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창]눈·꽃·새
[동심의창]눈·꽃·새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kmaeil86@naver.com
  • 승인 2023.02.10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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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 꽃 · 새 

            모기윤

하얀 눈 하얀 눈 
어째서 하얀가
마음이 밝으니 
하얗지

빨강 꽃 빨강 꽃 
어째서 빨간가
마음이 예쁘니 
빨갛지

파랑새 파랑새 
어째서 파란가
파란 콩 먹으니 
파랗지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월천(月泉) 모기윤(毛麒允 1912~1983)은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다 소천하였다. 192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눈·꽃·새」가 입선되고, 1934년 소년소설 「어머니를 찾으러」(동화지), 1936년 동극 「꽃피어라」(중앙일보)를 발표하며 아동문학가로 등단하였다. 해방후 서울대학교, 청주대학교, 수도여자사범대학 등에 출강하였고 한글학회 이사를 지냈다. 
 
하얀 눈, 빨강꽃, 파랑새 모두가 곱고 예쁜 것들의 조합이다. 월천은 식민지의 암울한 어린이들에게 밝은 노래를 부르게 하고 싶었다. 하염없이 내리는 흰눈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밝아진다. 흰눈 속에 피어나는 동백꽃의 색깔을 마음이 예쁘니 빨갛다고 했다. 빨간 꽃을 향해 날아든 파랑새를 향해서는 파란 콩을 먹어서 파랗다고 표현했다. 어린이가 선호하는 반복법과 대구법, 문답법 형식으로 동심 속에 파고든 단순 명쾌한 동요시이다. 

「눈·꽃·새」는 1931년 권태호(權泰浩 1903~1972)가 작곡하여 일제강점기의 어린이들이 많이 불렀고 지금도 애창되고 있다. 권태호는 ‘나리 나리 개나리’로 시작하는 윤석중의 동요시 「봄나들이」를 작곡한 성악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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