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창] 바람이 길을 묻나 봐요
[동심의창] 바람이 길을 묻나 봐요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kmaeil86@naver.com
  • 승인 2023.07.14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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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길을 묻나 봐요

                             공재동

꽃들이 살래살래
고개를 흔듭니다.

바람이 
길을 묻나 봅니다.

나뭇잎이 잘랑잘랑
손을 휘젓습니다.

나뭇잎도
모르나 봅니다.

해가 지고
어둠은 몰려오는데

바람이 길을 잃어
걱정인가 봅니다.

▲
▲박상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 

 

공재동(1949~ )은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마산고와 부산교육대학을 졸업하고 교직의 길을 걸었다.

1977년 《아동문학평론》 동시 「가을에」가 천료되어 문단에 나온 뒤,  197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삼장시초」가 당선되기도 했다.

동시집 『바람이 길을 묻나 봐요』, 『별이 보고 싶은 날은』, 『꽃씨를 심어놓고』, 『초록 풀물』, 시조집 『휘파람』, 『그 별들 가슴 가득한 밤에』 등을 상재했다. 세종아동문학상, 이주홍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받았다.

공재동 시인은 꽃, 풀, 바람, 새, 별 같은 자연을 글감으로 한 시를 많이 써왔다. 그가 쓴 바람은 도시에 사는 바람이 아니라, 풀, 나무 등과 더불어 사는 자연과 함께  사는 바람이다. 바람은 눈으로는 볼 수 없다. 굴뚝의 연기나 깃발, 나뭇잎이 흔들리는 정도로 바람의 세기를 알 수 있다. 

이 시에서 길을 잃은 바람은 꽃들에게, 나뭇잎에게 길을 묻고 있다. 꽃들은 모르는지 고개를 흔들고, 나뭇잎도 손을 휘젓는다. 바람이 불 때 나타나는 자연 현상을 의인화 수법으로 재미있게 표현했다. 참신한 발상이 신선한 바람같은 시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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