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안성시의회 보훈수당 예산 편성놓고 치킨게임, 유일한 중재자 김학용 의원 뿐
안성시+안성시의회 보훈수당 예산 편성놓고 치킨게임, 유일한 중재자 김학용 의원 뿐
  • 진두석 기자 dsjin6@hanmail.net
  • 승인 2023.05.1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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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청 전경(사진=안성시)
안성시청 전경(사진=안성시)

[안성=진두석기자] 안성시의회가 김보라 안성시장이 파놓은 함정에 걸려 들었다. 안성시는 조례에 명시된 보훈수당 예산을 미편성 하자, 안성시의회가 집행부가 상정한 안건을 모두 부결하는 등 감정적으로 대응한 탓이다.

안성시의회는 지난 10일 제213회 임시회에서 조례등심사특별위원회를 열고 집행부에서 상정한 조례안, 일반안건 등 21건 모든 안건을 전부 부결(보류, 철회 포함)시켰다. 이 과정에서 집행부의 조례 설명도 생략하고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에 반발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전원이 퇴장했다.

이날 부결된 안건은 안성시 재산세 도시지역분 과세대상 지역 추가고시안 등 조례안 12건(일괄부결), 서운도시계획시설(공공청사, 면사무소)결정변경안 의회 청취안건 3건(일괄보류), 민주당 의원들이 제출한 안성시설공사 하자관리에 관한 조례안 의원발의안 6건(일괄철회)됐다. 다만 의원발의안은 민주당 의원과의 사전협의로 철회했다.

의회는 11일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고 약 1200억 원에 대한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갖고 역시 같은 방법으로 집행부 공무원의 예산설명을 생략키로해 무더기 삭감을 예고했다. 공직 내에서는 “최대 50% 최소 30%를 웃돌 것”을 예측했다. 

이 게임은 국민의힘이 다수의석을 차지한 안성시의회와 더불어민주당 시장 간의 자존심을 건 치킨게임이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오는 15일 결심재판 앞두고 있다. 이날 결심재판 구형량에 따라 안성시와 안성시의회간 치킨게임 향배가 갈릴 것으로 정치권 일각에서 판단한다.

김 시장의 입장에서 보면 그럴리야 없겠지만 만에 하나 1심 구형량이 불리하게 나올 경우 굳이 안성시의회와 협치의 필요성이 없어지게 된다. 이런 상황이 연출되면 김 시장은 현재의 대치 상황을 재판이 끝날 때까지 끌고 갈 것 이라고 전망된다.

이같은 대치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보훈수당 미편성으로 촉발된 정쟁싸움에 지친 성난 중도층 민심의 끝이 내년 총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총선을 몇 개월 앞두고 한껏 몸을 사려야하는 김학용 국회의원에게 뜻하지 않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치는 생물이여서 반전카드도 나올 수 있지만 안성같은 작은 소도시에서 다수의 중도권 표심을 되돌리기는 만만치 않다. 김학용 국회의원의 입장에서는 자칫 전투에서는 이기고 자신의 전쟁에선 패배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분명 있다.

이와 반대로 김 시장에게 재판 이길 경우 김 시장은 공약정책 등 시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야하는 입장이여서 안성시의회의 협조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어쩔수 없이 협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안성시의 보훈수당 미편성이라는 작은 날개짓이 유례없는 치킨게임이라는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공직내에서도 “시장과 국민의힘 간에 돌아 올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기관대 기관의 싸움을 넘어 감정의 골이 실린 자존심이 걸린 양보없는 승부”라며 “누군가 한쪽이 치명타를 입어야 끝나는 싸움이다”고 안타까워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 시장은 재판에 이기면 협치하고, 지면 15일 ‘자폭열차’를 출발하면 된다. 그 열차의 끝은 내년 총선을 겨냥할 것”이라며 “‘자폭열차’에 탑승한 안성시의회의 감정적 대응이 어떤 결과로 다가올 지는 두고볼 일이다”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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