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잘 하면 혁명 못하면 반역
[덕암칼럼] 잘 하면 혁명 못하면 반역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5.1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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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가 국가를 구성하고 권력을 잡을 때면 여지없이 나타나는 현상이 물갈이다. 어쩌다 수 백 년 동안 장기집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권불십년이라는 말의 의미를 충분히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군주제가 아닌 의회제도와 대한민국처럼 지방자치제가 민주주의 근간으로 자리 잡게 되면 피할 수 없는 게 선거제도이고 제 아무리 대단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이라도 임기가 도래하면 유권자들에게 표를 구걸해야 연임할 수 있는 동냥벼슬이다.

그런데 동남아시아에서도 그렇고 대한민국도 그런 경험을 겪었지만 군인들이 권력을 잡을 때면 덕보다는 힘으로 누르는 게 지금까지 역사였다. 물론 북한처럼 3대째 세습하는 권력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문 것이고 정권찬탈의 릴레이 게임은 언제 어떤 식으로든 뺏고 뺏기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문제는 권력이 바뀌면 결국 피해보는 것은 해당 국가의 국민이다. 권력유지를 위해 자기 사람을 심어야 하는 것이고 깜냥도 안 되는 한량들이 요직을 차지하면 정작 쓸만한 인재는 숨죽이며 살아야 목숨이라도 건지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박정희 前 대통령 재임시절 서슬퍼런 군사독재하에 얼마나 많은 야당 정치인들이 수난을 겪었으며 일국의 민주주의가 뒷걸음질 했을까. 박정희 前 대통령 서거이후 전두환, 노태우 등 이어지는 군인들의 권력행진은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으로 이어지면서 민중들의 열망은 자유의 대표적인 국가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까지만 해도 잠잠하던 박정희 前 대통령의 업적과 근대화의 역동적인 노력들이 재조명 받고 있다. 서울 도심은 하루가 멀다하고 집회시위가 잇따르고 국민들이 기대하는 현직 대통령의 여론조사는 갈수록 바닥을 치고 있다.

1963년 제5대 대통령부터 1979년 제9대까지 16년간 집권했던 박정희 前 대통령이 지금와서 노년층을 중심으로 영웅시 되는 현상은 왜일까. 사망한지 44년 동안 조용하다가 새삼 재조명 되는 것은 현재의 삶이 전쟁이후 피폐했던 1960, 1970년대보다 그리 행복하거나 만족스럽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문명은 발달해도 성장한 육체 대비 정신적 성장이 병행되지 못 하고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보다는 가상화폐나 주식을 잘 이용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가 되고 부동산으로 한 번에 벌어들이는 수익이 수 십년의 근로소득보다 많으니 상대적 박탈감에 빠진 사람들이 이건 아니다 싶은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은 아닐까.

박정희 前 대통령이 집권 당시 필자는 초등학교, 중학교 재학 시절이었다. 권력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나이에 전두환 대통령이 집권하자 군홧발에 짓눌렸던 민중들은 들불같이 일어나면서 대학생들 중심의 집회시위는 최루탄 연기가 자욱했던 시절이었다.

너도나도 민중가요를 부르며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1987년 6월 10일 국민적 저항으로 군사정권이 손을 들고 보란듯이 노태우 정권이 집권했으나 아랫사람들의 기득권은 여전히 보장되던 과거가 있었다.

필자 또한 탄광의 광부들과 대학생들이 연합하여 집회를 주도했다가 서슬퍼런 경찰의 압박에 고향땅을 등지던 과거가 있었으니 군사정권의 힘은 지금까지도 고문당했던 많은 민주인사들의 악몽속 주인공이다.

어렵사리 찾은 민주화, 어쩌다 과거를 회상하며 차라리 박정희 前 대통령 시절이 더 낫다는 푸념이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어떤 정권이든 나태하고 오래가면 부패하기 마련인데 단임제가 낳은 폐단이기도하다.

연임제로 두 번씩이나 권력을 유지하던 전두환 前 대통령 이후 시행된 단임제는 재임 동안 최대한 빼먹고 내 사람을 곳곳에 심어놔야 정권 이양 이후에도 뒤탈이 없는 것이지 어설프게 당당한 정치를 했다간 여론조작이나 다른 정권에 씹혀 뼈도 못 추스리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래서 권력이란 칼과 같아서 잘 쓰면 요리도구지만 잘 못 쓰면 사람을 죽이는 무기가 되고 만다. 같은 물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 권력을 부여잡기 전에 국민을 섬기는 철학이 정확하게 심어져야 하고 어떤 시비에도 굳건히 버티는 배짱과 분야에 맞는 인재를 기용하여 진두지휘를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일시적인 운대가 맞아 권력을 잡는다면 그 권력, 독이 되고 흉기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지역감정 조장하고 부정선거와 패거리 정치문화가 낳은 산물이 양당체제였다. 이미 광복이후 70년 동안 이어져 왔지만 여전히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앞으로도 이같은 후진국형 정치문화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문제는 국민인데 국민이 깨어나서 정치인들을 부릴 수 있는 정신적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대안이고 유일한 방법이다. 44년이나 지난 2023년 박정희 前 대통령에 대한 재조명 조도가 밝아지는 것은 현재의 정치가 그만큼 국민들을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정치란 누가 해도 마찬가지겠지만 올려놓고 흔들면 흔들린 사람은 살기 위해 칼을 빼들 수 밖에 없다. 어떻게 찾은 민주주의인가. 1961년 5월 16일 쿠데타를 통해 군인이 권력을 잡게 된 이날은 군사혁명위원회가 조직되어 입법·사법·행정의 3권을 통합한 날이다.

대한민국 하늘에 독재라는 검은 구름이 드리웠던 날이었으며 미국 국무부는 한국의 군사정부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군사정권이 어떤 상황에서 탄생되었는가는 독자들의 손가락 품을 팔아 살펴보시길 권한다.

1963년부터 1993년까지 30년간 이어진 군 출신의 정권은 이제 먼 나라 이야기가 됐다. 5·16 쿠데타에 성공했으니 혁명이지 실패했더라면 반역이었던 사건이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권력의 부패로 인한 망국의 사례는 얼마든지 일어나고 있다.

내전이 심각한 아프가니스탄, 전운이 감도는 대만, 1년 넘도록 피터지게 싸우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한민국의 국운이 강대국들의 장기판이어서는 안 된다.

우리민족끼리 두 번 다시 동족상잔의 비극이 발생한다면, 그리고 그 출발이 부패한 정권이라면 차라리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가 등장해 게으른 국민은 구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노력하는 국민에게는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제도로 국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정치 뿐만아니라 군사, 외교, 문화예술과 스포츠는 물론 각계각층에서 밥만 축내고 있는 묵은 구렁이들을 모두 솎아내 새로운 선수로 교체하여 유능한 인물이 제3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박정희 前 대통령이 남긴 업적보다 독재의 잔재물이 거론되는 것은 폄하와 편견으로 점철되어야 누군가는 비교 우위에서 여론의 동정표를 얻기 때문이다. 각자가 노력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맞는 것이지 가장 못난 사람은 누군가를 깎아내려 자신을 합리화하는 인성의 소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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