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설마 남의 일일까
[덕암칼럼] 설마 남의 일일까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11.15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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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일반 사람들은 남의 불행에 대해 무감각하다. 방관자 내지 설마 자기 일은 아닐 거라는 요행 속에 살아가지만 어디 불청객이 사람을 가리던가. 멀쩡한 독자들을 겁박하자는 것이 아니라 요즘 현대병의 증가 추세가 심상찮으니 주의를 당부하는 것이다.

특히 지병 발생의 연령대가 노화로 인한 발병보다는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으로 인한 각종 성인병이 난무 하는 바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재테크라는 점을 강조한다. 건강에 대해 글을 쓰다 보면 필자 또한 나이가 들었나 싶을 만큼 조심스럽다.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스포츠는 물론 복지와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조금씩 맛만 보다 보니 제대로 아는 건 없지만 그래도 건강만큼은 밤새 말해도 부족할 만큼 귀동냥에 익숙한 과정이 있었다. 어릴 때 주먹이 최고 자랑이고 나이가 들면서 돈이 최고지만 더 나이 들면 명예와 권력이 목표가 된다. 그리고 모든 걸 이뤘다 싶으면 건강한 사람이 최종 승자가 된다.

혹여 독자들은 건강에 대해 자부할 수 있는가. 감기 한번 치통 한번 앓지 않고 병원 문턱에도 안가 봤다면 가장 행복한 사람이고 앞으로도 그런 미래가 있다면 현세에서 성공한 사람이다. 하지만 어디 사는 게 그리 녹녹하던가. 다 그렇다면 병원은 진즉 문 닫아야 할 것이고 의대, 약대, 졸업생들이나 첨단 의료기기들은 죄다 무용지물이 되었을 것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검찰, 세무, 병원 3곳 정도는 인맥을 다져 놓아야 위급할 때나 도움을 청할 때 기댈 곳이 있는 것이다. 이쯤하고 오늘은 ‘당뇨의 날’이다. 앞서 강조하였듯 필자 또한 당뇨는 남의 일이었다. 주변의 지인들이나 친척들이 당뇨에 대해 운운하면 뭔 소린가 싶을 만큼 무심했었다.

그러다 막상 해당 범위에 들고 보니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을 실감하게 됐다. 병은 알리라 했던가. 주변에서 당뇨에 좋다는 온갖 건강식품과 약재들을 권고 받고 선물 받았지만 백약이 무효라는 말을 실감하게 됐다. 남의 일이 내일이 되고 면역체계가 약해 지다보니 별별 우려와 근심이 친구처럼 따라다녔다.

어디가 부러지거나 출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은근히 피로감을 느끼며 서서히 체내에 침투하여 친구가 되어버린 당뇨. 그래서인가 세계 당뇨의 날을 맞이하여 아직 당뇨에 걸리지 않은 독자님들의 건강을 바라는 뜻에서 피해갈 수 있는 비법을 알라고자 한다. 당뇨는 절대 하루아침에 걸리지 않지만 한번 걸리면 저승까지 뗄 수 없는 친구가 되어버린다.

국제 당뇨병 연맹과 세계 보건기구가 국제 기념일로, 매년 11월 14일을 당뇨의 날로 정했다. 흔한 병 같지만 사실 치명적인 병이다. 가장 무서운 것은 합병증인데 눈의 망막에 이상이 생기는 망막병증, 신장에 이상이 생기는 신장병증은 물론 족부병증 등이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풀어 표현하자면 후천적 시각장애인의 70%가 당뇨 합병증으로 생기는 것이며 발가락의 사소한 상처도 낫지 않고 확산되어 발목과 다리까지 차츰 절단하다 종래에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 설마가 사람 잡는 것이다. 아직도 현대 의학이 당뇨에 대해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걸리기 쉬운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이 병을 일으키는 환경적 요인에 노출되어 생긴다고 할 수 있는데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비만이면 생길 위험성이 높기에 주기적으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족력도 한몫 하는데 부모, 형제 중에 당뇨병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경우나 약물 중독이 빈번한 경우, 또는 짧은 거리도 걷지 않고 평소에 운동하지 않는 사람이 그 대상이다.

이쯤 되면 혹시라는 생각이 들것이고 당뇨 체크를 해서 120이상이 나와야만 덜컥 겁을 먹게 되는데 공복에 150 이상이면 이미 당뇨 위험 범위에 접어든 것이다. 축하할 일은 아니지만 혹여 걸렸다면 최소한 주의 하는게 방법이다. 처음에는 피로감이나 수면장애로 시작되어 마른 입과 갈증으로 냉수를 들이키게 되는데 과거에는 이를 소갈증이라고도 했다.

일반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면 모르겠지만 양변기에 소변을 보면 거품이 일고 악취도 날뿐더러 일상적인 생활에서 작은 상처라도 나면 아물지 않는다. 꼭 겪어보고 나서 후회할 일이 아닌 만큼 사전에 매사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막상 건강할 때 겁 없이 설치다보면 이런 충고도 귀찮게 들릴 것이다.

이제 당뇨는 점차 젊은 층을 향해 표적을 바꾸고 있다. 젊은 층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땀 흘려 일했다면 덜했겠지만 연령대가 40세 이상인 경우가 전체의 95.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향후 점점 더 낮은 연령대도 위험수치 안에 들어간다는 징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어제 발표를 인용하자면 총 356만4059명으로 해가 갈수록 더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남성은 198만6267명, 여성은 157만7793명이다. 이미 지난해 당뇨병 진료 인원 중 치료제를 처방 받은 인원은 282만 명에 가까웠지만 완치 됐다는 통계는 나오지 않았다. 과거에 열심히 일하던 마당쇠는 당뇨에 걸리지 않았지만 안방에서 글이나 읽던 대감님은 하체가 부실하여 발기부전 증세가 심했다고 한다.

그러니 하인들은 다산하여도 정승집은 3대 독자니 뭐니 하며 자손이 귀했던 것이다. 한국인의 당뇨는 눈과 발과 하체까지 손상시켜 발기부전 치료제가 불티나게 팔림으로서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미 올해 하반기만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규모는 318억 원으로 집계됐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은 당뇨약과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기 전에 땀 흘리며 열심히 뛰는 것, 그것이 행복을 향한 자기 관리의 첫 걸음이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어제도 태백산 천제단을 다녀오고 나서야 건강의 소중함을 새삼 체감 할 수 있었다. 독자님들도 유병장수보다 무병단수가 주변인들을 덜 괴롭히는 길임을 공감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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