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역사속의 오늘은 어떤 날일까
[덕암칼럼] 역사속의 오늘은 어떤 날일까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10.26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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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43년 전 오늘인 1979년 10월 26일은  박정희 前 대통령이 김재규가 쏜 권총에 의해 사망한 날이고, 37년이 지난 2016년 박정희 前 대통령의 딸 박근혜 前 대통령의 퇴진운동이 시작된 날이다.

부녀가 모두 일국의 지도자를 지낸 점도 흔치 않은 일이지만 아버지의 사망일에 딸의 탄핵이 시작되었으니 10월 26일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공통점으로 치자면 두 전직 대통령 모두 공에 비해 어두운 부분만 조명되어 지금도 많은 국민들의 폄하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필자는 특정 정당이나 개인에 대해 평가를 할 만한 위치도 아니거니와 편향된 시각으로 논하자는 건 더더욱 아니다. 다만 잘한 것과 못한 것에 대해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재조명을 하자는 것인 만큼 독자들 각자의 의견은 별개의 문제다. 먼저 박정희 前 대통령의 업적과 독재에 대해 논하자면 분명히 구분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박정희 前 대통령의 업적은 이미 온 국민이 대부분 인지하고 있듯, 가난한 나라에서 개발도상국, 선진국의 발판을 다진 역사속의 인물이다. 그가 남긴 재건의 의지와 빈곤탈출에 대한 집념은 지금까지 어떤 대통령과도 견줄 수 없을만큼 과감한 추진력을 갖춘 바 있다.

일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으며 황량한 동해 바닷가에 포항제철과 울산 정유공장의 기초를 다졌다. 초가집을 걷어내고 마을길을 넓혔으며 구정물 흐르는 도랑을 하천 정비사업으로 물길을 트는가하면 아침마다 골목길을 청소하는 새마을운동의 선풍을 일으켰다.

지금도 새마을운동은 전세계로 수출되는 개혁모델로 가치를 발휘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함께 협력하는 민관협력의 의지로 풍성한 결실을 맺었다. 한해가 다르게 국토청결,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보릿고개도 사라지고 국토 교통망은 거미줄처럼 늘어갔으며 시골구석까지 전깃불이 환하게 켜지는 광명천지를 만들었다.

물론 대한민국이란 암 환자를 수술하는 과정에서 출혈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독재라는 어두운 흔적을 남기면서 친일의 프레임 속에 박정희 前 대통령의 공은 지금까지 갑론을박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1905년 을사조약으로 일본의 식민지시대인 1917년 출생한 시대적 배경을 고려할 때 일본의 그늘이 아니었던 곳이 어디 있을까.

그를 두둔 하자는 게 아니라 털어서 먼지를 내자면 출생이후 바지에 똥 안 싼 사람 어디 있으며 배고파 남의 떡을 훔치지 않은 사람 얼마나 될까. 설령 그가 독립군을 밀고해 매국행위를 했다하더라도 공과 과를 구분 하는 게 맞는 것이며 국익에 얼마나 일조했는지, 후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는 별개 문제다.

대통령은 정치적 부패, 사리사욕, 친·인척 비리, 국가발전에 남긴 업적, 국정방향, 국방, 경제, 복지, 인권, 문화 예술,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렴함과 강력한 리더십이 병행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돌이켜보건대 초대부터 내리 3선을 연임한 이승만 대통령부터 5대부터 9대까지 5대를 연임한 박정희 대통령과 11, 12대를 연임한 전두환 대통령,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누가 가장 국익에 업적을 쌓았는가를 평가한다면 박정희 대통령을 능가할 대통령이 없을 것이다.

그러함에도 그에 대한 후손들의 견해는 김대중 대통령을 영웅시 하는 규모에 비해 턱 없는 비하로 이어졌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이데올로기라는 단어가 있다. 개인이나 사회집단의 사상, 행동 따위를 이끄는 관념이나 신념의 체계를 말하는데, 여론이 실체와 다른 것은 특정집단의 의도적인 시나리오가 주도적 기능과 역할을 할 때 얼마든지 공과 과의 비중을 편향되게 인식시킬 수 있다.

이러한 이데올로기 현상은 세월이 흘러 37년이 지난 2016년 오늘 박정희 前 대통령의 딸 박근혜 前 대통령의 퇴진운동으로 이어졌다. 온갖 비속어와 풍자, 패러디로 점철된 유언비어들이 난무하면서 실체를 확인하기전에 보나마나 뻔할 것이라는 추측과 속단이 불러낸 대형 참사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이 대목에서 필자 또한 언론의 대서특필로 인한 선입견에서 자유로웠다고 자부할 수 없는 공범이었다. 특정 내용이 허위라 하더라도 다수가 진실이라고 믿으면 진실이 되는 현상이 난무했다.

“2021헌나1 주문 피소추인 박근혜를 파면한다.” 8명의 만장일치로 탄핵소추안이 인용되어 파면된 박근혜 前 대통령은 그 길로 영어의 몸이 되었고 앞서 2016년 10월 29일 시작된 촛불집회에서 2만 명이던 참가자들이 2017년 3월 11일 20차에서 70만 명으로 종지부 찍기까지 134일간 1,600만 명의 인원이 참석한 국민운동으로 번졌다.

표가 필요한 야당의원들까지 발빠르게 탄핵에 앞장섰으니 정치판의 의리가 얼마나 무색한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로 남게 됐다. 이제 야당은 여당이 되었고, 야당 당사에 대한 검찰의 서슬퍼런 칼날이 춤추자 야당탄압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누가 옳고 그른지가 문제가 아니라 누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권총으로 비운의 종말을 맞이한 박정희 前 대통령, 실체에 대한 진위여부가 분명하기도 전에 파면당한 그의 딸 박근혜, 우리 국민은 역사의 흐름을 지켜볼 뿐 감히 그 누구도 이러한 굴레에 대해 쓰다달다 말할 힘도 배경도 없다.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근소한 차이로 국민의 절반 지지를 얻은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이후 차기 제21대 대통령은 이러한 정치보복이나 굴레에서 자유롭고 국민을 진심으로 받드는 지도자가 선출되길 바란다. 어두운 격동의 시대에서 새로운 희망과 보다 진취적인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정당의 정쟁과 무관한 메시아가 등장하길 바란다.

5천만 국민들의 미래가 정치 보복으로부터 자유롭고 적시적소에 인재를 골고루 등용할 수 있는 지도자, 신세진 것 없어 빚 갚지 않아도 되며 그런 환경을 배경으로 삼아 이 나라를 종주국으로 만들 수 있는 대통령이 선출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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