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발 정계개편 막 열리나
민주당발 정계개편 막 열리나
  • 경인매일 webmaster@kmail.com
  • 승인 2006.07.2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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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같은 당 되는 것 아닌가"
7.26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송파, 부천소사, 마산를 차지하고, 민주당이 성북을 차지함에 따라 조순형발 정계개편이 예상되고 있다.

조순형 국회의원 당선자(성북을)는 선거기간 동안 "민주당 찍으면 열린우리당 된다"는 한나라당의 단골구호를 "우리당 찍으면 한나라당 된다"로 바꿔 선거운동을 했다.

그 결과 조 당선자는 정당 지지율 한나라당의 1/5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최수영 후보에게 이겼고, 민주당의 12번째 주자로 국회에 재입성했다.

한나라당이 성북에서 패배하게 된 데는 최근 불거진 수해골프사건과 전당대회 후유증 외에도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내 친박계열이 조 후보를 측면 지원했다는 주장도 있다.

민주당 조순형 후보는 탄핵 당시 민주당 대표로 탄핵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조 당선자가 밝혔듯이 '탄핵의 정당성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반노 탄핵세력의 승리인 것이다.

▲한-민 연대 가능성 '물씬'

조순형 당선자의 선거과정을 계기로 반노·탄핵 연대가 자연스럽게 구성됨에 따라 '한-민 연대'(한나라-민주당 연대) 가능성이 본격화하고 있다.

조순형 당선자의 뒤에는 反노의 상징인 이인제 의원, 분당 이후 탄핵 찬성으로 반노의 선봉이 된 민주당 한화갑 대표, 탄핵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지탄받았던 홍사덕 전 의원이 있었다.

또 한나라당과 절친한 관계를 유지해온 뉴라이트전국연합 심진홍 유석춘 공동대표, 새정치연대 장기표 대표 등도 조순형 당선자를 지지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역시 탄핵의 상징이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내 친박계열이 친이계열로 분류되고 있는 최수영 후보가 아닌 조순형 후보를 물밑 지원해 일거양득을 노렸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조순형 지지를 표명한 새정치연대 장기표 대표는 25일 "한나라당 한 중진의원을 만났는데 의원들이 최 후보 지원에 일부러 나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며 "당 내부적으로 조순형 후보 지지에 동의하는 의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나라당의 한 친박계열 인사는“성북을 선거구의 패배는 우선은 타격이겠지만 크게 보면 당을 건강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며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의 해이함에 대한 국민의 경고로 봐야한다”고 밝히는 등 패배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그 동안 호남 공략에 공을 들여 왔지만 ‘한-민 공조에 의한 탄핵’에 대한 국민적 비난으로 명분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탄핵주역인 조순형 후보의 당선에 따라 '한-민 공조'는 더욱 쉬워질 전망이다.

지난 20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민주당 소속 박준영 전남지사와 접견 중 “나중에 같은 당이 되는 것 아닌가”라는 말을 한 것도 심상치 않다.

▲‘전략투표' 판명나면 이명박 탈당?

친이 성향의 최수영 후보가 탈락한데 대한 이명박 전 시장의 타격은 심각하다.

7.11전대에서의 완패에 이어 성북 을 선거에서조차 깨지자 당내 입지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

이 전 시장측은 7.11전대 참패 이후 자신의 기반인 서울·경기를 지키기 위해 경기 부천소사와 성북 을을 전략지역으로 채택하고, 이 전 시장을 비롯한 이재오 최고위원, 박희태 전 대표, 박찬숙ㆍ박진ㆍ정두언ㆍ정병국 의원 등 ‘친이’ 인사들을 대거 성북을 지역에 투입했다. 이 전 시장 본인은 최수영 후보측의 `긴급' 지원요청에 세 번이나 응해 지원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제기된 한나라당의 ‘전략적 투표’가 친 이명박계인 성북을 최수영 후보의 낙마 원인으로 부각된다면 박-이 갈등이 더욱 깊어지면서 한나라당이 분열 내지는 분당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명박 전 시장측이 당내경선 승산이 높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회자돼온 '노무현-이명박 대연정'론이 물위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

이와 관련 박근혜 전 대표측 관계자는“탈당이라는 언급자체가 맞지 않다. 이명박 전 시장이 그 동안 당과 손잡고 한 것이 뭐가 있느냐? 당직조차 맡은 적도 없다”면서 “당적을 가졌다는 것과 당 공천으로 서울시장에 당선됐다는 것 뿐 당이 오늘까지 오는데 투쟁의 중심에 선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 탄핵주역에 텃밭 뺏긴 열린당 해체위기

조순형 당선자의 국회 입장으로 가장 큰 혼란에 빠진 것은 열린우리당이다.

열린당은 재보선 전패에 대해 "예견된 결과"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신계륜 전 의원의 텃밭인 서울 성북을에서 제1당이 큰 표차로 11석의 민주당에 패배한 충격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김근태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 책임론은 예상됐었지만, 민주당에게까지 패한 것은 지도부 책임론을 넘은 '당 해체'사태까지 예고하고 있다는 것.

지방선거 완패로 헌정사상 초유의 대참패에 이어 또 재보선 완패까지 겪은 열린당이 더이상 존립의 의미를 상실했다는 당내여론에 따라 당내에서 '친노파'를 중심으로 한 '당 해체론'이 전면화될 가능성이 높다.

친노파들이 '탄핵세력을 부활시킨 지도부 책임론'을 강하게 묻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탄핵세력도 막지 못한 열린우리당 '해체론'을 들고나올 가능성도 높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열린당은 재보선 후유증의 뒷수습에 분주한 모습이다.

열린당 우상호 대변인은 "조 후보의 당선을 탄핵에 대한 지지의 뜻으로 보는 해석은 과도하다"며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심리가 부활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당 분열 가능성을 부인하고 나섰다.

박주연 기자 prin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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