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랍에미리트(UAE)를 취하고 이란에 대한 “초치‧경계”를 엄숙히 하라. 한국이 서남아시아에서 취할 경제적 이익 및 호르무즈의 난(亂)에 대비할 합리적 방법!!
[사설] 아랍에미리트(UAE)를 취하고 이란에 대한 “초치‧경계”를 엄숙히 하라. 한국이 서남아시아에서 취할 경제적 이익 및 호르무즈의 난(亂)에 대비할 합리적 방법!!
  • 이찬엽 논설위원 pinetree0516@hanmail.net
  • 승인 2023.01.31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찬엽 논설위원
▲이찬엽 논설위원

페르시아만의 호르무즈 해협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고 요동치고 있다. 포커스의 호르무즈는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오만과 밀접한 요충지역이다. 그래서, 이곳은 항상 문제가 된다.

그 문제는, 얼마 전의 초치(招致: summon)가 이를 잘 말해 준다. 초치는, “한 국가의 외교 당사국이 양국관계에서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외교 사안을 원인으로 자국에 주재하는 상대 당사국의 대사, 공사, 영사 등 외교관을 직접 자국 외교 관할 행정청으로 소환하여 꾸짖는 행위”를 뜻한다.

실제 한중일은 밥먹듯이 초치를 해왔다. 그런데, 이번의 초치는 이란과 한국간에 행해졌다는 점에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같은 초치를 엄숙히 하지 않으면 외교분쟁의 시발이 된다. 그만큼 서남아시아에서의 외교적 행보는 전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초치는 왜 필요한가.

그리고, 정도는 어떠해야 하는가. 그것은 당사국의 중대한 군사적‧외교적‧정치적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 국제법상 UN 헌장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 그러나, 과거의 초치보다는 지금의 초치는 거센 항의적 성격은 물론 배척의 의미도 갖게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종전, 일본과 중국 및 한국 간의 초치는 단기간에 반복되어 면역(免疫)을 느끼는 정도에 그치곤 했다. 그러나, 이번 이란의 과민반응은 정도가 컸다. 이란이 “관심 국가”라는 사실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 이란은 북한과 군사적(이스칸데르)으로 밀접한 국가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했었다.

사실관계를 보자면, 윤석열 대통령이 UAE 방문시 “UAE의 적이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라는 발언에 따라 이란은 한국대사를 초치한 바 있고, 이에 대응하여 주한이란 대사를 우리도 초치하는 대응책을 썼다. 다행으로,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 외교관 추방 등 강력 제제)까지 가지 않은 것은 양국에게 그나마 득이었다.

이란도 한국이 필요하다. 안 그래도, 최근, 서남아시아에서의 초점은 아랍에미리트(UAE)에 맞춰져 있었고, 이란과의 외교 문제가 껄끄러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었다. 이란은 중동에서도 다루기 힘든 국가 중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 이란은 미국에 대하여는 원수의 적국처럼 대한다. 이러할 때, 한국의 중동에 대한 외교관계 정립을 “어느 방향으로 진행해야 할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석유 수입 및 호르무즈 해협문제가 항상 이란과 페르시아만 문제에 뒤따라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외교전쟁에서의 승부는 “승자독식”은 발생하지 않는다. 즉, 완벽한 승리란 실현 불가능하다. 이란과 한국의 마찰은 미국의 이란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시작됐다.

한국은 미국과 동맹국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적인 이란과는 적이 될 수밖에 없는 입장아닌가. 더욱이, 미국의 노골적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한국 군대 파견 문제는 이란을 한껏 자극했다. 그럼 한국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무조건 미국을 따라가야 하는가. 그건 아니다. 즉,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말에 이란의 감정은 폭발했다.

설상가상. 중동지역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이란으로서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지금 북한도 달래랴 이란도 달래랴 매우 힘겨운 상태다. 팔자에도 없는 이란까지 신경써야 할 판국이다. 특히, 한국은, 이란에 대한 여행 자제를 촉구하면서 양국의 이해관계는 더욱 틀어졌다.

