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창] 오줌싸개 지도
[동심의창] 오줌싸개 지도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kmaeil86@naver.com
  • 승인 2023.06.09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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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싸개 지도

                   윤동주 

빨랫줄에 걸어 논
요에다 그린 지도는
지난밤에 내 동생
오줌 싸서 그린 지도

꿈에 가 본 어머니 계신
별나라 지돈가
돈 벌러 간 아버지 계신
만주 땅 지돈가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윤동주((尹東柱, 1917∼1945)는 연변 용정에서 명동학교 교원인 아버지 윤영석과 어머니 김용의 3남 1녀 중 맏아들로 태어났다.

연희전문 문과를 졸업하고 일본 토쿄 도시샤대학에서 공부하였다. 1943년 독립운동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해방을 6개월 앞둔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형무소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함경도 고원에서 용정의 외가에 온 강소천을 만나 동시 습작에 대한 조언을 들었고, 1935년 시문학사에서 나온 『정지용 시집』을 탐독했으며, 1937년 백석의 시집 『사슴』을 필사하며 문학적 소양을 길렀다. 1936년 11월부터 용정에서 발행되던 아동잡지 <카톨릭소년>에 동시 「병아리」, 「빗자루」 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 동시는 윤동주가 약관 나이인 1937년 <카톨릭소년> 1월호에 발표했다. 간밤에 동생이 오줌을 싸는 바람에 얼룩진 요를 말리려 빨랫줄에 걸어둔다. 화자는 요에 생긴 얼룩을 보고 어머니 계신 별나라 지도로 생각하고, 아버지 계신 만주땅 지도로 생각했다. 요의 얼룩을 지도로 생각한 착상이 천진한 동심을 담고 있다. 지구를 평면의 그림으로 나타낸 지도는 그리움의 메타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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