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경의 기자수첩] 나는 덕후다
[박미경의 기자수첩] 나는 덕후다
  • 박미경 기자 miorange55@naver.com
  • 승인 2023.02.0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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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미경 기자

‘덕후’란 말을 찾아보면 어원은 ‘오타구’ 즉 사회에 적응 못하고 집에 틀어박혀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리고 원래의 뜻은 ‘집’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는 ‘전문적인 한가지를 좋아하는 사람’의 의미가 있다.

임재범 수원 콘서트에 다녀왔다. 임재범하면 떠오르는 수식어로는 전설‘ 상남자’가창력, 고해, 예수,다듬어지지 않은 야성미 등의 이미지가 있다.

그 전에 임재범에 대한 이미지는 우리나라 발라드와 락 가수 중 호소력 짙은 목소리의 소유자라는 생각과 남자들이 노래방에서 부르면 폭망한다는 고해의 가수 정도였다. 임창정,윤도현,김종서,바비킴,이문세 등과 별 구분이 없었다.

임재범에 꽂힌 계기는 그 가수가 MBC ‘나는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대상을 받은 직후였다. 친정아빠가 돌아가시고 친정엄마마저 많이 아프던 계절이었다. 그때 ‘너를 위해’‘비상’정도의 가수 정도로 알고 있던 임재범의 등장은 파격이었다. 그때  나온 임재범의 ‘빈 잔’은 기존 가수의 ‘빈 잔’을 완전히 비워내고 새로운 빈 잔의 완성이었다.

돈이 없어서 아내의 암투병을 위해 TV출연을 결심했다는 가수였다. 아내가 암투병을 해서 머리를 밀자 자신도 함께 머리카락을 밀었다는 한 남자의 진심이 온 국민을 울린 곡이 나가수 일 등을 받은 ‘여러분’이었다. 동물이 울부짖는 듯이 처절하게 부르는 소리에 관객들과 시청자들은 잠시 숨이 멎었다.

윤복희가 처음 불렀던 임재범이 ‘여러분’이 경연 프로그램에서 대상을 받아내자 그의 사생활에 대한 정보들이 쏟아졌다. 손지창과 이복형제다. 유명 아나운서였던 손택근씨가 그의 생부다 등.

이번 콘서트의 주제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7년 만에 관객을 앞에 두고 하는 본업인 가수로 돌아온다는 귀환의 의미도 있다. 앞으로 서울 앵콜 콘서트와 인천 콘서트가 남아있다. 임재범이라는 가수가 어떤 사람인지는 아직도 잘은 모르나,음악과 소리에 평생을 바친 여린 심성을 가진 뛰어난 예술인이라는 점은 분명했다. 작사와 작곡도 많이 참여했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았다.

콘서트에 다녀와서 임가수 덕후가 된 나는 그가 홀로 팝송을 수없이 연습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성대가 일반인보다 월등하게 두껍고 옥타브의 영역이 성악의 영역을 아우른다는 사실도 알았다. 대학을 다닌 적 없는 그가 만약 성악계로 진출했다면 성악가 임재범을 볼 수 있었을지 모르나 현재의 전국 순회 콘서트 가수 임재범을 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현장에서 보니 왜 콘서트 가수가 따로 있는 지 알 수 있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깊은 울림통과 진정성에 목감기라는 변명에도 불구하고 감동은 충분했다. 그래! 나 임재범빠에 덕후 맞다. 유명인에 대한 어떤 루머가 들려도 덕후인 이상 그 사람을 무한정 존중한다. 덕후인 이상 늙음이란 없다. 이만큼 경제적인 투자도 없다. 전국의 덕후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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