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예측 가능한 미래 대안은 없을까3
[덕암칼럼] 예측 가능한 미래 대안은 없을까3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4.13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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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지금의 젊은층이 노년층을 학대할 명분이 늘어났다. 안 그래도 연륜에 대한 예의가 실종되고 모든 사회적 위치는 돈이 잣대가 되어가는 상황에 고갈되는 국민연금은 가난한 후손들에게 원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

2023년 현재 정치권이 국민연금의 소진을 충분히 짐작했음에도 아무런 대안없이 방관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것이다.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보다는 한 표라도 더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마련했고 그에 동조한 유권자들이 그 타깃이다.

지금의 여야 분열이나 특정 정치인들이 쥐고 흔드는 국가의 현주소가 훗날 후손들에게 분노의 표적이 되어도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지만 감히 누구 하나 나서 이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당장 국민연금부터 살펴보자. 국민연금이 개혁 없이 현행 제도대로 유지될 경우 2041년부터 적자가 발생해 2055년엔 기금이 바닥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인으로는 저출산·고령화 심화와 경기 둔화로 예상보다 빠른 적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생산연령 인구 감소로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어드는 반면 제도 성숙과 고령화로 수급자 수는 늘면서 가입자 수 대비 노령연금 수급자 수를 나타내는 제도부양비는 올해 24%에서 2078년 143.8%까지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미래 후손들 1명이 1.43명의 연금을 내줘야 하는 형국이다. 지금은 월급에서 6%정도만 내면 회사가 절반을 내주는 정도지만 55년 뒤에는 월급의 35%까지 내야 한다. 현재 10살 어린이가 65세가 되면 감내해야 할 미래의 상황이다.

당장 2년 후인 2025년부터 보험료를 18%가량 내야 한다. 연금 개혁이 없으면 1990년생인 현재의 33살부터는 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연금개혁은 전체적인 판을 다시 짜는 것과 같다.

현재는 돈을 내는 가입자가 소득의 9%를 내지만 받는 자는 52.5% 수준이다. 물론 가장 큰 원인은 돈을 버는 사람이 2023년 0.78명의 출산율에 준한다면 2024년에는 0.7명으로 점차 줄어들고 반대로 수명은 올해 84.3세로 2070년에는 91.2세까지 늘어나 돈을 받아야 할 사람은 늘어날 전망이다.

계산상 65세 이상 연금 수급자 비율이 올해 44%지만 47년 뒤인 2070년에는 84.2%에 도달한다. 분명히 오고야 말 미래의 자화상이 매우 어둡다. 별일 없이 연금을 받을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죽어라 벌어도 노인들 뒤치다꺼리만 하게 된다면 과연 그때까지 관련 법규가 지금의 룰을 그대로 유지할까.

밥만 축내는 노인들에게 지금처럼 온갖 복지혜택을 마련해가며 노년층을 우대하는 정책이 유지될까. 필자는 지금보다 훨씬 냉정하고 이기적인 법률이 제정되어 노인이 애물단지가 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금 납부액을 증가하면 해결되겠지만 과연 지금의 어린이들이 성장해 정치권력을 잡았을 때 이 같은 상황을 이해하거나 부과하는 대로 각종 연금을 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기금 소진은 사전에 예상할 수 있는 사회복지 제도의 허점이다. 현재 연금은 10년 이상 보험료를 내면 만 62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수급 연령이 단계적으로 상향되면 향후 만 65세가 돼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지금 MZ세대가 국민연금을 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줄 모르겠다는 하소연이 벌써부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북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서울 이전을 포함해 다각도로 대책을 마련하라고 언급했다.

하루 아침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 국민연금의 미적립 부채란 연금을 받는 사람이 평균 수명까지 살 경우에 지급할 연금 추정액과 현재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의 불입 기간에 대해 법적으로 지급할 연금 추정액을 합쳐서 계산한 것이 연금 충당부채다.

이런 충당부채에서 적립기금을 뺀 금액을 미적립부채라고 한다. 연금 지급액이 부족하면 후대세대가 세금이나 보험료를 내서 채워야 한다. 이를 잠재부채라 하는데 국민연금의 충당부채는 계산조차 되지 않은 채 철저한 비밀에 부쳐져 있다.

국민연금이 수급자와 가입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충당부채는 2021년 현재 약 2500조원에 달한다. 지금 보관하고 있는 연금액 950조를 빼면 지급해야 할 돈은 약 1550조원이 모자란다.

국민연금법 제3조 2에 국가는 연금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기금 소진의 가장 큰 이유인 저출산 현상까지 국가가 책임질 수 있을까.

지금의 정책 입안자들이 나이가 들어 대·소변도 못 가릴 처지에 놓이면 과연 그들에게 왜 무책임한 정치를 했느냐고 따진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대안이 있다면 기금 고갈시 현재의 적립방식에서 그 해 낸 돈으로 그 해 연금지출을 하는 부과방식으로 변경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미 선진국에서도 유사한 과정이 있었으며 한국 또한 별다른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대안을 어필하자면 대략 이러하다. 가장 먼저 쓸데없는 저출산 예산부터 전액 삭감해 현실적이고 필요한 분야에 편성해야 한다.

이미 저출산은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안고 있는 숙제다. 돈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연금 고갈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이기도 한 저출산은 여성가족부의 비동의 성관계를 폭력으로 규정하자는 대목부터 벼룩을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거기에 대통령선거 당시 무출산으로 대를 끊어놓을 것이라는 가임 여성들의 격렬한 의지는 여야를 떠나 망국으로 가 보자는 협박이나 다름없는 실정이다. 이 부분에 대해 강력한 법률적 책임과 함께 출산에 대해 보다 확실한 복지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대안은 노년층에 대한 사회복지를 몇 푼의 용돈에 쓸데없이 잡초를 뽑거나 학교 앞에 초록색 조끼 입혀 깃발 들고 있게 하는 것보다 연륜에 따른 경륜을 살려 철학, 사회경험 등을 미래 세대들에게 정신적 자산으로 교육시키는 윤리교사로 채용하여 우리 민족의 혼과 얼을 살리는 역할을 맡겨야 한다.

물론 강사비를 제대로 지급하여 긍지와 자신감을 높이도록 격려해 드려야 한다.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공존할 수 있음에도 엉뚱한데 예산을 퍼붓고 헛짓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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