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자영업자의 악순환 1
[덕암칼럼] 자영업자의 악순환 1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1.30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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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자영업자는 스스로 영업하는 소규모 상인을 의미하는 단어다. 규모에 따라 혼자 영업하는 나 홀로 사장부터 객장의 면적이나 고객의 내방객이 늘어나면 당연히 종업원이 필요한데 문제는 종업원의 근무 환경이나 조건에 대해 정부가 나서면서 시작된다.

물론 노동자의 권익이나 처우문제는 근로기준법이 제 역할을 함에 따라 선진국 형태를 지향할 수 있겠지만 책임은 도외시하고 권리만 주장하는 것이 대부분의 현실이다. 쉬운 일만 골라서 하고 여차하면 실업급여에 의존하는 복지정책의 남용이 불러온 비현실적 사회병리 현상이 만연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은 표가 많은 근로자들의 권리만 부추겨 인심을 얻으려고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보장이라는 사탕을 주고 근로자들은 치아가 썩는 줄도 모르고 연신 사탕발림에 표를 던진다. 당장은 달콤한 단맛이 좋겠지만 높은 임금에 고용을 기피하는 사주나 업주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3명이 해야 할 일을 2명으로 줄임으로써 근로의 피로도가 더해질 것이며 그나마 시간제 알바로 각종 사회보장제도에 납부해야 하는 비용을 피해 가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생색은 정치권이 내지만 단체 교섭에 나선 노동단체나 이를 믿고 더 나아지길 바라는 근로자들의 암묵적 동조가 악순환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사람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 병들어가는 사회의 악순환을 누군가는 앞장서 고리를 끊지 않는 한, 감기가 몸살이 되고 몸살이 암이 되어 죽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장 먼저 일자리가 없다고 항변하는 게으른 근로자들부터 정신 차려야 한다. 언제부터 국가가 복지수당으로 가만 놀고먹어도 돈 주는 나라가 되었던가.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감언이설로 유권자의 표가 많은 근로자를 희롱했다면 희롱한 자나 당한 자나 공범이다.

아닌 건 아니라고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하고 중심을 잡아야 맞는 것이지, 뜨거운 냄비에 개구리가 서서히 삶겨 죽는 것처럼 게으름은 이제 망국병의 깊은 시름을 피할 수 없을 만큼 자리 잡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며 어느 업주가 근로기준법으로 들이대는 종업원을 반갑게 여기며 고용할 수 있을까.

결론은 근로자를 줄이고 가족 형태의 운영으로 버티는 것이며 가중된 실업률은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라 기피하는 운영업자, 외국인 근로자에게 고스란히 그 자리를 내주고 마는 것이다. 건전하고 건강한 사회구조가 병들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게 경제적 한파다. 돈이 원활하게 돌고 돌아야 하는데 수입이 없으니 못 쓰는 것이다.

못 쓰는 계층들이 늘어날 때 내수시장은 위축되는 것이고 그러한 경제 한파는 도미노처럼 업종을 가리지 않고 번져 가는 것이다. 지금 특정 여론조사기관이 공개하지 않을 뿐 IMF나 코로나19때 보다 훨씬 심각한 경제적 위기가 서서히 사회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겁주는 게 아니라, 장마가 오면 온다고 말해야 우산을 준비하든, 논물을 보러 가든 할 것 아닌가.

물론 1년 전에도 6개월 전에도 필자는 예고했었다. 시장의 빙하기, 벼랑끝에 매달린 서민층, 그 종점은 어디일까. 혹자는 코로나19때는 정부지원금이라도 있었지 지금 무너지는 계층은 버티다 손을 놓는 부류라는 것이다. 통계를 보면 지난 2022년 자영업자가 11만9,000명 늘어났다.

최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5만8,000명 늘어 136만5,000명,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6만1,000명이 증가해 426만7,000명을 기록했다. 2021년 551만3,000명에서 563만2,000명으로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누적된 소비가 잠시 일시적으로 나타난 사회현상이다.

급증은 곧 급감으로 이어질 것이며 창업에 소요되는 각종 대출금이 다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면 그 피해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이미 고물가·고금리·고용불안으로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는데 창업하는 자영업자들의 종목을 보면 외식·숙박업에 몰리고 있어 소비가 줄면 꼼짝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장경제 논리에 의하면 경제위기가 닥칠때 자영업자는 줄어야 맞는 것이다. 1998년엔 28만5,000명, 2009년에는 25만6,000명이 감소했는데 이번 경우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경제활동인구가 2,867만4,0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20%, 경제활동인구 5명 중 1명이 자영업자다.

이제 자영업자 계층이 급격하게 도산하게 되면 우리나라 경제 침체는 가속될 수밖에 없다. 돈이 많았다면 장사 하는 일이 없었겠기에 대부분 대출해서 시작한다.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32조원으로 1년 전인 작년 3월말 700조원보다 132조원 증가했다. 560만 명 중 절반에 가까운 자영업자 245만6천명이 1인당 대출액은 3억3천868만원에 달한다.

이쯤 되면 제한선이 무너진 것이다. 겉만 멀쩡했지 속골병이 들대로 든 것이다. 어렵다보니 있는 근로자를 내보내고 가족 형태로 끌고 가는 것인데 그 내막은 또 다른 복병이 숨어 있다. 가족이 다른 곳에 가서 일 하면 근무에 대한 급여를 받을 수 있음에도 이를 감수하고 자영업에 동참하다보니 일 해도 돈을 받지 못하는 무임금 상태에 놓이게 되고 결국 이러한 불편한 동거는 장기간 이어지다 가족간의 불화로 남는 것이다.

그러다 가족마저 등지면 나 홀로 버티다 폐업하고 빚만 남는 것이며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그러하다. 현재 시중 금리는 점차 인상하고 있는데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자영업자 이자 부담은 약 5조 2천 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출 만기 연장이나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서서히 종료되면서 상환 능력이 취약한 자영업자들은 곧바로 파산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정부가 부채 상환을 미뤄준 시기가 임박하자 서서히 점포임대가 늘어나고 있다. 자금경색이 시작돼도 한동안은 체감 못한다. 점차 늘어난 대출금은 2022년말 사상 처음 900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하면 32.7% 급증했다.     <‘자영업자의 악순환 2’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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