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기왕이면 건강하게 살아야
[덕암칼럼] 기왕이면 건강하게 살아야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5.1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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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사람이 부모의 은덕으로 세상에 태어나도 예상치 못했던 질병이나 사고로 다치거나 장애인이 되기도 하며 심지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위험에서 나름 면역력과 체력을 길러 건강을 지키며 그런 과정에 미리 체크해 볼 수 있는 게 혈압이다.

혈관에 흐르는 피가 심장으로부터 받는 압력, 그 압력이 버거우면 고혈압, 심장의 기능이 약해져 혈관의 말초신경까지 밀어주지 못 하고 힘이 없으면 저혈압이 된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들의 내장에는 심장이 고정적으로 펌프질을 해야 혈액이 돌게 되는데 피가 흐르는 관에 찌꺼기가 끼었거나 기타 이유로 혈관에 문제가 생겨서 발병하는 질병은 다양한 종류가 있다.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면 뇌졸중, 중풍은 물론이고 멀쩡하던 사람도 어느 날 심근경색으로 밤새 작별을 고하는 경우가 대부분 혈관의 부실한 혈행에서 시작된다.

물론 인체란 게 혈관 말고도 신경이나 근육, 뼈와 오장육부의 건강한 유지가 병행되어야 하겠지만 1초도 쉬지 않고 심장이 뛰는 만큼 온몸 구석까지 피의 압력을 보내야 하고 그 흐름이 원활해야 혈압이 정상을 유지한다.

평소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으나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 자신이 고혈압인지 모르거나 제대로 관리를 받지 않으면 관련 질병의 위험성이 커지는 만큼,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세계고혈압연맹이 고혈압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만든 기념일임을 공감하고자 한다. 2005년 5월 14일 ‘세계 고혈압의 날’ 행사를 처음 시행한 이래 2006년부터는 매년 5월 17일로 날짜를 정해 관련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다 알고 있지만 실천이 쉽지 않은 고혈압 예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담배를 끊고 술은 줄이고 음식은 싱겁게, 가급적 육류보다 채식 위주로 식사하며 집이나 사무실, 운전석에서도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 여기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스트레스를 덜 받는 자세도 필요하며 평상시 의료기관을 통해 초기증상은 없는지 진단받는 것이 훌륭한 예방법이다.

돈도 그렇고 친구나 가족도 그렇지만 건강도 있을 때는 그 소중함을 모른다. 그래서인가 당첨 가능성이 수백만 분의 1이라는 로또는 구입해도 건강에 대해 투자하라면 미루게 되는게 현실이다.

필자가 지난 10년간 지역사회 CEO를 대상으로 의료기관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건강 아카데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 중 몇 가지를 나열하자면 한결같은 공통점이 있다. 가장 먼저 자만심이다.

질병이나 사고를 남의 일로 여기며 설마 하는 안일한 자기관리가 한결같다. 물론 말로는 예방진료에 대한 이론에 수긍하고 동참할 것 같지만 막상 그 자리를 떠난다. 평소 감기 한번 앓지 않았고 병원갈 일이 없다고 큰소리치는 사람을 보면 마음속의 바람일 뿐이지 현실은 더 급하고 중요한 일을 치르고 참여하게 된다.

여기서 자신의 건강이 후순위로 밀리는 이유는 당장에 누군가 직접적인 태클을 걸거나 업무적으로 이득을 안겨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일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당사자나 가족 또는 지인들 중 누군가 사고를 당했거나 갑자기 쓰러질 경우 여지없이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물론 가까운 병원으로 안내는 하겠지만 정작 급할 때만 난리칠 뿐이지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은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 10년 동안 700명이 넘는 CEO들이 소정의 강의에 참여했고 통상 4명의 상대방을 대상으로 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하면 1명은 참여, 2명은 다음에 그리고 나머지 1명은 완전 남의 일로 여기며 오만함을 나타낸다.

하지만 막상 당사자가 응급실에 실려와 보면 그 막막함은 상상 이상이다. 하나뿐인 소중한 자신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가 구세주 같고 수술이나 입원하는 동안은 고마운 선생님이다. 그러다 다 나아갈 즈음 병원의 부족한 점만 눈에 띄게 된다.

퇴원하는 날은 병원비가 거품이 많다며 푸념하는 게 보통의 사람들이다. 사람이 아프면 먼저 자가진단으로 약국을 찾게 되고 다음이 동네의원, 그러다 일이 커지면 종합병원을 찾게 된다. 그렇지만 하루에도 수 십명의 환자를 대해야 하는 의료진 입장에서는 CT나 MRI 또는 X-ray에 나타난 의료상식으로 가늠하게 된다.

의료진은 통계나 의학적 지식에 기반한 기준으로 환자를 진료하게 되는데 문제는 환자의 DNA가 천차만별 다름에도 처방이나 치료기법은 동일하다는 점이다. 결코 그 기준을 벗어날 수도 모두 똑같이 적용할 수도 없다 보니 의료진의 경험을 바탕으로 완치를 기대해야 하는 것이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 의사 뿐만 아니라 간호사, 관련된 모든 의료진은 매사에 긴장하고 한 치의 실수도 허용치 않는다. 다음 두 번째가 소심함이다. 예방진료는 당사자를 위함이지 병원의 수익이나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아님에도 괜히 병을 키우는 게 아닌가하는 지레짐작이 문제다.

그러다보니 약물이나 시술로도 막을 수 있는 병을 수술로도 해결할 수 없는 상황까지 키우게 되는 것이다. 다음 세 번째는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괜히 병원 좋은 일 한다거나 모르는 게 약이라는 잘못된 생각에 빠져 자각증상이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인터넷을 검색하며 쉽고 편리한 길을 찾는다.

그러다 보니 듣도 보도 못한 온갖 정보에 노출되어 만병통치약이라는 입소문에 귀를 기울이다 병을 키우는 것이다. 위 3가지는 필자가 지금까지 의료 특강을 운영하면서 지내온 산 경험을 토대로 논하는 것이지 결코 남의 말이나 추상적인 통계로 어필하는 것은 아니다.

제 아무리 잘난 사람도 수술대 위에 누워보면 자신이 얼마나 초라하고 한낱 환자일 뿐 더도 덜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필자가 불자는 아니지만 서산대사가 지었다는 회심곡의 7가지 공덕 중 하나가 병든 사람 약을 주는 ‘활인공덕’이라 했다.

비록 반창고 하나 주사 한방 놓지 못하지만 생명이 위급한 사람에게 의료진이 신속하고 정확한 처방을 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사람이 할 수 있는 많은 일들 중 귀하고 필요한 일이기에 앞장서는 것이다. 피만 잘 돌아도 사는데 별 지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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