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인사]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인사]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9.08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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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기상청은 불행이고 국민들은 다행입니다.

요란을 떨던 태풍 힌남노는 다행히 큰 피해 없이 한반도를 통과했고 잘 익은 과일들은 태풍의 손아귀에서 벗어났습니다. 이제 오곡백과가 여물어 추석 명절 차례상에 오르게 되니 사람이나 만추의 풍년이나 모두가 한결같이 넉넉한 한가위를 맞이합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힘든 나날이었습니다.

전국 곳곳에 물난리가 났습니다. 사전에 알았다면 어느 바보가 만 대가 넘는 차량을 물속에 방치했을 것이며 누가 반지하 집에서 임종을 맞이했겠습니까. 참으로 막대한 예산을 받으며 24절기보다 못한 적중률을 보이는 기상청의 오보율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번 힌남노의 빗나간 예보는 오보였길 다행입니다.

문득 지난 2021년 추석 명절에 정부가 발표한 방역지침이 떠오릅니다. 고향 안 가기 운동이 들불처럼 번질 때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너도나도 고향 안 가기로 했다며 자랑스럽게 내세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무슨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공지능을 갖춘 것도 아닐진대 그 많은 인파가 넘치는 관광지에는 안 나타나고 이제 오나 저제오나 자식들을 눈 빠지게 기다리는 시골의 부모님에게만 나타나는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코로나19의 확산세는 그리 달라진 게 아니지만 누구 하나 코로나를 겁내는 현상은 보기 어렵습니다. 코로나19는 처음부터 감기였습니다. 막상 걸려도 약도 없었고 백신은 예방책이지 해결책은 아니었습니다. 백신 접종이후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났지만 아직도 정부는 그런 점에서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언론에서 백신 후유증에 대한 유가족들과 현재 중증에 시달리고 있는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방송했더라면 사회적 공분과 원망이 확산되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마스크도 중요하고 백신도 중요하지만 각자의 건강은 각자의 몫이지 국가를 상대로 쓰네다네 해봐야 아무 소용없습니다.

참으로 귀한 국민 여러분, 올해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로 국론이 분열되어 멀쩡하던 친구들과 직장 동료들까지 어느 정당과 어떤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서로 대립구조를 가져왔습니다. 언제부터 정치에 관심이 있었는지 스스로를 돌아봐도 의문일 것입니다. 연일 계속되는 언론의 선동질에 혹시 부화뇌동하며 덩달아 춤추진 않았습니까.

각자의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이 국민의 몫이지 한번씩 북소리가 날 때마다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어깨춤을 추는 바보짓은 이제 중단되어야 할 후진국형 정치문화입니다.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의 과거를 돌이켜 볼때 평화와 안정이 국민들의 배를 불리던 시절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6·25전쟁이후 70년, 자유가 방종으로 변할 만큼, 복지가 나태로 이어질 만큼 먹고 살만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눈부신 서양 문명의 도입으로 일상의 생활은 나아졌지만 삶의 생기를 잃었고 사생활은 존중되었지만 바른생활은 상실했습니다. 극단적 이기주의가 공감대를 형성하자 지본주의 근간이 훼손되었으며 간사한 정치적 권력유지를 추구하는 비현실적 정책으로 중소기업의 운영구조는 나락으로 떨어졌고 국가 경쟁력은 점차 그 가치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습니다. 설령 그럴만한 때가 왔다손 치더라도 우리 민족이 체질에 맞는지 입어보기 전에 치수를 재서 우리 몸 사이즈에 맞게 손질하고 디자인해서 입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서양의 무분별한 문명 도입으로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은 현주소를 맞이했습니다. 대안을 제시합니다.

정부가 명절날 부모님 찾지 말라고 해도 찾아야 합니다. 백신 맞으라 해도 본인이 판단해서 자신 없으면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 뒤늦게 정부를 원망할 일은 아닙니다. 특히 국가의 일에 국민이 너무 나서도 안 됩니다. 선거라는 절차를 거쳤고 지도자를 뽑았으면 임기 동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따라 주어야 하고 야당은 협력해야 하며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처신을 잘 해서 임기가 임박해도 당당하게 용산을 떠날 수 있는 과거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자들의 기쁨도 100일을 도래했습니다. 인수위를 통해 기존의 단체장에게 모든 업무를 물려받은 지 두 달이 넘었습니다. 이제 정치인은 정치인답게 국민은 국민답게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할 것입니다. 올해는 다행히 노란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태풍이 구름마저 밀어냈으니 그 청정함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이제 추석명절이 지나고 본격적인 가을이 옴을 아침저녁으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전세계 모든 나라의 명절과 비교해봐도 추석은 유난히 풍요로운 명절입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가족들, 친척들간에 만나지 못한 사람들은 이때라도 만사 제쳐두고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같은 시간이라도 미리 계획을 세워두고 짜임새 있는 삶을 사는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한 해 한 해를 보내다 보면 어찌하든 세월은 가는 것이고 언젠가는 되돌아 볼 때 참 열심히 살았다 싶어야 합니다. 이제 추석이 지나면 쌀쌀한 날씨가 곧 올 것이며 음력 8월의 마지막 땡볕이 아직 덜 익은 포도의 단맛을 위해 최후의 발악을 할 것입니다.

올해의 지난 기후를 비춰볼 때 다가오는 겨울은 혹한이 예상됩니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워진 지역경제로 인해 마음마저 유난히 추운 겨울이 올 것입니다. 내가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웃집에 살던 어느 누가 언제 연락이 끊길지 모르는 사회는 만들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힘든 이웃은 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과 직원만의 몫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전체로 볼 때 소중한 일부입니다.

질병이든 가뭄이나 홍수든, 전쟁이든 사람 사는 세상에 발생될 수 있는 어려움의 요소는 언제든 어떤 식이든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서로의 작은 배려로 큰 재앙을 막을 수 있다면 참으로 지혜로운 국민이 될 것입니다. 적어도 그런 국민이 부국을 만들 수 있으며 저는 현재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임인년 추석 덕암 김균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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