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윤석열 대통령에게 고함
[덕암칼럼] 윤석열 대통령에게 고함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5.0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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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에는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지만 이 조항을 신뢰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필자 또한 언론인이기에 앞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행정적으로 보자면 일반 국민 위에 반장, 이장, 통장, 동장, 군수, 시장이 있고 도지사 장·차관, 국회의원이 있으며 일반 국민은 최고 주권자가 아니라 최하위층에서 세금내고 교육, 국방, 납세, 근로의 4대 의무를 관련법에 따라 수행해야 하는 국가의 구성원에 불과하다.

물론 헌법에 보장된 다양한 권리가 있지만 이를 누리기에는 현실적으로 돈과 권력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 것이지 서민들 입장에서는 글자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무릇 사람의 본능은 있을 때 모르고 없어봐야 그 귀함을 알 수 있듯이 불과 70년 전만 해도 전쟁의 폐허에서 배라도 곯지 않으면 다행이었고 앞서 113년 전부터는 일제강점기 36년간 우리 말과 글도 못 쓰는 과거가 분명히 있었으니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이야 온 세상이 천국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작금의 상황을 보면 온통 불행하고 힘들며 극단적 선택의 폭이 증가하고 있으니 인간의 욕심이나 행복과 불행의 기준은 어디에 비교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이쯤하고 오늘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조언과 격려를 하고자 한다.

신분으로 보자면 감히 고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지만 앞서 거론한 주권자로서 행정기관의 수장에게 할 수 있는 말이니 이를 법률적으로 엄히 다스린다면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다. 최근 국론은 양분되어 더불어민주당의 깎아 내리기와 국민의힘이 옹호하는 분위기 지배적이다.

이제 옳고 그른 것이 문제가 아니라 누가 윤석열 대통령 편이고 누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편이냐를 두고 목소리를 높이는 세상이 됐다. 언제부터 일반 백성이 임금의 언행을 술안주 삼을 수 있었는지 그 연혁은 알 수 없으나 상대편에 대한 성토에 있어 사실 확인이나 각자의 주관보다는 여론에 휩쓸려 말들을 너무나 함부로 한다.

말은 칼이나 창보다 더 위험해서 육신처럼 치료도 할 수 없는 것이고 주워 담을 수도 없는데 책임지지 못할 말들을 참으로 쉽게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성세대가 일국의 대통령을 동네 강아지 부르듯 함부로 입에 올리면 잘 해도 배울까 말까인데 자라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이며 답습된 불손함이 대를 이을 경우 무슨 대우를 받으려고 그러는 것일까. 자고로 사람은 말을 조심해야 한다.

필자는 어느 정당의 편도 아니고 오로지 국민을 잘 섬기고 행복하게 노력하는 정치인을 칭찬하는 것이 소임인데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일본에게는 무릎 꿇고 미국에게는 반러·반중 효과만 남겼다며 지식인들의 시국선언 발표는 물론 여론조사 발표에서도 지지율은바닥을 보이고 있다. 당장 끌어내리라고 난리치는데 하야한다면 그 다음은 새로 뽑을 것인가.

아니면 간발의 차로 낙선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올릴 것인가. 몇 %차이든 공직선거법에 따라 민주주의 방식으로 선택된 지도자다. 지도자는 귀를 열어야 하고 언론은 직언을 아끼지 않아야 하며 그러한 보편적 책임의식이 성장할 때 국민이 편해 지는 것이다.

같은 사안, 사물이나 사건이라도 견해에 따라 얼마든지 편견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고 현재 윤석열 대통령이 잘했다는 뜻은 아니다. 취임 1년을 맞이한 족적을 보면 참으로 휘청거린 발자국과 국정 방향의 명확한 선이 없었다.

당당한 당선이 아니라 가까스로 겨우 얻은 권력이다. 당연히 반대표를 던졌던 국민들과 야당, 그리고 각 분야에 대해 공약한 부분들을 차분히 살펴 말과 행동이 일치했어야 한다. 그래도 신뢰를 얻을까 말까인데 대화나 소통은 물론 손조차 내밀지 않았던 1년이었다.

오로지 문재인 정부의 탓으로 돌리며 이태원 사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나 책임소재도 없었다. 걸핏하면 전면전, 선제타격 등으로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했고 친미 정책의 주도적인 역할로 개인의 인기는 얻었을지라도 팽팽한 국제사회에서 어느 한쪽은 명확한 적국을 만들었다.

리더는 소신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적절히 두루뭉술하게 여지를 남겨두는 융통성도 필요한 것이다. 시기적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다시 기지개를 켜야 할 때가 왔지만 이를 비온 뒤에 땅이 굳는 터닝 포인트의 지혜로 활용하지 못하고 야당 탓하기에 바빴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요직에 측근을 심어 관리하는 것은 부득이하나 그것이 과도하면 ‘인사가 만사’라는 원칙을 어기게 된다. 그러니 검찰공화국이란 말을 듣게 되는 것이다. 곳곳에 유능한 인재들이 차고도 넘치는데 당장 눈안에 들고 손에 잡히는 인물들로만 채우니 前 정부와 다를 게 무엇인가.

천년을 누릴 것 같은 임기는 5년 밖에 안 되며 이제 남은 4년 또한 할만하면 종료되는 것이 권력이다. 대안을 제시한다. 정치는 권력이고 권력이 깨어있는 국민들 눈치를 보는 세상을 만들면 되는데 그것을 막는 게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다.

하늘과 땅 차이 같지만 국회출입하면서 느낀 감정을 전하자면 권력은 한낱 맥주잔의 거품과 같다. 진정한 권력은 국민에게 있는데 이를 깨우치지 못한 이유이며 깨어나는 데는 대단한 학력이나 엄청난 지식이 필요하지도 않다.

문제는 왜 깨어나야 하느냐인데 우리 민족의 혼이 희미해지니 모든 게 무감각해지고 먹고 자고 싸는 본능을 채우기에 급급한 것이다. 당장은 내 한 입만 먹고 살면 그만인 것 같지만 자라는 후손들까지 지금처럼 살게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제 1년 남은 총선. 화려하게 반복되는 정당의 말잔치와 지역감정, 공천은 당선이라는 방정식이 안 먹히는 세상을 만들면 된다. 언제까지 국민이 개·돼지라는 말을 듣고도 분노할 줄 모르는 불감증 환자가 되어야 할까.

어려울까. 안 되는 일일까. 아니다. 선거때 공보물의 짜여진 틀속의 홍보에만 의존하지 말고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서 한번만, 딱 한번만 주권자의 진면목을 보여주면 공천이 아무런 의미 없음을, 대통령이 국민 아래 있음을 알게 해주는 실천이고 그 실천은 우리 민족의 미래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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