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서재환
겨우내 소매 속에 감춘
우리 아가 뽀얀 주먹손
엄마 젖 더듬던 손
햇볕 한 줌 쥐고 있나
궁금증
한껏 부풀려 놓고
빈손 활짝 펴 보인다.
서재환(徐在煥 1961~)은 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에서 태어났다. 1986년 샘터 시조상으로 등단했고, 1988년 시조 「불국토기」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했다.
1997년 동시 「새 달력」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며 동시를 즐겨 썼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번갯불 한 덩이 천둥 한 덩이』, 『만약에 말이야』, 동시조집 『산이 옹알옹알』 등이 있다. 한국아동문학상, 우리나라 좋은동시문학상 등을 받았다.
서재환은 목련(木蓮) 봉오리를 아가의 뽀얀 주먹손으로 표현했다. 목련은 봄의 전령사이다. 시방(時方) 사방은 목련꽃이 한창이다. 박목월의 「4월의 노래」(김순애 곡) 허두는 ‘목련꽃 그늘 아래’로 시작된다.
엄정행의 가곡으로도 유명세를 탄 목련은 꽃을 피우기 위한 준비가 남다르다. 붓 모양의 꽃눈은 연갈색의 긴 털이 촘촘히 덮여 있어서 한겨울 추위를 견디기에 안성맞춤이다. 잎이 나오기 전, 가지마다 눈부시게 하얀 꽃을 피운 그 환한 모습을 ‘빈 손 활짝 펴보인다’라고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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