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은행, 갑질하는 부장에 내려진 조치가 겨우 대기발령
A은행, 갑질하는 부장에 내려진 조치가 겨우 대기발령
  • 이시은 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23.01.05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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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부장의 엄청난 파워에 직원들은 눈치만
지난4일 인터넷에 올라온 A은행 직원의 아내가 쓴 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4일 인터넷에 올라온 A은행 직원의 아내가 쓴 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블라인드 갈무리

 

[경인매일=이시은 인턴기자] 지난해 A은행 직원이 600억을 횡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 국민들의 눈밖에 난 A은행이 이번엔 직장상사의 갑질로 인해 고충을 받는 직원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면서 질타를 받고 있다.

은행측은 이에 대한 후속조치가 대기발령에 그치면서 공분은 더해 가고 있다.

지난4일 인터넷에 올라온 A은행 직원의 아내가 쓴 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저희 남편 좀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A은행 직원의 아내가 남편의 계정으로 익명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로 본인 인증을 해야만 글과 댓글을 작성할 수 있다.

아내는 "어느 날 남편이 부장이랑 스크린골프를 치러 갔는데 내기를 해서 잃었다면서 100만원만 달라고 했다"며 "며칠 지나지 않아 또 실적을 채워야 하는데 벌금으로 100만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 뒤로도 남편은 부장 때문에 힘들어서 술 마시고 집에 늦게 들어오는 일이 잦았다"며 "남편은 어느 날 뺨을 맞고, 또 어떤 날은 입에 담지도 못할 말을 듣고 귀가했다"고 푸념했다.

A은행은 부장 ㄱ씨가 부하 직원들에게 금전 요구를 비롯해 비상식적이고 불합리한 업무 지시를 내렸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2일부터 ‘내부 감찰’을 진행한 결과 남편이 상사의 갑질로 인해 현금 갈취, 폭행, 협박 등 다양하게 벌어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A은행은 모 사업부 부장 ㄱ씨에 대해 부하 직원 ㄴ씨 등 자기 휘하의 부서원들에게 ‘부당한 업무 지시’ 등을 내린 혐의로 3일자로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A은행 감찰 진행결과 부장 ㄱ씨는 퇴근 후 업무 시간 외에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오는 특정 글을 신고해 내리도록 지시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ㄴ씨의 아내는 남편에게 '신고하라'고 했더니 ‘부장이 힘이 있는 사람이라 다 소용없다. 괜히 걸렸다가 자기만 더 보복 당한다’고 하더라며 “이런 일들이 정상적인 회사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냐”고 물으면서 글을 마감했다.

업계관계자는“대기발령 이후는 그냥 가해자에게 증거 인멸할 시간을 벌어주고 피해자 분리조치라는 핑계로 블라인드 글 피해자 찾아낼 수 있다“면서 ”피해자들을 조사해 징계사유를 만들어 징계퇴사를 추진하는 루트가 생길 수 있다. 이를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해가 들어선지 며칠만에 A은행의 이같은 갑질 형태가 알려지면서 수많은 직장인들의 불안은 커져만 가고 있다. 좋은일만 가득하길 빌었던 국민들의 A은행을 보는 눈이 곱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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