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심각한 구인 현상
[덕암칼럼] 심각한 구인 현상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8.26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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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춤을 추고 있다. 26% 상승한 채소, 외식비는 30년만에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자고로 돈이란 벌어야 쓸 수 있는데 수입이 줄어들거나 없는 상태에서 지출만 계속되어야 한다면 마치 얇은 종이를 양쪽에서 당기는 것과 같은 이치라서 조만간 찢어질 수밖에 없다. 사람이란 존재가 파국을 맞이해 눈에 뵈는 게 없으면 못할 짓이 없다.

악에 받치면 무슨 짓인들 못할까. 그런데 그럴 염려는 내려놓아도 될 일이다. 악에 받칠만큼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하지도 않았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먹고 살 수 있는 여건이 도처에 널려 있음에도 쓰다 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아 놀고먹자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배가 덜 고프고 호강에 뻗쳐 투정 부리는 것이다. 원가 1,000원도 안 되는 자장면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곡물가 올랐다고 잽싸게 올리는가 하면 국가가 복지를 목적으로 마련한 각종 정책이 얍삽한 국민들의 부정수급으로 줄줄 새어 나가고 있다.

이제 일하는 사람은 바보가 되고 머리 굴리면서 놀고 먹는 자는 능력있는 사람 취급 받는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현실은 생활물가지수가 IMF이후 최대 상승치를 보이는 가운데 농축수산물이 오르니 공공요금도 덩달아 두 배나 뛰고 있다.

한번 올려 보자. 남이야 줄든 말든 수입이 있든 없든 올려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조절되지 않는 인플레는 베네수엘라 꼴 나지 말란 법 없고 대통령 흔들면 버틸리 없다. 이래도 불만 저래도 불만인 국민은 한국에서 추방시켜야 한다. 절이 싫으면 중이 알아서 떠나는 게 맞는 것이다. 제3국에 가면 대수일까.

사람사는 곳은 어디든 대동소이하고 집 나서면 개고생이다. 한때 집 열쇠를 이웃집에  맡겨 36년 동안 개고생해 본 게 불과 100년 전의 일이고 집안싸움에 수 백 만명이 죽어 나가던 동족상잔의 비극도 불과 70년 전의 일이다.

자본주의 원칙은 일하는 만큼 벌수 있고 그럴 자유가 주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도 장점이 있겠지만 자본주의 원칙이 무너지면 국민은 게을러지고 노동자의 나태와 정치권의 부패가 병행된다. 특히 돈을 빌렸으면 갚는 게 원칙이지 버티다가 채권소멸시효가 만료되거나 대충 시간이 약이라면 돈의 흐름은 멈추게 된다.

즉 대출도 어영부영 넘어가고 정부만 졸라대서 선거때 공약사항으로 요구한다면 누가 소중한 자산을 빌려줄 것이며 신용사회의 기반이 유지될 것인가. 얼마 전 정부가 2030 투자 빚에 대해 세금으로 구제 한다는 방침에 4050세대의 소외감이 대외적으로 표출됐다. 우리는 뭐냐는 의미다. 지금 장난치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어중간한 30세에서 39세는 중간에 치여 해당조차 안 되니 온 세상이 시끄러운 것이다. 정부는 젊은 세대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다시 일어나라는 뜻으로 진행했지만 실제로 채무로 인해 막막한 삶을 살아가던 중·장년들에게는 상대적 허탈감과 함께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국내 파산 신청자의 약 90%가 40대 이상인 점을 고려할 때 특정 연령대의 구제는 나머지 연령대의 암울함으로 나타난다. 한때 지금의 대한민국을 부국으로 일으켰던 50대가 개인 파산 신청자의 33%를 차지하고 전쟁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60세 이상의 개인 파산도 급증했다.

여기에 금리까지 치솟으니 나머지 세대는 그냥 희생만 강요당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그렇다면 2030세대가 나름 열심히 일하다가 실패한 것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세대별 가상화폐 통계를 보면 20대 이하가 24%, 30대가 31%로 집계됐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자면 한창 기술을 배우고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어야 할 세대들이 전국민 투자자의 절반을 넘는다는 것이고, 이는 말만 화려한 4차산업이나 가상공간의 확장으로 인한 비현실적 정책의 허점을 드러내는 셈이다.

놀고먹으려는 젊은 세대들의 빚을 애써 노력한 국민들이 세금으로 털어준다는 정책이 과연 청년 구제책일까. 한번 맛본 구제책은 다음에도 어찌 되겠지 하는 안일한 채무 해결의 빌미로 이어질 것이고 노력한 자만 바보되는 세상의 지름길이다. 가난과 게으름은 불가분의 관계다.

정치권은 복지 명분의 돈으로 표를 구걸하고 유권자는 나태해지는 자신의 정신적 마약에 도취하여 지금보다 더 강한 성분이 필요하다. 돈은 마치 항생제나 마약처럼 게으름에 중독되어 결국에는 아무것도 못 하고 누워만 있어야 할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빈 일자리만 17만개, 일자리를 구하는 구직자는 없고 관련된 일자리 소개업소는 줄줄이 폐업했다.

8만 원이던 인건비가 12만 원으로 올라도 찾는 사람이 없다. 아니 일하고자 하는 근로의욕이 없다. 대체 정치를 어떻게 했기에……. 생산직은 고졸 초봉이 400만 원 넘어도 지원자가 없다.

설령 취업해도 6개월도 못 채우고 절반이 퇴사하니 땀이란 귀한 액체는 이제 전설이 됐다. 이제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싸장님 얼마 줄 거야”라며 한국인 고용주들을 협박질 하고 있다.

게으른 국민을 보고 나니 불법체류자마저 대놓고 들이대는 것이다. 보고 배운 게 그런 것이니 게네들이라고 다를 바 있을까. 나라꼴 잘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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