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돈의 기자수첩] 진실과 정의, 선악에 경종을 울리고 권력의 일탈과 전횡에 언론은 견제와 균형의 목소리를 내야
[이익돈의 기자수첩] 진실과 정의, 선악에 경종을 울리고 권력의 일탈과 전횡에 언론은 견제와 균형의 목소리를 내야
  • 이익돈 기자 mickeylee@naver.com
  • 승인 2023.03.14 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익돈 기자

얼마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이었던 (경기지사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 모씨(65)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상반된 언론 반응을 보았다.

아니, 예전 홍준표 대표의 잇따른 측근들의 검찰 수사 도중의 잇따른 극단적 선택 때에는 대부분의 언론이 검찰의 과잉수사를 비난했던 거와는 정반대로 이재명 대표를 은근히 또는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대표직 사퇴 요구나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고 압박을 가하는 분위기의 언론 기사가 훨씬 많이 눈에 띄었던 것이다. 

“이 분은 검찰에서 수사를 받았고 검찰의 압박 수사에 매우 힘들어 했다”, “없는 사실을 조작해서 자꾸 증거를 만들어서 들이대니 빠져나갈 길은 없고 억울하니 결국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것 아니냐?”라며 이재명 대표는 검찰을 비판하며,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이 억울한 죽음들을 두고 정치도구로 활용하지 마시라.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이냐? 수사를 당하는 게 제 잘못이냐?”며 강하게 항변했으나 언론의 포털에서 주목을 받지도 못했으며 기사화가 된 언론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에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검찰의 수사 방식은 사냥이다. 목표물을 정하고 목표물을 정하고 목표물이 잡힐 때까지 사냥은 멈추지 않는다”면서, “국가권력을 정치보복에 사용하면 그게 깡패이지, 검사냐?” 라며 검찰의 과잉수사를 강도높게 비난했지만 이대표의 이런 입장 표명은 언론에는 별반 보도되지 않았다. 반면에 “유서에 이재명이 거론되었다더라” “정치를 이제는 그만두시라 했다더라” 같은 식의 이재명 대표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듯한 언론 기사가 주를 이루었다고 알고 있다.

“그야말로 광기다.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라는 이대표가 검찰과 언론을 향해 직격탄을 날린 말에 공감하는 이들이 비단 민주당 지지자들이나 야당 지지자들 만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이런 안타까운 일이 이어지는 와중에 '이낙연계'로 불리는 윤 모 의원은 SNS(페이스북)에서 "이 대표 본인이나 주변에서 고인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있었다면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고 같은 당 대표를 향해 독화살을 날리기도 했다. 이 또한 ‘억울한 죽음’을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는 현실이라 여겨져 가슴 아프고 답답한 심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물론 본 기자와는 반대편 시각에서 바라보며 자기 신념으로 기사를 쓰는 기자 역시 엄연히 존중받고 또 함부로 비난을 받아서는 안되겠지만, 언론사와 데스크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휘둘리고 있지는 않는지 늘 기자정신으로 깨어 있어야 할 것이라 본다.   

한편 이 대표가 조문을 위해 11일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한 뒤 이날 오후 1시경 장례식장을 찾았으나, 오후 7시 40분쯤에서야 조문을 시작해, 오후 8시 5분경 조문을 마치고 귀가한 데에 대해서도 많은 언론들이 유가족의 반대로 조문을 못하고 따돌림을 받았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사실은 검찰의 부검 요구에 부닥쳐 유족이 이를 반대하며 부검을 거부하는 가운데 장례 개시가 늦어지게 된 것이 이대표의 조문이 늦어지게 된 주요 원인이라고 하니, 이게 사실이라면 일부 언론의 엉터리 가짜뉴스로 이대표에게 또 한 번 린치를 가한 셈이 아닌가 싶다.

“당의 총력을 다해 윤석열 검찰 왕국의 막무가내 행태를 저지하고 검찰 독재가 재림하는 것을 끝까지 막아 내겠다”고 더불어민주당은 밝혔지만, 검찰 뿐만이 아니라 언론의 개혁도 시급하다고 여겨진다. 언론의 편향되고 부정확한, 그리고 부정한 의도가 숨겨져 있기도 한 기사와 가짜 뉴스, 검찰이나 대통령실에서 흘려주거나 뿌려준 언론 기사 행태를 보면서, 한 사람의 기자로서 부끄럽고 안타까운 심경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사회의 목탁으로서 진실되지 못하거나 정의롭지 못한 일에, 또 선량하지 않은 일에 대하여 경종을 울리고 권력의 일탈과 전횡에 대해 견제와 균형의 목소리를 내어야하는 게 언론의 사명이자 본래의 역할이고 책임이 아닌가 말이다.

우익과 좌익 같은 퀘퀘묵은 이념 논쟁과 진보와 보수의 여야 정쟁에서 벗어나는 노력에 우리 기자들과 언론은 역사와 만족 앞에서 부끄럽지 않아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