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덕암칼럼]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3.2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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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국어사전에 ‘3포 세대’를 검색하면 사회ㆍ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세대로 표기되어 있다.

사회적 흐름에 따라 다양한 신종 단어나 표현들이 여론에 등장하지만 이처럼 국어사전에 정식으로 등재된 것이라면 잠시 머물다 갈 단어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왜 연애, 결혼, 출산이 포기되어 가는지, 포기한다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그리고 대안은 없는지가 나와야 한다. 필자 개인의 사적 견해나 감정이 포함되면 갑론을박의 이견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공정성이 없을 수 있기에 오늘은 국어사전의 풀이를 인용하여 한 가지씩 짚어보기로 한다.

먼저 연애란 상대방을 서로 애틋하게 사랑하여 사귄다고 표기되어 있다. 여기서 상대방이란 이성 간에 교제를 의미하는데 교제란 서로 사귀어 가까이 지내거나 어떤 일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과 가까이 사귀는 것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어떤 일(?)이란 상호 간의 이해를 구하거나 대화 또는 신체적 접촉을 통해 특별한 친분관계가 형성될 때 사귄다고 말하는 것이며 흔히 남친 또는 여친이라고 표현된다. 그런데 연애에서 느끼거나 얻을 수 있는 건 이성 간의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정신적 행복감, 육체적 쾌락 등 2차적인 사생활이 겸비되는데 왜 이런 연애를 포기하는 것일까.

많은 의견들이 있지만 경제적, 사회적 제도의 변화, 교제 중에 발생하는 사고방식의 차이 등 다양한 조건들이 맞지 않아 연애 감정이 식어가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령 시대 변천에 따른 연애의 희소성이 그러하다.

한번 관계를 맺고 사귀게 되면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많은 커플들이 결혼으로 이어지거나 오랜 기간 연인관계를 유지하는 과거와는 달리 남성 중심의 리드가 양성평등으로 인한 선택의 폭이 없어지면서 연애 기간도 짧아지고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남성 중심의 연애 주도권이 자칫 여성 인권유린으로 이어지자 오랜 기간에 걸쳐 불만은 태산처럼 공감대를 형성했고 누구든 불만 붙이면 활활 타오를 수 있는 발화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일명 ‘페미니즘’이란 용어를 보면 성별에 의한 차별을 없애고 여성의 사회, 정치, 법률상의 지위와 역할의 신장을 주장하는 주의를 뜻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오랜 세월 여성을 대상으로 쌓인 억압의 세월이었다면 신중한 검토나 사회적으로 의견을 수렴하여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함에도 마치 저수지 둑이 터진 것처럼 한꺼번에 터트려 놓은 게 문제였다.

급작스러운 해방은 자유가 방종으로 변질되게 만들었고 일부 여성들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권리 주장에 인륜의 근본마저 팽개치는 극단적인 언행까지 서슴지 않는 선을 넘나들었다. 물론 성의 자유와 개방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 통제선이 없었다.

과거처럼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라며 수줍어하던 모습이나 나름 꽃으로 상징되어 제자리에서 벌·나비를 불러들이는 향기는 옛말이 되었고 꽃으로 표현하는 자체도 성차별로 치부되는 시대로 변해버렸다.

이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조차 여차하면 성추행, 성폭행 등으로 여권신장의 안전장치가 아니라 공격수단으로 변모하는 시대가 됐다. 오히려 남성의 경제적, 육체적 능력이 시원찮으면 언제든 짤릴 수(?) 있을 만큼 여권은 신장됐다.

종족번식의 욕구는 수컷의 본능이자 신이 쾌감을 더해 준 덕분에 번식은 날로 그 수를 더했다. 인간 또한 모든 동물과 동등하게 암수를 구분하여 짝을 짓게 하고 성교를 통한 임신과 출산이 지금의 70억 인구를 만들었다.

이러한 자연의 순리가 근본적으로 뒤집어지는 것이다. 과거 조선시대로 거슬러 가면 여성들이 오히려 더 귀한 대접을 받았다. 대감은 마님께 반말을 하지 않았고 성범죄는 더욱 엄하게 다스려졌으나 지금처럼 꽃이 뿌리째 벌·나비를 쫓아 다니거나 수틀리면 연애, 임신, 출산을 기피하는 시대는 아니었다.

거슬러 올라가면 대한민국이 전쟁이후 정치적 과도기를 겪으며 암울한 근대화시절에 여성들의 인권이나 사회적 지위가 많이 불리했던 건 사실이다. 이를 해결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정치권이 검증이나 절차 없이 표를 얻는 도구로 사용한 부작용이 지금의 현주소인 것이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더 힘들어진 여성들이 많다. 약자 보호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도 사라졌고, 성범죄의 가해 여지가 다분해지자 아예 원인 제공의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 당연히 챙겨야할 환경조차 배제시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무슨 결혼을 할 것이며, 결혼과 출산은 도미노처럼 연결되어 있는데 연애 상황을 최악으로 만들어 놓고 결혼과 출산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이제 여기서 더 가면 어떻게 될까.

진정한 평등이란 페미니즘이나 반페미니즘으로 남녀간 대립을 초래하여 그 분쟁의 잿가루로 당선의 불씨를 얻을 게 아니라 자연스런 연애의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지난 1월 26일 여성가족부가 사전에 공개했다가 취소한 법 개정안이 그러하다.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더라도 동의를 구하지 않은 성관계를 강간 성립으로 규정하겠다는 것이다. 정식 명칭은 제3차 양성평등기본계획에 포함된 비동의 간음죄 개정 검토라는 것인데 이미 2015년부터 추진되어온 바 있다.

핵심만 논하자면 남녀가 상호 동의하에 관계를 맺었다 하더라도 관계 도중이나 관계 후 마음이 변하면 언제든 남자는 범죄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오로지 여성의 기분에 거슬리지 않아야 하고 수틀리면 그 대상은 누가 될지도 장담하지 못하는 시대로 가겠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취지는 여성의 의사에 동의도 없이 강제로 당할 경우를 막자는 것인데 이게 이현령비현령이 된다는 것이다. 이제 남편도 아내가 거절하면 가까이 못하는 시대가 되었는데, 이를 무시하면 성범죄가 되는 것이고 여성가족부 개정안대로라면 이성교제 또한 관계를 맺기 전에 공증을 서거나 녹음을 해 두어야 한다.

그것도 상대의 허락하에 녹음해야지 아니면 법적 효력이 없게 된다. 이러시면 아니 된다고 해도 슬며시 밀어 5남매·7남매를 낳고 지금의 국가 부흥기에 주력 인재들을 출산했던 과거의 모든 남성들은 그나마 때를 잘 타고난 것이다.

안 그래도 출산율 세계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선거때 표를 담보로 무출산 운동을 벌여 대를 끊어 놓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시대가 됐다. 이제 그 결실은 10년 안에 학교의 절반이 문을 닫고 30년 후 거리에 늙은이만 넘쳐나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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