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 방미에 갈라진 정국... 與 "안보 강화" vs 野 "실리 내줘"
국빈 방미에 갈라진 정국... 與 "안보 강화" vs 野 "실리 내줘"
  • 윤성민 기자 yyssm@naver.com
  • 승인 2023.04.2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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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박홍근 원내대표(좌)와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우)/뉴스핌
27일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박홍근 원내대표(좌)와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우)/뉴스핌

[경인매일=윤성민기자]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두고 여야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간호법 개정안과 더불어민주당의 쌍특검(김건희 여사 특검, 50억클럽 특검)등 이견이 산적한 상황에서 자칫 새로운 갈등의 물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투자유치가 "초라하기 그지없다"고 혹평하고 "의전과 환대를 대가로 실리를 내 준 회담"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같은 공세에 "외교 폭망을 바라는 인디언 식 기우제"라고 맞섰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은 넷플릭스를 포함해 미 기업의 투자 규모가 59억 달러에 이른다고 홍보했지만 한국 기업들이 바이든 정부 들어 133조5000억원(1000억달러)을 투자했다며 미 행정부가 선전해온 것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결과"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반도체법,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산업 규제는 당장 우리 경제와 직결된 문제"라며 "하지만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반도체법과 IRA법에 불안해한다'는 기자 질의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이 잘 되는 것이 미국의 압도적 이액에 부합한다'는 모호한 회피성 답변만 내놨다"고 언급했다.

그는 "기밀 정보 제출, 초과 이익 공유, 중국 투자 제한 같은 독소조항에 대해 우리 기업이 최대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얼마나 노력했는지 등에 아무런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국가경쟁력, 나아가 대한민국 경제를 좌지우지할 핵심적이고 중차대한 사안이기에 민주당뿐 아니라 기업·국민들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인데 윤석열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얻은 것이냐"고 비판했다.

강경한 입장도 나왔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화동의 볼에 입맞춘 것을 '성적 학대'라고까지 주장했다. 장 의원은 "미국에서는 아이가 동의하지 않은 경우 입술이나 신체 다른 부분에 키스하는 것은 성적 학대 행위로 간주된다"며 "이런 행위는 심각한 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를 신고하는 핫라인도 있다"고 강경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이 한미동맹의 기반을 튼튼히 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자유민주주의라는 공통 가치를 바탕으로 70년간 이어온 한미동맹 기반을 보다 튼튼히 하고 더 큰 미래로 나아가도록 결속을 다진 회담이었다"며 "특히 북핵에 대응해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이번 워싱턴 선언은 한반도와 동아시아 안정을 위한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한미정상회담을 평가절하하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 비판키도 했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정권 당시 하지 못한 국빈방문이 못마땅하기라도 한 것 처럼 비난에만 열을 올린다"며 "트집 잡기에만 혈안이 된 민주당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장경태 의원의 '성적 학대'발언을 비판하며 "대한민국 대통령을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자로 몰아가는 '외교적 자해행위'라면서 "윤 정부의 외교가 망하기를 바라는 인디언식 기우제를 지내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저급한 정치는 그만 두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여야의 공방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국민도 적잖다. 화성시 봉담읍에 거주하는 시민 A씨는 "양곡관리법에 이어 간호법, 쌍특검 등 여야의 충돌이 이렇게까지 심한 시대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면서 "대선때부터 시작한 '비호감 정치'의 끝이 이런 수준낮은 공방인가"라고 반문했다.

경기도 안산시에 거주하는 시민 B씨 또한 "방미를 두고 여러 이견이 있을 수는 있으나 방미조차도 싸움거리가 되는 정치세태가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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