의 영역인 만큼 안다고 다 보도해야 한다는 법은 없는 것이다.

다음 두 번째 현직 윤화섭 안산시장의 무소속 출마에 대한 방관이다. 사실 윤화섭 현 안산시장은 제7회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돌풍을 타고 당선된 인물이다.

전직 경기도의회 의장까지 역임했지만 해외공무로 인해 의장직을 내려놓는 오점까지 남겼다가 안산시장에 당선되자 불과 2년 만에 해외공무를 12차례나 다니는 행적을 반복했다.

이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중 손꼽을 만큼 많은 횟수이며 이러고 다니는 동안 시정업무에 대한 공백은 없었는지 언론에 보도한 바 있다.

윤화섭 시장은 민선 7기 공약에서도 안산의 주인은 시민이고 모든 사항은 시민에게 물어보고 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안산시 한복판에 수백 기의 공동묘지나 다름없는 세월호 납골당을 건립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지침에 적극 협력하며 현재 초지역세권 중심에 건설이 진행 중이다.

물론 대부분의 시민들은 416생명안전공원이라는 허울 좋은 명칭만 알지 지하에 유골함이 대량 안치되는 사실은 모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보다 못한 시민단체 ‘화랑지킴이’가 4년간 안산시청 정문 앞에서 154회나 집회를 열고 반대가 아니라 장소를 이전하자고 주장했지만 윤화섭 시장은 일체 반응이 없었다.

오히려 집회과정에서 일부 충돌한 점을 관할 경찰서에 고발하는 직원도 있었으니 안산의 역사에 중대한 오점으로 기록됐다.

이후 필자가 대표를 맡은 화랑지킴이는 코로나19로 인해 2년간 집회가 금지됐고 그러는 동안 관련 공사는 차질없이 착착 절차를 밟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일괄 동조했고 국민의힘은 단 한 명의 시의원만 삭발투쟁까지 벌였지만 소용없었다.

그러는 와중에 윤화섭 안산시장의 정무비서였던 유명식 보좌관이 대낮에 업자와 술판을 벌였다는 제보를 받았고 해당 업소의 영수증과 증인까지 확보하여 보도한 결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경찰조사가 시작됐다.

동시에 윤화섭 시장은 정신적 피해가 발생했다며 필자와 본사 대표, 기자까지 묶어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전략적 봉쇄형 소송을 제기했다.

한술 더 떠 안산시청 공보담당관은 필자의 기사가 허위라며 내용증명을 수 차례 보내오는 등 술 마셨다는 당사자보다 더 적극적인 대응으로 방어선을 쳤다.

이후 안산상록경찰서의 계속된 수사가 마무리되고 지난 5월 14일 수원지검안산지청으로부터 벌금 500만원의 약식기소에 처해졌다.

이러고도 시민을 위한다고 큰소리 치며 한때 소속 정당이었던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비방하는 자충수를 두기까지 했다.

위의 모든 것이 공정과 상식을 초월했다고 판단했지만 윤화섭 후보에 대한 언론보도가 자칫 더불어민주당 제종길 후보의 표로 갈 수 있다는 판단으로 법적대응과 보도를 유보했다.

일시적인 감정이 안산지역에 모처럼 찾아온 힘의 균형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의 사진은 물론 민족의 영웅 안중근 의사의 약지가 잘린 손바닥까지 윤화섭 후보의 홍보에 버젓이 남용됐다.

구역질나는 홍보전을 방관하며 기다린 결과 6월 2일 오전 4시 예상은 적중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제보도, 윤화섭 후보에 대한 방관, 그로 인한 181표 차이로 힘의 균형이 갖춰졌다.

어쨌든 윤화섭 안산시장은 제종길 후보의 낙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필자의 인내는 소정의 결실을 얻었다.

반대로 국민의힘에 대해 신뢰를 추락시키고 윤화섭 후보에 대한 정론직필을 구사했다면 박빙의 차이로 더불어 민주당의 정권연장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을 것이다.

이제 4년 동안 이민근 당선자의 공정한 인사, 상식에 준하는 안산시정을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