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2월의 첫날 어떤 일이
[덕암칼럼] 2월의 첫날 어떤 일이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2.01 08: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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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새해가 시작됐고 오늘부터는 2월이 시작됐다. 1월에 못다한 일들에 미련 갖지 말고 2월에는 사전에 준비한 일들을 모두 이루는 달이 되길 바란다. 2월에는 세계습지의 날, 한국 수어의 날, 여성할례 철폐의 날은 물론 맛있는 참치의 날과 건설노조에 대한 현주소, 사라진 잔치의 복원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일들이 태산처럼 많이 기다리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발발 1년이 되는 달이기도 하다. 사람 사는 세상은 이렇듯 지지고 볶고 사는 것이며 때로는 전쟁도 지진이나 홍수도 나고 그렇게 한 세대가 지나면 다음 세대는 또 다른 삶을 꾸려 가는 것이다. 시간과 날짜와 해를 기록하다 보면 느껴지는 감각 중 거미줄처럼 가늘게 와 닿는 시대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전반적인 판세를 읽게 되는데 현재 대한민국의 기운이 가파른 하향곡선을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덕암 칼럼을 쓰려면 당일 작성한 원고 분량의 몇 배에 해당하는 정보를 파악하고 정성을 담아 정돈해야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모든 분야의 현실을 맛볼 수 있는데 어느 한 분야라도 희망적인 느낌을 받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게 사람인데 인구가 급격히 줄고 초고령 사회는 바로 눈앞에 와 있다. 이 문제는 돈이나 과학이나 그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가장 난제다. 이제 20년 후면 지금의 권력자들이나 기성세대들이 얼마나 참혹한 천대를 받아 가며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처참한 생활을 해야 할지 불 보듯 뻔하다.

두 번째 중요한 것은 수입이 있어야 지출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돈을 벌고 싶어도 벌 곳이 없는 상항에 직면하게 된다. 일부 어르신들이 연금을 타더라도 물가가 베네수엘라처럼 상승하면 어쩔 것이며, 거리마다 젊은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 다가올 것이다. 사람이 하던 일들의 절반을 기계가 대신하고 이에 순응하지 못하면 사실상 폐기처분되어도 그리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 찾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음 세 번째는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인데 필자의 예상으로는 파지라도 주우려면 일회용이나 포장지가 지금처럼 제자리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환경보호에 대한 국제적 협약으로 쓰레기 줄이기는 대세일 것이며 주울 파지도 사라질 것이다. 끝으로 이때쯤이면 빈 병이나 파지를 줍는 어르신들이 백발이 돼 머리채 잡고 싸우지 말란 법도 없다.

그럴 수 있는 배경에는 동물처럼 배만 부르고 배설만 하면 살 수 있는 이기적 개념이 절대적으로 자리매김하기 때문이다. 원천적인 원인은 현재를 살아가는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온갖 수당으로 인심을 얻고 어디에 어떻게 쓰이든 현금만 통장에 꽂히면 반가운 국민들이 본래의 목적에 부합되지 못하고 공범으로 반기기 때문이다.

주휴수당, 초과근무수당, 아동수당, 농민수당, 연차수당, ‘수당’이란 정해진 급여 외에 특별한 사유에 따라 정기적이거나 수시로 지급되는 보수를 뜻한다. 영어로는 ‘보너스’라고도 하는데 받는 자는 받을 만한 명분이 있어야 당위성을 내세울 수 있을 것이며, 동일선상에 있는 자들이 그 수당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일진대 문제는 그 돈이 어디서 났으며 누가 생색내는 것인가가 중요하다.

물론 국가에서 지급하는 모든 수당은 국민세금으로 충당되는 것이며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오는 25일부터 약 25만 명이 부모수당을 지급받게 된다. 목적은 아이를 출산한 가정의 소득을 보전하고 양육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데 소득과 관계없이 올해 만 0세부터 11개월의 아동에게는 매월 70만원이 2022년 태어난 만 1세 아동은 월 35만원이 지급된다.

이미 이전에도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부모는 매월 51만 4천원의 보육료를 지원받고 있었다. 보육수당, 부모수당이 과연 저출산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출산을 기피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는데 돈에 용도까지 적혀 있지는 않아서 그 돈으로 PC방을 가든, 커피숍이나 골프장을 가든 알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순기능도 있겠지만 돈으로 해결하는 정책의 역기능도 고려하라는 의미다. 저출산의 요인이 무엇인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현실성 있는 대안을 세워야지 이런 임시처방식의 탁상행정이 언제까지 되풀이 될 것인가. 만약 부모수당을 풀어도 저출산이 해결 안 되고 더 악화된다면 그 때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닐까.

사람의 도리, 즉 인륜이 바로 서야 예절과 위·아래가 있는 법이다. 부모수당, 보육수당을 남발할 것이라면 부모를 잘 모시는 자식에게 효도수당도 지급해야 한다. 어차피 힘든 일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모두 빼앗기고 수당에 의존도가 높아진다면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명성이라도 지켜야 할 것 아닌가.

돈만 주면 제 부모 모시는 것도 달라질 것이다. 지금이야 늙고 병들어 대·소변 받아내기가 거북하면 조선족이나 나이든 간병인이 대신 해주겠지만 앞으로도 그럴 인력이 남아 있을까. 통계학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부모의 손발톱 깎아 주면 10만원, 목욕시키고 사진제출하면 10만원, 명절날 큰절하면 20만원, 함께 모시고 살면 매월 50만원, 마음을 열어 외롭지 않게 하면 100만원, 수당에 길들여진 현세대들이 과연 이런 미끼에 효도를 할지는 알 수 없으나 틀니 대신 잇몸으로 고기조차 우물거리며 삼키는 미래는 현재의 권력자들에게 다가올 모습이다.

인구는 수도권으로 몰리고 지방마다 빈집이 남아돌아 주거환경이 열악해지면 기형적 성장의 대한민국은 돌이킬 방법이 없다. 대안이 있을까, 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반듯하면 적시적소에 걸맞는 인재를 기용하여 혼을 살려야 한다. 아이들이 학대당하지 아니하고 소녀들이 성의 도구로 전락하지 말아야 하며 젊은이에게는 선명한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처럼 청년창업 어쩌고 하면서 빈 상가에 세금낭비해서 음식점 열어준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모두 전시행정의 산물이며 제대로 성공한 사례도 없고 실패작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실정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은 본적이 없다.

어느 정도 경륜을 쌓은 중년에게는 경험을 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노년에게는 연륜에 의한 삶의 철학과 도리를 펼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지금처럼 풀 뽑고 아무도 없는 횡단보도에서 깃발 드는 공공일자리는 입에 풀칠하기 바쁜 삶을 더 처참하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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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인 2023-02-01 16:26:20
항상 좋은글 잘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