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간덩이가 부었구나
[덕암칼럼] 간덩이가 부었구나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10.20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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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간은 시력과 연결되어 있고 간이 부으면 눈에 보이는 게 없다는 말이 있다. 뿐만 아니라 겁없이 나대는 사람을 일컬어 간덩이가 부었다고도 하고 잔뜩 겁먹을 때를 간이 콩알만해 졌다고도 한다. 깜짝 놀랐을 때는 ‘간 떨어질 뻔 했다’ 고 하고 무서움을 크게 느꼈을 때는 ‘간담이 서늘해진다’고도 한다.

 일상속의 이런 말들이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다 근거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복부를 메스로 개복하여 간을 도려내는 의사가 더 알까 아니면 주워들은 풍월로 간 구경 한번 안 해본 사람이 더 알까. 그래서 오늘은 누구나 하나씩 있는 간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해보기로 한다.

간과 관련된 이야기는 밤새도록 해도 못할만큼 많지만 인체의 5대 장기인 뇌, 심장, 간, 신장, 뼈 중 간에 대해서만 논하고자 한다. 사실 신체 장기와 관련된 내용은 의료기관의 전문 의사들이나 할 수 있는 말인데 인터넷의 발달로 환자들이 의사보다 더 똑똑한 세상이 됐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설프게 주워들은 말이 홍수처럼 많고 이렇게 근거없는 낭설들이 구전이나 상업용 홍보를 통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 문제다.

양은 많고 질적 확신도 없이 전해지는 불확실한 의료상식은 자칫 ‘약 좋다고 남용 말고 약 모르고 오용말자’는 구호가 헛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제 아무리 인터넷을 검색해 상식이 많다 해도 임플란트를 수 천개 심어본 치과의사가 더 정확히 아는 것이고  눈만 쳐다보며 수 십년 치료해본 안과의사의 경험담이나 설명이 맞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체 장기 중 간의 기능과 역할, 그리고 병리현상과 치료방법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자. 간은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복부 오른쪽 위 횡격막 아래 자리잡고 있다. 색깔은 나무색이나 고동색 또는 젓갈로도 표현되며 간혹 술안주로 인기가 많은 간천엽을 떠올리면 간단하다. 총 4개의 엽으로 이뤄져 있으며 소화작용, 호르몬 대사, 해독작용 등을 수행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렇다면 간이 나빠졌을 때는 위와 같은 내용의 기능이 저하된다는 것인데 간수치가 높으면 미루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미룰 게 따로 있지 어디가 부러지고 피가 흘러야만 가는 곳이 병원은 아니다. 간이 딱딱해지면 간경화가 진행되는데 피로감을 느끼거나 몸이 마르면 간부터 의심해봐야 한다.

식욕도 없고 체중이 감소한다면 이미 간경화가 진행된다는 증상인데 간혹 메스껍거나 구토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3단계까지 진행된 것이다. 이 밖에 혈관종이라고 만성간질환이나 임신 중처럼 배가 불룩하면 술로 인한 알콜성 간질환에 접어든 것이다. 해결책이라면 일단 잠을 푹 자야 한다. 그리고 시도때도 없이 졸린다면 이 또한 간에게 미안할 일이다.

혹자는 이런 의문을 제시한다. 덕암은 뭐가 그리 아는 게 많냐고 묻지만 사실 필자는 어설프게 보고들은 일들이 많을 뿐이지 제대로 아는 것은 별로 없다고 볼 수 있다. 필자가 건강에 대해 남들보다 눈꼽만큼이라도 더 논할 수 있는 것은 의료기관의 전문의들을 초청하여 일반 CEO들을 대상으로 의료특강을 개설했던 지난 10년간 많은 수강생을 배출한 설립자로서 건강의 중요성을 피부에 와 닿게 전달하는 심부름꾼 역할을 하는 과정에 싫든 좋든 들을 수 밖에 없는 환경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의료 특강이 있을 때마다 처음 들었던 내용을 수십 번 반복해 들어도 인체의 신비란 참으로 알 수 없다는 판단이 든다. 같은 약이라도 복용하는 환자의 상태나 DNA 구조와 체질에 따라 독이 될 수 있고 의료기관의 통계상 발생되는 진단결과나 내용이 모든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는 없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몸이 아플수 있기에 누구든 큰소리칠 일은 아니다. 자동차도 단골 카센터가 있고 마트나 은행 심지어 약국도 늘 가던 곳이 있는데 유독 병원만이 건강검진 말고는 굳이 일부러 가는 곳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어디가 터지고 곯고 부러져야만 가는 곳이 됐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자동차 엔진도 오일만 잘 갈아주면 십 수년을 타지만 기본적인 관리를 소홀히 하면 언제 어떤식으로 고장날 지 모르는 것처럼 사람도 평소 관리하는 예방진료가 필수적인 선진의료문화의 기본인 것이다. 주식도 증권도 모두 투자처로 여길 수 있지만 건강은 건강할 때 투자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고 정확한 투자라 할 수 있다.

자동차는 돈만주면 얼마든지 새차로 바꿀 수 있지만 소중하고 귀한 독자들의 몸은 돈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적어도 첨단 의료시설과 풍부한 경험의 의료진들이 포진한 대학병원 한 곳 정도는 주치 병원으로 정하여 각자의 의료진단 기록과 병리현상에 대비한 체질과 각종 데이터를 보관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설마 하는 동안 이미 검은 그림자가 서서히 다가 올 수 있으며 충분히 막을 일도 때를 놓쳐 애써 번 돈을 수술비로 써야하는 때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세계 통계의 날이자 골다공증의 날, 그리고 간의 날이기도 하다. 23회째를 맞이하는 간의 날을 기념하여 간에 대해 한마디 논했다.

대한민국 1%에 해당하는 CEO들은 자신과 가족도 중요하지만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라도 건강해야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며 필자는 그런 지도자들의 건강을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육체에서 건전하고 창의적인 기획이 생겨나는 것이며 늘 그랬듯이 유병장수 보다 무병단명이 차라리 낫다.

문득 별주부전에 등장하는 토끼가 용왕님을 상대로 간을 두고 왔다고 사기 치던 대목이 생각난다. 독자들은 저승사자가 간 달라고 하면 잠시 지하철 4호선 중앙역 보관함에 두고 왔다고 토끼한테 배워봄이 어떨까. 겁도없이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인들부터 간수치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국민을 위한 호언장담이라면 건강한 것이고 지키지 못할 줄 뻔히 알면서도 떠들어댄 것이라면 간덩이가 부은 것이기에 2024년 4월 총선때 건강검진결과부터 증거로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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