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역사가 남긴 교훈
[덕암칼럼] 역사가 남긴 교훈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5.11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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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돌고 도는 역사는 고증을 남긴다. 부패한 정치가 극심하면 백성이 들고 일어나고 종래에는 의병이 삽이나 곡괭이 대신 총을 들게 되며 관군과 전쟁을 벌이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남의 일일까. 영화의 한 대목일까.

아니다 현실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29년 전인 1894년 5월 11일 대한민국 영토에서 일어난 민중 혁명이었다. 조정은 며느리 민비와 시아버지 흥선대원군이 권력을 두고 엎치락 뒤치락 하던 시절이었고 중간에 어설프게 끼인 고종은 줏대도 없이 마누라와 아버지 사이에서 이렇다 할 중심을 잡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나라 꼴이 이러니 먼저 해먹는게 임자였고 지금으로 치자면 정부 예산은 먼저 편성하는 것이 임자인 것이나 진배없었다. 중앙이 이러면 지방도 보란 듯이 부패한다.

당연히 그 당시 전라도 고부군수 조병갑의 불법 착취와 동학교도 탄압에 대한 불만이 조선 봉건사회의 억압적인 구조에 대한 농민운동으로 확대되어 전라도·충청도 일대의 농민이 들고 일어난 혁명인데 청·일 양군의 기세에 눌려 실패한 것이다.

여기서 동학이란 무엇일까. 몰락양반의 후예이자 서자였던 최제우는 당시 사회에서 입신 출세할 수 없는 자신의 상황을 한탄하면서 40세가 될 때까지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가 1860년 4월 5일 전통적인 무속에서의 신병체험과 유사한 일종의 강신체험을 통해 한울님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었다.

이런 인정으로 한울님을 마음에 성심껏 모시는 것이 바로 도를 깨우치는 것이 동학이다. 이런 논리를 한문으로 펼친 것이 동경대전이고 한글로 쓴 것이 용담유사다. 지금처럼 여당 야당으로 갈리면서 국민들의 경제적 상황이 도탄에 빠질 때 한줄기 희망 같은 논리나 마찬가지다.

태평성대에 굶주린 백성들은 이 논리의 매력에 충분히 빠져 들 수밖에 없었고 이런 분위기는 점차 확산되어 요즘 말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부패한 권력과 낡은 폐습으로 불거진 당연한 결과였다.

권력층은 최제우를 백성들이 들고 일어나는 원인으로 단정하고 처형해 버렸다. 상황은 기름이 불을 붙인 것이나 진배없었다. 최제우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보려는 운동이 확산되면서 2대 교주 최시형을 비롯한 많은 동학교도들은 1890년대에 본격적인 교조신원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동학교도의 정당한 종교 활동을 힘으로 누른 결과는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뉘어 졌다. 1894년 전라북도 고부에서 일어난 농민봉기가 기점이 되어 갑오농민전쟁이 일어났고 함께 참여했던 동학교도에 대한 정부의 무차별한 공격으로 전쟁은 규모가 커지게 됐다.

처음에는 동학교도와 농민군 측이 승리하는 듯 했으나 청나라와 일본이 가세하자 패한 것이다. 이후 1900년 손병희를 제3대 교주로 내세워 천도교라는 합법적 교단으로 등장한 것이다.

최제우가 창시한 동학의 개념은 인간의 존엄성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데 당시 가난한 농민들은 조선 말기 세도정치와 탐관오리들의 수탈에 시달리고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세계를 찾아 나서듯 자연스럽게 동학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서양의 천주교가 서학이라는 이름으로 조선사회에 들어와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서학의 침투에 대항하는 한편 새로운 이상세계의 건설을 목표로 하여 등장한 것이 동학이었다.

자국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의 군대를 끌어들여 살육전을 벌인 사건이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훗날 청일 전쟁의 빌미가 되었고 일제세력이 조선 땅에 발판을 다지게 된 기초가 된 것이다.

필자는 오늘 동학혁명의 원인이나 패전에 이르는 과정, 당시 조정의 권력유지방법 등에 대해 논하자는 게 아니라 참으로 쓸만한 인재들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늘려 숨조차 쉬지 못하고 정계진출은 꿈도 못꾸며 당시의 관료들이 백성을 수탈하였듯 지금도 온갖 방법으로 이리저리 해먹는 폐단을 뿌리 뽑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는 것이다.

현대판 녹두 장군 전봉준이 나타나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대한민국이 골병이 들어 점점 맥을 놓는 위기를 넘겨주길 바랄 뿐이다.

차라리 우크라이나처럼 러시아와 한판 붙었다면 지원이나 받을 수 있지만 일자리는 하나 둘씩 외국인근로자에게 남겨주고 게으름은 극치를 달려 아예 일하려 들지 않으니 복지로 길들여진 나태함은 암이나 코로나19보다 더 위험한 중병상태로 몰고 가고 있다.

국가는 멀쩡한 것 같아도 가정은 붕괴되며 여자는 건강해도 아이를 낳지 않으며 남자는 국방을 희생으로 여기는 경향이 도처에서 발견된다. 법은 있어도 도덕은 상실하여 이치는 법대로 따져도 윤리는 따질 여지조차 제공되지 않는다.

배고파 죽겠다는 국민이 배불러 죽겠다고 아우성치는가 하면 늙어가는 국민들의 평균연령에 대해 현실적인 대안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제 이 나라에 필요한 건 강력한 지도자의 등장이다.

상대가 부패한 관료가 아니라 썩어가는 국민성을 회복할 강력한 리더십의 지도자가 선출되어 정직하고 성실한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산모가 출산 후 미래를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막대한 국방비로 무기를 구매한다고 강대국이 아니다. 지구촌 어디에서도 흉내 내지 못할 우리민족만의 장점을 살려 문화적 강국이 현실적 천국임을 보여줄 수 있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현대판 전봉준 장군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번영시킬 해결방안이다.

2024년 총선에서 누군가 혜성처럼 나타날 것이고 4년 뒤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 인륜을 바로 세우는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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