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매일=윤성민기자] 지난 3일 100억원대 전세자금 대출 사기를 벌인 일당 6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한 이들은 2021년부터 허위 임대인과 임차인을 모집한 뒤 전세계약서와 대출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시중은행에서 45회에 걸쳐 약 100억원 가량의 대출을 가로챘다.
이보다 앞선 지난 12월 28일에는 2018년부터 약 312억원에 달하는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이처럼 전세사기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HUG 서울서부관리센터에 방문하여 전세사기 근절을 위한 공인중개사의 역할을 강조하고, 속칭 ‘빌라왕’ 피해 임차인 대상 설명회 이후 전담조직 설치, 상담인력 보강, 매뉴얼 제작 등을 지시함에 따라 후속조치 이행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원 장관은 "전세사기는 서민 임차인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매우 악질적인 범죄"라며 "2023년 새해는 전세사기 근절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잇따르는 전세사기로 인해 현재 전세시장은 얼어붙고 있다. 특히 최근 '빌라왕' 사건 등 잇따르는 대규모 사건사고로 인해 전세사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HUG 등에 따르면 지난 12월 1~26일 HUG에서 보증보험을 새로 발급한 세대는 1만 8,046세대로, 2022년 12월 한 달간 발급된 세대가 2021년 전체 발급된 세대수를 상회했다. 같은 기간 보험 발급 금액도 54조2280억 원으로, 2021년 한해 기록한 51조5508억 원을 뛰어넘었다.
특히 공인중개사의 역할을 강조한 원 장관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의 간담회에서 "임대차 시장에서 공인중개사의 존재이유는 임차인에게 공정하고 안심할 수 있는 거래 서비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시장을 건전하게 하고 서민들의 재산을 지켜주는 재산 보호인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또 "표준계약서는 국세・지방세 체납관계, 선순위근저당 등 전세금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가 담겨있다"며 "현장에서 표준계약서가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의 홍보와 협조를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 재산을 전세보증금으로 투입하는 열악한 서민들을 대상으로 주변시세, 권리관계 등 충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정보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주는 한편, 전세사기에 편승하거나 가담하지 않도록 협회의 자정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악질적인 전세사기로부터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가진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