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 창]겨울 물오리
[동심의 창]겨울 물오리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kmaeil@kmaeil.com
  • 승인 2023.01.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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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물오리 

           이원수

얼음 어는 강물이
춥지도 않니?
동동동 떠다니는 물오리들아.

얼음장 위에서도
맨발로 노는
아장아장 물오리
귀여운 새야.

나도 이제 찬 바람
무섭지 않다.
오리들아, 이 강에서
같이 살자.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시베리아 한파에 한강도 얼고 전국의 냇물과 강물이 꽁꽁 얼어붙었다. 그 시린 강물 위 얼음장에 오리들이 삼삼오오 앉아 있다. 날씨가 풀려 얼음이 녹아도 냇물은 여전히 차다. 그 차가운 냇물이나 강물에서 오리 떼들이 헤엄을 치고 있다. 호를 겨울 벌판을 뜻하는 동원(冬原)이라 지은 이원수(李元壽, 1911~1981)는 어름장 위에서 맨발로 노는 물오리들을 보며 세상 풍파도 무섭지 않다고 스스로를 담금질한다. 

얼음물 속에서 헤엄치는 오리를 본다. 연주황색 발이 시리지도 않는지 차가운 물 속에서도 물갈퀴를 움직이며 헤엄을 친다, 춥다고 웅크리고, 힘들다고 푸념하거나 낙담할 일이 아니다. 얼음물 속에서도 의연하게 자맥질하는 겨울 물오리를 보며 힘찬 기상을 배울 일이다. 그의 대표작 「겨울나무」를 부르면 매서운 추위는 어느덧 눈녹듯 사라지고, 복숭아꽃 살구꽃이 피는 따스한 「고향의 봄」을 그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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