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신이 내린 형벌 에이즈
[덕암칼럼] 신이 내린 형벌 에이즈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12.0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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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날짐승, 들짐승, 물고기와 곤충까지 교배를 통해 종족번식을 이루고 심지어 은행나무도 암수가 있다. 둘의 거리가 4km 이상 떨어져 있으면 암나무는 열매를 맺지 않는다고 한다.

생물의 교배는 누가 알려주거나 보고 배워야 하는 게 아니라 본능에 의해 자연스레 진행되는데 유독 인간만이 이를 쾌락의 도구로 삼거나 비정상적인 관계로 발전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짐승도 절대 흉내 내지 못할 수준의 타락은 점차 그 수위를 높여 돈벌이의 수단이 되는가 하면 때와 장소, 상대를 가리지 않고 조직화된 범죄로 이어진다.

본래 성은 신이 주신 신성하고 위대한 축복의 선물이었다. 수컷에게는 강한 육체적 쾌락으로 암컷에게도 버금가는 심신의 행복감으로 둘의 결합을 통해 자손만대의 번식을 영유케 했다. 여자 1명이 평생 동안 성경험을 갖게 되는 숫자가 남성보다 적다는 것은 정조나 사생활의 문란에 대한 기준이 아니라 접촉의 기회나 시도 여부가 적다는 사회적 환경이 요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은 빠른 속도로 상반된 변화를 일으키는 가운데 이제 성에 대한 결정권은 남성들의 우월적, 물리적, 주도권이 관련 법규와 개방된 성문화 속에 점차 여성들에게 넘어가고 있다. 이제 성관계를 가졌다고 종속심리에 젖어 남성에게 의탁하거나 판단 기준이 흐려지는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경제, 체력,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아예 관계를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게 남성의 입장이 되어버렸고 관계 도중에도 여성의 거부권행사가 법적으로 보존되는가 하면 부부사이에도 성폭력방지법이 적용된다. 반면 과거처럼 여자라는 이유로 보호의 대상이 되고 피해자라는 선입견도 줄어들게 됐다.

오히려 고소사건의 남발로 무고죄라는 방패가 생겨나고 이제 성은 남녀를 사랑으로 묶어주는 연결고리가 아니라 여차하면 법적 처벌로 몰아갈 수 있기에 만나서 좋을때 보다 이별할때 유종의 미가 더 필요한 시대가 됐다.

이제 결혼의 혼수로 순결을 기대하면 신랑이 우스운 것이며 되레 혼기에 찬 여성이 남친 한 번 교제한 경험이 없다면 건강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의문까지 받게 된다. 얼마 전 모 법원의 판결에 의하면 혼전 남친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보관하던 아내의 휴대전화를 뒤진 남편을 개인정보법 위반으로 판결한 사건이 있었다.

이쯤되면 남녀평등이 아니라 여성 중심의 법률적 과잉보호가 낳은 오류일 수도 있다. 여권신장과 평등은 별개 문제다. 과거 조선시대에도 여성의 권력은 절대적으로 존중받았다. 그래서 정승 판서도 아내를 부인으로 존칭하며 하대하지 않았고 집안 살림은 마님 손에 달려있었다.

얼핏보면 여성들의 권익이 신장된듯 하나 일부에 국한될 뿐 사각지대에 묻혀 약자로서의 대우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친절이 추행으로 비춰지고 보호가 간섭으로, 건전한 데이트 신청도 성추행으로 비춰지다 보니 아예 접근조차 피하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단체 회식자리에는 처음부터 배제시키고 무거운 짐을 들고 있어도 괜히 도와주다가 무슨 곤욕을 치를지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어쨌거나 현대사회의 성은 금기되거나 터부시 되어서는 안 될 대중화, 개방화, 자유화 시대가 됐다. 그래서인지 더 이상 여성의 성관계가 흉이나 입방아거리가 되지 못한다.

한번 뱉은 말이 두 사람만 거치면 공연성이 성립되므로 형법 제307조 1항 명예훼손죄에 해당되고 직접 확인하지 않은 내용이라면 허위사실로 가중처벌까지 받게 된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현재 국내에는 약 2만명의 에이즈 환자가 관리대상으로 정해져 보건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죄수처럼 가둬둘 수도 없고 이마에 바코드라도 찍어 놓을 수 없다 보니 사실상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성관계를 할 때마다 검사결과서를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보니 설마 하는 염려가 전부다. 만약 독자들이 직접적이든 배우자의 외도로 인해 간접적이든 아니면 수혈 과정에서 감염이 되었든 에이즈에 걸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나마 이제는 현대의학이 발달해서 걸리면 사망이라는 막막함은 줄어들었지만 사회적 편견과 천국같던 세상이 지옥으로 느껴지는 참담함을 느낄 것이다. 자유가 방종으로 변해 가면서 신이 내린 형벌 ‘에이즈’는 구토, 발진으로 시작되어 악성 종양이 생기는데 일명 ‘후천성면역결핍증’이라고도 한다.

에이즈에 감염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취약하고 종양이 생겨 결국 사망하게 되는데 화려한 조명, 짙은 화장, 향수에 성형으로 조각된 미녀의 외모와 신체적 질병은 전혀 다른 양면이다. 이제 에이즈 보균자나 전파자가 일부 방탕한 남성들의 영역이 아니라 남녀 모두 유사한 비중을 갖고 있으며 순간적인 방심으로 돌이키지 못할 곤경에 처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일단 에이즈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되면 겉으로는 증상도 나타나지 않고 감염된 당사자도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감염된 이후 3개월 정도 지나 검사를 해봐야 감염여부를 알 수 있는데 이쯤되면 제3자에게 감염시킬 수 있을만큼 다량의 바이러스가 체내에 자리잡은 상태다.

물론 겉으로는 건강하지만 3단계가 되어야만 체중감소, 피로감, 발열과 설사 등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마지막 4단계에서는 면역세포가 본격적으로 파손되어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단계에 돌입하게 된다. 폐렴, 암, 뇌손상 등이 이어지는데 미리 검사를 받고 약을 처방받는다면 설마하고 늦추다가 북망산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오늘은  ‘에이즈 예방의 날’인데 혹시라는 우려가 된다면 설마하고 미룰 일이 아니라 확인을 해보는 것이 그나마 안심할 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자칫 죄 없는 주변사람까지 물귀신처럼 물고 가는 형국이 되기 때문이다. 통계에 잡히지는 않았지만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걸 보면 겉으로 건강한 잠재보균자가 20만, 200만이 아니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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