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를 불러오는 무관심
화마를 불러오는 무관심
  • 엄태권 소방령 kmaeil86@naver.com
  • 승인 2010.07.2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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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는 폐허로 변해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곤 한다. 화재, 그 무시무시한 위력을 볼 때면 우리는 그에게 화마(火魔)라는 호칭을 붙여준다. 한자를 살펴보니 ‘태워버리는 마귀’라는 뜻이다. 얼마나 위협적이기에 마귀라는 의미를 붙여주었을까 생각해본다.

사람들은 행복하고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자기개발, 자녀교육을 위한 투자, 노후를 위한 저축을 하며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낸다. 이는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과 준비를 한순간에 빼앗아 갈 수 있는 화재에 대해서는 ‘내일이 아니겠지,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겠어’ 라고 지나치기 일쑤이다.

만약 내 집에 화재가 났을 때 평상시 화재에 무관심한 태도로 보였던 사람이라면 발만 동동구르며 안절부절하게 되고 소방차가 빨리 도착해 주기만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행복한 미래를 위한 그간의 노력과 준비들이 눈앞에서 사라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화재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결과는 달라진다. 먼저 불이 났음을 알려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집에 있던 소화기로 초기 진화를 시도할 것이다. 이 작은 차이가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기도 한다.

화재예방은 그리 어렵고 거창한 일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다. 화마를 불러오는 가장 큰 요인인 무관심과 방심을 버리는 것이 그 시작이면 된다. 우리가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사이 화재는 더 가까운 곳에 다가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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