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악마의 전령사
[덕암칼럼] 악마의 전령사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7.21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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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어제 가난의 부작용에 이어 오늘은 악마의 전령사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 교미를 통해 번식하고 있지만 돈을 주고 성을 매매하는 개체는 인간뿐이다.

혹시 다른 동물의 매매과정을 우리 인간이 발견하지 못한 것일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종족 보존의 수단 외에 별 해괴한 방법과 변태적 목적으로 성을 유린하는 것은 사람뿐이라는 점은 자유로울 수 없다. 인간의 욕심이나 새로운 발견은 어디가 끝일까.

세계최고봉인 히말라야의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하는 성취감이나 심해 해저 깊숙이 잠수하는 기록에 도전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겠지만 우리 삶의 과정에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기록들이 속속 발견된다.

그래서인가 기네스북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많고 비공식적이지만 높은 산에서 슈트를 입고 점프하는 스포츠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절대 도전하지 말아야 할 영역을 소개한다.

위의 두 가지 예를 전제해서 감 잡았듯이 성에 대한 욕심과 도전,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지옥을 경험한 어린 소녀들, 과연 이 같은 현상이 왜 생기는 것일까. 인간은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과 욕심이 많은 동물이다.

평소 잘 타던 차가 멀쩡해도 새 모델이 출시되면 바꾸고 싶고, 입던 옷도 패션의 변화에 따라 새 옷을 사고 싶으며 새싹비빔밥, 알탕, 삼계탕도 즐겨 먹는다. 반대로 중고차가 생겨 새 차를 살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 도움은 되겠지만 조금만 손보면 탈 수 있는 차도 폐차장에서 눌러버린다.

수천 가지 부품이 모여 만들어진 새 차도 그렇지만 리폼이라는 수선과정을 거치면 충분히 더 입을 수 있는 옷도 헌옷수거함에 모아져 우리보다 더 가난한 나라로 역수출되며 의류 쓰레기로 보내진다. 새싹은 제대로 키워 성채가 되면 쌈이든 샐러드든 충분히 크기와 맛의 가치가 있음에도 새싹이 오히려 영양가가 높을 것으로 홍보하고 소비자는 구매하게 된다.

알탕 한 그릇이면 수 만 마리의 치어가 성어로 클 수 있음에도 맛과 영양에 대한 기준도 없이 식용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삼계탕도 병아리가 두 달도 되기 전에 육계로 팔리며 일명 보신 알이나 곤계란으로 불리는 부화 직전의 죽은 달걀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불티나게 팔린다.

이에 질세라 중국에서는 인간의 낙태아를 정력에 좋다며 요리 재료로 삼는가 하면 황제시절에는 어린아이들을 가까이함으로써 회춘에 도움이 된다며 명확한 근거도 없이 성욕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빗나간 보신주의로 인한 각종 혐오식품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위의 모든 내용에 대한 공통점은 새 것, 영계가 인간의 욕구 한계점을 갱신하는 것이며 작금에 와서는 갈 데까지 가보자는 악마의 전령사들이 판을 치고 있다. 과연 나는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것과 해서는 안 될 일을 욕심으로 하는 것은 다르다.

동물들은 생존본능이지만 인간은 호기심과 욕심, 안 해도 될 살생까지 재미로 하는 잔인한 동물의 왕이다. 이쯤하고 오늘의 소재가 왜 악마의 전령사로 정했는 지와 서론이 길어졌는지 풀어보자. 남녀가 성인이 되어 성관계를 맺고 임신과 출산을 거쳐 인류가 종족보존을 하는 것까지는 동물과 같다.

하지만 현재의 귀한 것보다 욕심으로 인해 새 것을 추구하고 그것도 모자라 어린 영계를 찾다보니 그 한계선이 악마 같은 짓에 도달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울수록 도덕적 해이현상은 확산한다. IMF 때가 그랬고 코로나19 때가 그랬다. 인터넷에 잠잘 곳을 찾는 어린 소녀들의 구조요청이 뜨면 수백 마리의 굶주린 짐승들이 온갖 감언이설로 자신을 미화하며 어찌해 볼 신청이 들어온다. 이게 정상일까.

물론 말도 안 되지만 현실이며 이런 현상도 이제 무감각 내지 더 새 것을 찾는 심리적 충족감에 밀려났다. 이제 성인 간의 성관계는 식상함을 넘어 고전에 불과해서 스와핑이나 갱뱅 등 막가파식의 사회적 타락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어쩌면 오래 전부터 진행되었으나 쉬쉬하며 덮어 왔을지도 모를 웰컴 투 비디오, 한류 문화, 경제성장, 스포츠 등으로 애써 쌓은 대한민국의 국위선양이 이 한 마디의 제목으로 전세계에서 강간 공화국으로 낙인 찍히는 사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공급받는 자가 있으니 하는 자가 생긴다는 공식으로 넘기기에는 명분이 약하다.

인간의 성적 호기심이나 관음증 환자들, 그리고 변태인간들의 욕구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잔인하고 통제할 수 없는 치명적 바이러스다. 이미 온라인에는 몸캠 피싱, 중고 팬티라는 단어만 쳐도 수백 건의 변태성욕 구매자들이 넘치고 있으니 법적으로도 어찌해 볼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파는 ×이 있으니 사는 ×이 있다고 점차 그 범위나 수법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N번방 사건에 이어 세계최대 아동 성착취물 유포사이트로 알려진 운영자는 대한민국 26살의 청년이다. 주로 아동·청소년 등 5살짜리 여자 아이들의 신체까지 돈벌이로 전락하는 성착취 영상물은 32개국 130만 명의 회원이 즐겨(?)보며 회비로 돈을 내는 악마의 심부름꾼이다.

최근 모 방송국에서 보도한 내용을 빌리자면 13세 소녀에게 수십 명의 남성들이 집단으로 성폭행 해도 아무 소리 못 하고 언제든 같은 상황에 대기해야 하는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소녀들에게 이 세상은 지옥일까, 살만한 사회일까.

사태가 이렇게 커질때까지 사법당국은 뭘 했을까. 피해 당사자인 여아들은 무슨 죄가 있으며 성인으로 성장해서 사회에 대한 원망과 공포, 분노, 심지어 저주까지 내포한 인간 폭탄이 된다해도 감히 누가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생후 6개월 아이까지 성착취 대상이었다니 모든 게 돈이 문제다. 돈벌이가 되고 변태적인 욕구가 채워지는 구조, 공급받는 자가 있으니 공급자가 생기는 것이다. 인간의 더러운 욕구가 불러온 현재의 이런 상황은 재앙이다. 오죽하면 미국의 검찰이 국제수사대와 공조해서 한국의 온라인 가해 주인공을 소환하여 재판을 준비하고 있을까.

모든 게 인간의 욕구조절이 실패한 비극이다. 한국 재판부의 성폭행 관련 판결이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이 또 다른 범죄의 빌미가 되고 있다는 여론이다.

오해를 사고 싶지 않으면 엄벌에 처하면 될 일을 안 하는 것인지 못 하는 것인지 다만 그것이 난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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