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나경원 전방위 압박... 전당대회 출마 변수되나
대통령실, 나경원 전방위 압박... 전당대회 출마 변수되나
  • 윤성민 기자 yyssm@naver.com
  • 승인 2023.01.09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핌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핌

[경인매일=윤성민기자] 나경원 전 의원이 저출산 대책으로 내세운 '대출 탕감'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반박한 가운데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촉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오는 등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앞선 5일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저출산 대책으로 신혼자금 대출과 출산을 연계해 출산 시 이자와 원금을 탕감해주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나 부위원장은 "아이 출산에 대해 그동안의 제도는 (전세자금 대출 등) 이자를 낮춰주는 데 집중됐는데, 이것보다 더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원금 부분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탕감할 수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를 낳으면 초저리로 빌려준 결혼자금의 이자를 탕감해주고, 둘째를 낳으면 원금의 절반을, 셋째는 전액 탕감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헝가리식 모델을 내세운 나 부위원장은 "국토부나 관련 정책을 보면 신혼부부나 청년 등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상당히 저리 대출은 마련돼 있는데 이것이 조금 불충분한 부분이 있다"며 "대출 이자를 더 경감해주고 원금도 일정 부분 탕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나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 부위원장의 발언에 정부는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대통령실 안상훈 사회수석은 "나경원 부위원장이 밝힌 자녀 수에 따른 대출금 탕감 및 면제 정책은 본인의 개인 의견일 뿐 정부 정책과 무관하다"라며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정부 부처 고위 관계자의 발표를 대통령실이 전면 반박한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에 나 부위원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직 정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며 당장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나 부위원장은 "돈을 준다고 출산을 결심하지는 않으나,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며 "즉 재정투입 부담도 크나 그 불가피성도 뚜렷한 것이 사실이기에 더욱 어려운 문제"라면서 사실상 기존 입장을 되풀이해 논란이 되풀이됐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서 위원장인 대통령과 전혀 조율되지 않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위원회의 일원으로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나 부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의 이같은 입장이 나 부위원장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