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우리 집 보일러 바꿀까요?
[환경칼럼] 우리 집 보일러 바꿀까요?
  • 성해인 객원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23.02.16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해인 객원기자
성해인 객원기자

[경인매일=성해인 객원기자] 전국 각지에서 친환경 보일러 전환 지원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환경부는 국비 342억 원, 지방비 228억 원을 들여 최대 52만대의 보일러를 교체할 계획이다. 이는 작년과 비교하였을 때, 약 35% 확대된 예산이다.

방침에 따라 친환경 보일러로 교환하면 일반 가정의 경우 10만 원의 지원금을, 저소득층의 경우 60만 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친환경 보일러는 저녹스 보일러를 일컫는다. 여기서 ‘저(低)녹스(NOx) 보일러’란 명칭 그대로 질소산화물(NOx)의 배출량이 적은 보일러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친환경 보일러는 일반 보일러에 비해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이 적고 이에 따른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보일러이다. 그렇다면 질소산화물은 무엇이며,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질소산화물(NOx)은 일산화질소(NO), 이산화질소(NO₂), 아산화질소(N₂O) 등 7여 종의 화합물로, 질소와 산소가 결합 된 형태를 나타낸다. 화학적으로 ‘연소’란 물질이 산소와 결합하며 열이나 불꽃을 내는 과정을 말하는데, 질소산화물은 이러한 연소과정에서 질소와 산소가 결합함으로써 발생한다.

이때 질소는 공기 중의 질소가스(N₂)나 연료 속의 질소성분 등으로부터 공급될 수 있다. 질소산화물은 보일러뿐만 아니라 자동차, 소각로, 항공기, 선박 등 연소가 발생하는 각종 공정에서 쉽게 배출된다.

이렇게 생성된 질소산화물은 대기 중에서 여러 화학반응에 관여한다. 대표적으로 이산화질소(NO₂)는 광화학반응을 통해 오존 및 광화학 스모그 전구물질을 생성한다. 대류권의 오존은 생명체에게 독성을 나타내며, 절연체, 나일론, 고무, 섬유와 같은 소재에 균열을 일으키기도 한다.

더욱이 질소산화물은 그 자체로도 유해성을 갖기 때문에, 배출된 질소산화물은 식물은 물론 동물과 인간에게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수많은 부상자와 건축·구조물의 손상이 발생하였던 로스앤젤레스 스모그 사건(Los Angeles smog accident)에서의 주원인은 질소산화물 및 탄화수소로 인한 광화학 스모그로 여겨진다. 

따라서 환경적인 측면에서 질소산화물의 배출을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친환경 보일러전환 지원사업 역시 질소산화물의 배출량 감소를 위한 노력 중 하나이다. 친환경 보일러는 저녹스 버너를 장착하여 질소산화물의 저감을 꾀하고, 방출되는 고온의 배기가스 열을 재활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결론적으로, 친환경 버너는 최대 약 80%의 질소산화물 감축 효과가 있고, 연간 최대 13만 원의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대기환경은 노력에 따라 개선될 수 있다. 과거 산업혁명이 일어난 직후, 무분별한 개발이 성행하고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많은 양의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 존재하곤 했다.

예를 들어, 대기 중 납(Pb)의 농도는 2000년 0.0934㎍/㎥에서 2013년 0.0391㎍/㎥으로 감소하였고, 동일 기간에 일산화탄소(CO)의 농도는 0.9ppm에서 0.5ppm으로 감소하였다(환경부 연도별 대기오염도 측정치 기준). 이처럼 오염물질들의 농도가 감소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오염원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배출가스에 납을 포함하는 연료는 이제는 엄격한 규제 아래 관리되고 있으며, 불완전 연소로 인해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의 경우, 효율적인 공정을 통해 완전 연소를 유도하거나 후처리를 통해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현재로 돌아와,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기오염물질은 질소산화물을 포함하여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이산화탄소(CO₂) 등이 존재한다. 

질소산화물은 산업 공정에서 빠질 수 없는 물질이며 관리 및 제어가 까다롭다. 그렇기에 더욱 다수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질소산화물의 제어는 단기간에 극적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겠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질소산화물도 납과 일산화탄소처럼 감축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그러므로, 친환경 보일러로의 전환은 더 나은 환경을 위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여유가 된다면, 한 번쯤은 환경을 위한 발걸음에 이바지하는 것은 어떨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