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밥상이 보약이다
[덕암칼럼] 밥상이 보약이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3.03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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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치맥’ 일명 치킨과 맥주는 최악의 조합이다. 차가운 맥주를 마시고 다시 뜨거운 치킨을 안주로 먹는 행위는 식도나 위장에 고형체로 굳어가는 기름기가 체온으로 다시 녹을때까지 혈관의 흐름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된다.

치킨은 기름에 튀겨 아무리 튀김옷을 입혀도 닭고기 자체에서 발생하는 기름에다 닭 껍질이 흐물거리며 달라붙은 기름기, 그리고 튀기는 과정에서 펄펄 끓인 기름까지 더하니 고소한 냄새는 식욕을 돋울지라도 곁들여 마시는 차가운 맥주는 위에 도착하기도 전에 최대한 허옇게 변하는 기름 덩어리를 만들게 된다.

이 정도 상식은 굳이 필자가 말하지 않아도 국민들 누구나 알고있는데, 왜 알면서도 분위기에 휩싸여 당연한듯 먹고 마실까. 특히 축구 한일전 경기라도 열리는 날에는 치킨 주문이 쇄도하면서 몇 시간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을 만큼 인기가 많다.

실제 의료계 전문의 조언을 빌리자면 뜨거운 기름기와 차가운 맥주를 같이 섭취할 경우 항문질환을 유발하기 쉬운데 항문 탄성조직이 변성되어 살덩이를 이루는 병으로 심해지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배변시 통증과 출혈 현상을 가져올 수 있으며 한번 걸리면 괄약근의 특성상 쉽게 낫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름기의 주요 정착지는 정맥인데 혈액순환의 흐름을 방해함으로써 변비, 설사, 스트레스, 피로감 등 현대병을 불러올 수 있다.

치질의 통증은 겪었던 사람만이 아는 질환으로 단 한명도 걸리고 싶어 걸린 환자는 없었다는 점이다. 그나마 초기에 잡으면 다행이지만 치명적인 합병증 전에 증상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가장 최선은 뜨거운 치킨을 먹은 후 차가운 맥주를 마시면 어떤 현상이 생길지 충분히 상상이 가는 만큼 예방이 최우선이라는 점이다. 될 수 있으면 그러한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다음 곱창에 대해 알아보자.

곱창은 육류 외에 부산물의 일종으로 곱창, 대창, 막창으로 구분된다. 소의 경우 사료를 먹고 어느 정도 소화액이 분비되어 삭힌 맛이 남이 있을 때 일명 ‘곱’이라 불리는 내장의 내용물을 곁들여 먹을 수 있는데 다음 단계인 큰창자 즉, 대창으로 갈수록 기름기가 많아 처음 굽기 전과 바싹 굽고 나서의 부피는 5배 이상 줄어든다.

물론 굽는 과정에서 줄어드는 부피는 소기름으로 바뀌고 구울수록 그 크기는 점차 줄어든다. 끝부분에 해당하는 막창은 소의 항문 직전에 해당되는 부위인데 이 부분 또한 쫄깃한 맛으로 애호가들의 입맛을 유혹하지만, 일반 식자재 매장에 가보면 재료비 대비 판매가격이 매우 높은 편이다.

전문 식당가에서 일명 코스트라고 불리는 식자재 원가치고는 여느 메뉴보다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실제로 서울의 곱창 전문식당 업주들이 독산동·마장동 우시장에서 구입하는 곱창 가격은 소비자 가격 대비 턱없이 비싼 가격에 팔리지만 건강과는 무관하게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치맥이나 곱창은 일반 서민들이 애호하는 외식 메뉴중 하나지만 과거처럼 먹고 살게 없어서 허덕이는 시대는 아닌 만큼 이제는 건강을 고려해 적절한 양과 질을 조절하는 게 좋다는 뜻이다. 끝으로 동태탕을 찾아보면 지리적으로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율이 세계 1위인 나라이자 어종의 다양함이 넉넉한 편이다.

가장 많이 소비되는 어종으로는 고등어, 오징어, 그리고 명태인데, 등푸른 생선 고등어가 몸에 좋다는 것은 인터넷 정보에 많이 떠돌아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오징어 또한 기후변화로 인해 동해보다 서해가 더 많이 잡히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명태인데 명태는 잡은 그대로는 생태, 얼리면 동태, 조금 말리면 쫄깃한 맛에 먹는 코다리. 바짝 말리면 국 끓이는 황태 또는 술안줏거리로 인기 높은 먹태, 북어 등 온갖 명칭으로 불린다.

특히 어린 명태는 노가리로 불리며 동해안의 대표 생선이었다. 1980년대까지 연간 어획량이 5만톤에 이를 만큼 국민밥상의 주역이었지만 1990년대 어획량이 급락했고 2007년부터는 2톤도 안될 만큼 희귀성 어종으로 전락했다.

한치 앞도 예상치 못한 노가리의 무분별한 어획, 기후변화로 인한 명태의 산란 불가, 이쯤 되면 해양수산부 담당 부서의 책임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다면 동네마다 성업 중인 동태, 생태, 코다리 식당에서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명태는 어디서 났을까.

생선 살은 물론 창자를 절여 창난젓, 알을 절여 명란젓, 끓이고 찌고 굽고 말려서 다양한 방법으로 섭취하는 명태는 대부분 일본이나 러시아에서 수입되는데 문제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을 최종 승인하면서 수산물 전체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명태 뿐만아니라 다양한 수산물이 국내산으로 둔갑해 시중에 팔렸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2022년 8월까지 일본산을 국내산으로 허위판매한 건수가 550건으로 확인됐다.

이익 대비 가벼운 솜방망이 처분에 매년 기승을 부리고 있는 원산지 표시의 무용지물, 사람이 먹는 식자재를 놓고 장난친 업체들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 한때 의정부 부대찌개가 명칭만으로 국격 추락의 이유가 된다며 언론에 부각된 적이 있었다.

미군부대 식당에서 먹다 남은 찌꺼기를 버리지 않고 가져와 동물에게 먹이는 죽처럼 끓여 먹던 시절이 있었다. 당연히 내용물에는 치즈 조각과 콩, 고기 부스러기, 햄 등이 섞어 있었는데 그 유래를 지금까지도 이어오면서 의정부 부대찌개가 지역 특산물 정도로 치부되어온 것이다.

뒤늦게야 언론의 뭇매를 맞고 쑥 들어갔지만 이런 형태의 아픈 사연을 안고 있는 게 어디 부대찌개 뿐일까. 한때 보신탕 이라 해서 복날이면 동네 개들이 소리없이 사라지고 뒷산 계곡에서 피범벅이 된 사체들이 즐비했던 시절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제 국민들이 먹는 모든 음식에 오로지 기름기 넘치는 맛만 따질것이 아니라 건강을 고려해 섭취하는 질적 향상이 막대한 의료비를 절감시키고 국민 개개인에게도 밥상이 보약이라는 점을 인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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