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손으로는 ‘하트’를, 입으로는 ‘격려’를
[기고]손으로는 ‘하트’를, 입으로는 ‘격려’를
  • 의왕소방서 현장대응단장 서해용 kmaeil@kmaeil.com
  • 승인 2022.07.28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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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소방서 현장대응단 1단장 소방령 서해용
의왕소방서 현장대응단장
서해용

전 세계가 폭염으로 잔혹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미주대륙은 40도가 넘는 찜통 더위를 경험하고 있고, 유럽은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가 2,000명에 육박했다. 우리나라도 전에 없던 폭염과 열대야 그리고 장마로 인해 최근 「불쾌지수」는 극에 치닫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제된 상황에서 국민들은 달궈진 몸의 열을 식히기 위해 술을 많이 찾고 있다. 대부분 즐거운 분위기 속에 마무리가 되지만 어떤 이는 UFC 파이터처럼 주먹을 휘두른다.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며 달려온 구급대원에게.

앞서 말한 원인으로 최근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과 폭언사례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경기도 내 구급대원 폭행사건은 2019년 46건, 2020년 49건, 2021년 55건으로 점진적으로 증가하다 올해 상반기는 41건으로 벌써 예년의 수치에 육박했다. 이중 음주상태의 구급 수혜자에 의한 폭행피해는 전체의 71%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방기본법 제50조」에 따르면 출동한 소방대원을 폭행 또는 협박해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구급활동을 방해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럼에도 구급대원 폭행과 폭언은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다양한 원인과 이유가 있겠지만 개별적, 구체적으로 짧은 지면에 담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그저 국민 여러분에게 하나만 부탁하고 싶다.
우리 구급대원은 슈퍼맨이 아니다. 손으로 맞으면 몸이 아프고, 폭언을 당하면 마음이 아파지는 사람이다. 술을 먹어서, 마음이 급해서, 그냥 짜증나서 구급대원에게 행하는 상식 이하의 행동은 우리 구급대원을 아프게 한다. 

구급대원이 아프면 소방 서비스의 품질하락은 당연한 수순으로 이는 온전히 국민에게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기에 부탁드린다. 상황이 어떻든 구급대원에게 내미는 손에는 ‘하트’를, 구급대원에게 말하는 입에서는 ‘격려’를 해달라고.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구급대원은 보호복을 입고 폭염과 사투하며 출동을 하고 있다. 바로 당신을 위해, 우리 국민을 위해.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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