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덕, 김성주 할머니,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찾아 반대입장 분명히 해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찾아 반대입장 분명히 해
  • 이익돈 기자 mickeylee@naver.com
  • 승인 2023.03.1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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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제3자 변제안'과,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대해강한 비판 입장 밝혀
- 국회에서 여야 공방이 거센 가운데 민주당은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뉴스핌)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뉴스핌)

[경인매일=이익돈기자]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가 제 3자 변제안에 대해 '거부'를 공식화했다.

강제동원 피해자지원단체와 법률 대리인단이 제3자 변제를 맡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찾은 것이다.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손해 배상을 하라고 판결한 강제 노동 피해자는 15명이고, 그 중 살아있는 세 분이 모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소송의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가 제 3자 변제안에 대해 반대하는 뜻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다” “세 분 모두 일본제철과 미쓰비씨중공업이 아닌 다른 '제3자'의 변제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법률적으로도 당사자의 동의 없이는 '제3자'가 변제할 수 없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라며 정부의 '제3자 변제안'과, 이를 맡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대해서 강한 비판의 입장을 밝혔다.

임재성 강제동원 소송 법률 대리인은 “이 채권에 붙어 있는 일본 제철, 미쓰비시 중공업이라는 그 채무자의 이름을 지우기 위해서 한국 정부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한편,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대표는 “재단 간판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아니라 일제 전범기업 지원재단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거꾸로 일을 하고 있다. 지금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어렵게 쌓아 올린 역사적 성과물을 완전히 뒤엎고 전범기업 명예 회복을 위한 기관으로 완전히 전락했다”라면서 입장을 밝혔다.

또 이국언 대표는 “외교부가 전화번호를 확보하기 위해서 직계 유족뿐만 아니라 사위 주소, 전화번호까지 확보해가지고 전화를 돌리고 이런 상황이다. 피해자들이 명백히 '만나고 싶지 않다'거나 '정부의 3자 변제를 받아들일 뜻이 없다'라는 것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추근대듯이 이렇게 하는 것은 저는 피해자 괴롭히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며 외교부의 처사를 비난했다.

외신에 따르면 하야시 외무상이 일본 중의원 안정보장위원회에서, “강제동원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발언한 가운데, '피해 배상 책임'만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피해'가 있었단 역사적 인식도 공유하지 않는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강제노동이 없었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해왔는데, 지난 1월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발언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보면 "당시 자유의사나 관의 알선, 징발로 일하게 된 노동자들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고, 이런 방식으로 제공된 노동은 '국제 노동협약'에 나오는 '강제노동'이 아니라고 본다"고 밝히며, 오히려 일본이 WTO 제소에 휘말린 피해자라는 주장까지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지지통신 역시 오는 16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새로운 사과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이 (대한민국에) 또 사과해서는 안된다'는 일본 보수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은 역대 내각이 제시한 입장을 계승하는 데 그칠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국회에서는 현 상황을 놓고 여야 공방이 거센 가운데 민주당은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일본 정부의 '망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일방적 양보’만 한 외교 참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야당의 ‘흠집내기’라며, 한일정상회담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일본은 하나도 양보하는 게 없고 우리 정부만 일방적으로 양보하고, 보답하고, 또 국민들에게 굴욕적인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다. 강제동원에 대한 해결 방안이라고 우리는 말하고 있는데 상대방은 아무런 부담을 하지 않다 보니까, 심지어 상대 국가에서 '강제동원은 아예 없었다, 자기들끼리 저런 것이다' 이런 망발을 하게 만들었다”고 발언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비판이 '흠집내기'라며 한일 정상회담의 결과를 보고 비판해도 늦지 않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서 일본 정부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조치도 얻어낼 계획이다. 국회를 비롯해서 우리 국민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낼수록 일본으로부터 큰 양보를 얻어낼 수 있으리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라며 여당의 입장을 애써 대변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조공 목록 작성에 정신을 팔 때가 아니다. 특히 일본에게 군사협력에 관한 백지수표를 상납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에 두고두고 큰 화근이 될 거라는 점을 경고한다”며 정부와 윤대통령에게 공세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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