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돈의 기자수첩] 인공윤리(AI ETHICS) 특별전과 아트 토크
[이익돈의 기자수첩] 인공윤리(AI ETHICS) 특별전과 아트 토크
  • 이익돈 기자 mickeylee@naver.com
  • 승인 2023.01.13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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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길에 다시 서다: Back On the Human Way를 생각한다.
인공윤리 전시회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인공윤리(人工倫理)-인간의 길에 다시 서다」展, 특별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다시 떠오르고 있는 ‘인간 정체성과 인권’의 문제를 ‘인공윤리’ (人工倫理)라는 화두로 인간과 인공지능시대를 성찰하고 대중적 영역에서 공론화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회다. 김정희, 노진아, 두 민, 박관우, 오주영, 이예승 작가 등 현대미술작가 12명의 작품이 김영호 예술감독의 기획으로 2월 12일까지 전시되고 있다.

회화, 조각, 영상, 설치, 사운드 등의 작품을 통해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에 의해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경계가 변화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 대해 성찰하고자 기획되었다. 전시 제목인 ‘인공윤리’는 다중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인간이 만들어낸 윤리’라는 뜻과 ‘인간을 지배하는 윤리’라는 뜻이 얽혀 있는 불완전 조합어이라고 한다.

상대적이고 불확정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나타내는 것으로 부제로 정한 ‘인간의 길에 다시 서다’는 혼돈의 현실 속에서도 인간이 걸어야 할 본연의 길을 함께 모색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윤리와 규정이 인간의 삶을 올바르게 견인하고 있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전시회다.

작가들은 자신의 소재와 매체로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과 기계, 인간과 사물, 인간과 도시의 관계에 대해 다양한 경향을 보이며, 생명, 기술, 여성, 인간, 불안, 윤리, 규범, 신체 등을 키워드로 삼고 있다. 표현의 매체 역시 전통적인 회화와 조각 기법에서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한 첨단 영상 작업 등 아주 다양하다. 이들을 한데 묶는 공통분모는 ‘인간 정체성과 인권’에 대한 성찰이라는 주제 의식이 아닐까?

이번 전시회에서는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1948년)과 로마 인공윤리 백서(Rome Call for AI Ethics, 2020년) 등의 시각 자료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인간 정체성과 인권’에 대한 성찰의 역사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소중한 자료들이다.

인공지능의 설계와 구현 시 지켜져야 할 6가지 원칙을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 투명성(transparency): 원칙적으로 AI시스템은 설명가능해야 한다.

- 포용성(inclusion): 모든 인류의 필요가 고려되어, 모든 이가 이익을 얻고 모든 개인이 자신을 표현하고 발전시킬 가능한 최상의 조건을 제공받아야 한다.

- 책임성(responsibility): AI의 사용을 공안하고 배치하는 사람들은 책임 있고 투명하게 일해야 한다.

-공평성(impartiality): 공정성과 인간 존엄성을 보호하며, 편견을 가지고 만들거나 행동해서는 안 된다.

- 신뢰성(reliability): AI 시스템은 믿을 수 있게 작동해야 한다.

- 안전성과 사생활 보호(security and privacy): AI 시스템은 안전하게 작동해야 하며, 사용자의 privacy를 존중해야 한다. (출처: RenAIssance 재단)

전시회 중에 아트 토크(Art Talk: 2023.1.11)와 특별강연회(2023.1.18. 14:00~16:00)가 열리는데,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김영호 교수(중앙대학교 예술대학교 미술학부 교수, 미술사학박사)의 미니 특강과 진행으로 4명의 작가와 함께 열린 아트 토크에 다녀왔다.

이날 특강에서 김영호 교수는 뇌의 후두엽(시각뇌)은 다섯 가지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는데(색에 특수화된 영역은 V4) 뇌의 작용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예술 작품을 바라봄을 통한 시각의 망막에 광수용기에서 빛 이미지를 전기신호로 변환, 시신경계를 통해 뇌로 전달되어 여러 단계를 거쳐 최종 ‘평가’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좋으냐? 나쁘냐? 그리고 아름다운가? 추한가?등의 평가로 이어지기까지는 핼뭇 레더( Helmut Leder)의 ‘미적경험모델’에서 과학적으로 접근해볼 수 있다며 김영호교수는 ‘미적경험모델’을 소개했다.

'미적경험모델' 정보처리 5단계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지각적 분석>>> 2. 암묵적 기억 통합>>> 3. 명시적 분류>>>4. 인지적 통달>>> 5. 평가 (1. Perceptual Analyses>>> 2. Implicit Memory Integration>>>

3. Explicit Classification>>> 4. Cognitive Mastering>>> 5. Evaluation)
- 인지심리학자, 뇌과학자,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교수 ‘핼뭇 레더’ 이론 요약

이와 같은 프로세스를 인공지능 역시 수행한다면 인간의 예술 감상 경험을 기계가 과연 얼마나 인간처럼 느끼고 어디까지 정확히 평가해줄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의 세계인 예술에 있어서의 인공지능(AI) 세상을 엿보러 다시 한 번 전시장을 찾아가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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