한국의 군대파견에 대한 이란의 반응은 격앙되었었지만 실제로 파견된 곳은 호르무즈가 아닌 소말리아였기 때문에 전면적 충돌을 피한 적이 있다. 이란에 대한 한국의 달램은, 미국의 드론공격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에 대한 추모 정도가 다였다. 그렇다면, 이란은 왜 저리도 경거망동하는가.

도대체 어떤 나라인가. 페르시아제국의 후예를 자처하는 국가라 그런가. 한마디로 자존심이 강한 국가라 그런가. 아라비아반도 국가에 대한 경쟁심은 지나칠 정도로 크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라비아반도의 영향력에 종속되는 것은 죽기보다 싫다.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는 다수 국가들은 이란엔 눈에 가시다.

그러나, 이게 현실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아라비아반도와 이란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이곳을 드나드는 세계 각국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항상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이다. 이란은 이곳을 통제함으로써 미국 등 서방세력을 경계하려 하고 있다. 페르시아 왕 호르무즈는 272년 이곳을 점령함으로써 역사적인 곳이 된 바 있다.

경제적인 요충지인 것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지역임을 그때부터 자각했다. 호르무즈 해협(Hormuz Str)은 폭 54Km, 중동원유수입 100%통과, 세계석유 35% 통과,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곳이다. 그 중요성은, 이란(혁명수비대)이 이곳을 물샐틈없이 관리하려 든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정신적‧지리적으로 지배하려 들고 있다. 미국과의 충돌은 기정사실화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란의 핵문제는 미국과 서방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접경국엔 오만도 있지만, 이란 쪽 바다의 수심이 깊기 때문에 호르무즈섬 주변을 통과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신드바드의 모험을 회상할 수 있는 이곳은, 모든 재화가 통과하는 곳이었기에, 아주 오래전부터 분쟁이 끊이지 않았었다.

이점을 중동외교정책에서 주목해야 한다. 역사적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이란과 비교하여, 아랍에미리트(UAE)는 어떤 국가인가. 인구는 1,000만명 남짓하지만 서남아시아권에서는 가장 정치적으로 안정된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1960년대 초반 원유 수출에 힘입어 아랍에미리트는 서남아시아권에서 가장 발전된 곳으로 거듭났고, 마침내는 두바이의 기적(부르즈 할리파: 124층)까지 이룬 곳이다.

페르시아제국의 후예인 이란이 발끈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이란의 자존심을 아랍에미리트가 단번에 꺾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 윤 대통령의 발언의 파장은 가히 가늠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자존심에 금이 갔다고 생각했고, 순간 “북한과의 연대”가 떠올랐고, 그래서, 경거망동했다. 

그 앙금의 중심에는 종교적인 측면도 컸다. 즉, 아랍에미리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가깝고 이슬람교 안에서도 순니파에 속하는 국가이지만 이란은 대표적인 시아파 국가다. 그들은 원초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렇게 종교적 갈등까지 있는 국가인데, 군사적 갈등까지 더해진다면 중동의 화약고는 터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생각해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아랍에미리트에 새로운 기회를 주었고 사우디, 이란, 이라크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절호의 기회를 동방국가 한국을 통해 살리고자 했다. 즉, 서남아시아의 맹주가 되고 가장 발전된 국가임을 천명하고자 했다. 그래서 한국이 필요했고 (경제적 타개책으로) 한국 또한 UAE가 필요했다.

UAE가 외국인에 대해서 특별장기거주비 등 국가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모두 이런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즉, UAE가 서남아시아의 맹주가 되고픈 의욕은, 아랍권에서 최초로 “화성탐사선”을 발사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은 모처럼, UAE와 뜻한 바가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주변국인 이란의 시샘을 자극했고, 결과는 엉뚱하게도 외교 문제에 튀었다.

이럴 때 한국은 명쾌하게 어떤 방향의 외교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만 한다. 외교문제와 군사문제, 경제문제를 이젠,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안다. 따라서, 한쪽으로 치우친 편향외교는 억제해야 한다. 그러나, 국익을 위해서는 엄중한 초치와 경고가 뒤따라야 함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상업적 철학과 역사적 철학을 함께 고려하는 “치밀한 외교”가 되어야 한다. “호르무즈의 난(亂)”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찬엽 논설위원
이찬엽 논설위원 다른기사 보기
pinetree0516@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