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평사, 불교 최대 법회 수륙대재 봉행
영평사, 불교 최대 법회 수륙대재 봉행
  • 이시은 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23.04.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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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와 조선시대 전통방식대로 진행…지화와 천불 명호 깃발, 범패, 나비춤 등 불교예술의 정수로 평가
영평사 수륙대재에서 신도들이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영평사 수륙대재에서 신도들이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경인매일=이시은 인턴기자] 세종시 장군산에 위치한 영평사가 지난 15일 불교 최대 법회인 수륙대재를 봉행했다.

천불(千佛)의 명호(名號)를 써 내린 1000개의 깃발, 번(幡)이 속진(俗塵)을 씻어내듯 나부끼며 이른 아침부터 사부대중을 맞이했다. 

목단, 작약, 다리화, 연꽃 등을 형형색색 한지로 만든 지화(紙花)로 장엄한 도량에서 영평사가 봉행한 수륙대재는 천지명양수륙무차평등대재(天地冥陽水陸無遮平等大齋)를 줄여 부르는 불교의식이다.

법회 규모가 크다 보니 단일 사찰이 수륙대재를 봉행하는 것은 엄두를 내기 어렵고 보기 드물다. 영평사 주지 환성스님의 발심(發心)으로 봉행한 이날 수륙대재는 준비에만 몇 달이 걸렸는데, 영관스님이 천불 명호를 직접 썼으며 지화장(紙花匠)과 신도 등 10명이 3달 가까이 한지에 천연염색으로 물을 들여 지화(紙花)를 만들었다고 한다.

수륙대재는 법회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무 차별 없이 누구에게나 공덕이 미치게 하는 대규모 불교의식이란 점에서 종교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수륙대재는 불교 의식에 여러 전통문화적 요소가 들어있다는 점에서도 문화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는 법회다. 수륙대재는 문화예술적 측면에서는 불교 종합예술인 셈이다.

영평사 수륙대재 역시 불교의식음악 범패, 불교의식무용 나비춤, 바라춤, 지화(紙花), 괘불탱화 등 전통문화예술 장르를 다양하게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찾을만하다.

환성스님은 “수륙재란 위로는 부처님으로부터 아래로는 지옥의 중생까지 모두 차별 없이 공양하는 불교 의식이다. 모든 생명이 한자리에 모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깨달음을 서원하며 자신과 이웃이 현생에서 복을 누리고 내세에는 왕생을 발원하는 법회”라고 말한다.

이날 수륙대재는 전통방식대로 봉행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부처가 타는 가마인 연(輦)이 일주문에 나가 영혼을 부르는 시련(侍輦)과 대령(對靈) 의식으로 시작해 부처와 불보살을 모시는 상단, 보살을 모시는 중단, 영가를 모시는 하단, 수륙재가 열리는 것을 알리기 위해 말을 탄 사자를 청해 공양을 올리는 사자단(使者壇), 불보살과 고혼들이 수륙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늘 길을 열기 위해 다섯 방위를 맡은 오황제를 청해 공양을 올리는 오로단(五路壇), 말이 쉴 수 있는 마구단 등 8개 단을 설치해 법계의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의례를 올린 것은 고려와 조선시대 왕실이 주관한 의식 절차에서 전승돼 온 것이다.

영평사가 국태민안과 세종시민 안녕을 위해 연 수륙대재는, 법복을 입고 참여한 신도들이 물고기 1000마리를 도량 내 연못에 놓아주는 방생의식으로 회향했으며 윤년이 드는 해에 다시 봉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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