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창] 봄 아침 멧새 소리
[동심의창] 봄 아침 멧새 소리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kmaeil86@naver.com
  • 승인 2023.04.28 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봄 아침 멧새 소리

                           권오순

꽃바구니에 담아
창가에
걸어 두고 싶다.

수정 쟁반에
또그르르……
굴려 보고 싶다.

옥항아리에 꽂으면
하이얀 방울 꽃내음
풍풍 솟겠다.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권오순(權五順, 1919~1995)은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은 후 학교 에 다니지 못하고 집에서 어린이 잡지를 읽으며 독학하였다.

1937년 <소년> 5월호에 동시 「하늘과 바다」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이후 <아동문예>에 여러 편의 동시를 투고하였는데, 잡지가 폐간되면서 발표되지 못하였다.

1937년 중국 룽징(龍井)에서 발간된 <카톨릭 소년> 5월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슬’로 시작되는 「구슬비」가 실려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해방 후 월남하여 천주교회에서 세운 고아원에서 보모로 봉사하면서 평생을 독신으로 살다, 말년에는 제천 백운동 성당 근처 오두막집에서 살았다.

대표 작품으로는 동요·동시집 『구슬비』(1983), 동시 선집 『새벽숲 멧새소리』(1984), 동요·동시집 『무지개 꿈밭』(1987), 동시집 『가을 호숫길』(1990) 등이 있다. 새싹문학상(1976), 이주홍아동문학상(1991) 등을 받았다. 충주호반에 가면 그의 시비 「구슬비」를 만날 수 있다.

봄이 되면 새소리도 더욱 맑고 청아하다. 그 고운 새소리를 꽃바구니에 담아 창가에 걸어두고 싶어한다. 봄날 아침의 멧새소리는 꽃바구니와 수정 쟁반, 옥항아리를 만나 '퐁퐁' 솟아오르는 '꽃내음'으로 확산한다. 소리(청각)가 냄새(후각)로까지 승화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