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창]눈꽃송이
[동심의창]눈꽃송이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kmaeil86@naver.com
  • 승인 2023.02.02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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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송이

             서덕출 

송이송이 눈꽃송이
하얀 꽃송이
하늘에서 피어오는
하얀 꽃송이
나무에나 뜰 위에나
동구 밖에나
골고루 나부끼니
보기도 좋네

송이송이 눈꽃 송이
하얀 꽃송이
하늘에서 피어오는
하얀 꽃송이
크고 작은 오막집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나부끼니
보기도 좋네
 

 

서덕출(徐德出 1906~ 1940)은 울산이 낳은 동요시인이다. 그는 유복한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났으나 여섯 살 때 마루에서 굴러떨어지는 바람에 도우미 없이는 나들이를 못하는 척추장애인이 되었다. 그 때문에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어머니의 지도로 한글을 깨쳤는데, <어린이> 지에 「봄 편지」가 실리면서 동요시인이 되었다. 1934년 가을에 결혼하여 남매를 두었지만 몸이 약한 데다 신경통까지 겹쳐 고생하다가 짧은 생애를 마쳤다. 그를 기리기 위해 울산에서는 해마다 서덕출 창작동요제가 열리고, 서덕출문학상을 주고 있다. 


  불구의 몸이어서 바깥나들이 하기도 버거웠지만, 오히려 문학의 동력인 상상력을 키워주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꽃송이로 표현할만큼 티없는 동심이 아름다운 동요를 낳게 하였다. 하늘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나무, 들, 동구 밖까지 골고루 하얀 꽃송이를 뿌려준다. 대궐같이 큰집이나 작은 오막살이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뿌려주니 보기에도 흡족한 것이다.
  「어머니 은혜」와 「다람쥐」를 작곡한 박재훈(1922-2021)이 곡을 붙여 「봄편지」와 더불어 가장 널리 불리는 그의 동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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