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여소야대로 끝난 22대 총선
[덕암칼럼] 여소야대로 끝난 22대 총선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4.04.1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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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2024년 4월 11일 아침이 밝았다. 이재명과 원희룡의 마지막 글자를 딴 인천 계양의 명룡대전은 이재명 후보의 승리로 종점을 찍었다. 양대 장군의 승패는 전군의 기준이 되어 민주당의 대대적인 승리로 끝났다. 야당은 전체 300석중 172석에 여당은 108석으로 향후 4년간 벌어질 윤석열 정부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명약관화한 모습이다.

끝까지 진인사대천명을 천명하던 한동훈 총관선대위원장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국회에서 나열했던 이재명 당대표의 죄명을 어떤 식으로 풀어갈 것인지 숙제가 주어진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 뜻밖의 성적을 거둔 조국 개혁신당 개표 결과 12석 이상을 차지하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조국 대표는 이를 윤석열 정부의 국정 실정으로 몰아갔다. 개원즉시 한동훈 특별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시작부터 야당이나 조국 정당의 칼날은 한동훈 위원장을 정조준 하는 분위기다. 이제 국민의 심판 앞에 정당들의 정쟁이 본격적인 살육전을 벌일텐데 나라가 혼란한 판국에 서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유권자들의 한결같은 바램은 누가 정치를 하든 누가 국회에서 30분 넘도록 천하에 더 없이 큰 죄를 지었다고 한동훈 당시 법무부장관에서 적나라한 죄목을 나열하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당시 한 전 장관을 말이 사실이라면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당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은 무엇일까.

용서일까 하지만 한 전 장관의 죄명 나열에 허점이나 거짓이 있었던가. 어느 쪽이든 국민은 선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875원짜리 대파 한단 흔들었다가 여당 총선이 대파났다. 여론은 대파 한단을 놓고 프레임 작업에 들어갔지만 이를 탓하거나 흔들리지 않는 민심은 현실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경제난을 대신했다. 

이제 청색 의상을 입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위상에는 막대한 영향력이 실렸지만 반대로 붉은 색 의상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입지는 봄날 흩날리는 벚꽃과 유사해졌다. 누가 화무십일홍이요 권불십년이라 했던가. 선거를 한 달 남짓 앞둔 시점에 절어졌던 이철규 의원과 한동훈 위원장의 갈등은 또 하나의 불씨로 작용했다.

공천을 앞두고 벌어진 살벌한 선수 줄 세우기는 야당도 마찬가지였다. 안산 갑 지역은 더불어 민주당 양문석 후보에 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발언이나 딸 명의로 대출받은 사건이 선거 당일 날 투표소에 게시되는 최악의 조건이었지만 민심의 바램을 꺾지는 못했다.

반면 대통령 실에서 큰소리치고 공천 받았던 국민의 힘 장성민 후보는 약 57,050표 이상을 얻은 양문석 후보와 12,000표 이상의 격차를 벌이며 45,517표로 패배했다. 지역감정도 여전했다. 좌파 진보의 결집된 조직력을 보여준 호남지역은 역시 민주당의 성지였지만 반대로 우파 보수의 텃밭이었던 영남은 미처 완승하지 못한 성적표를 거뒀다.

양대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의 절반이라는 공식도 여지없이 작용됐다. 이제 대한민국 정계 진출은 지역감정과 공천이 좌우지 하는 것이지 후보의 자질이나 정치적 철학보다는 지역텃밭의 영향력이 여전히 선거의 당락을 결정짓는 기준이 됐다. 문제는 이번 선거에 대해 민주당이 과연 춤을 출 수 있을까.

정녕 야당이 잘해서 승리한 것일까. 답은 이미 국민이 알고 있다.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으므로 선택한 최선이 아니라 차선이었음을, 이를 민심을 얻은 것으로 착각한다면 그 여파는 다음 지방선거에서 번복되는 야당의 참패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

오죽하면 한번 쥐여준 권력의 난장판이 다시 힘을 얻을까. 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여당이 오죽 못했으면 다시 기득권을 잡게 되었을까. 상황이 이러하니 국민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어찌하든 승패는 결정 났다. 이제 잘 잘못은 중요하지 않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지역감정으로 두 쪽난 민심의 이반도 그렇지만 자객공천이라 불렸어도 계파선거가 승리했다는 결과를 낳으면서 이제 지역에서 정주의식과 개인적인 정치 철학 따위는 공천에 별반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다는 새로운 정치 풍토를 낳았다.

당 대표에게 줄섰던 자들의 명백한 공천 바람, 제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대표에게 친명 비명 으로 구분된 잣대에 줄서지 않았다면 수박으로 구분되어 여지 없는 단두대의 이슬로 남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번 투표의 31.3%라는 사전선거 투표율은 신선했다.

마치 많은 국민들이 역대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다. 51.7cm 의 투표용지가 길어 접어넣어야 하는 기록도 남겼지만 총 개표결과 전국적으로 67%라는 기록적인 결과를 낳았다. 총선 치고는 32년만의 최고 투표율이다. 지역구 254명에 비례46명으로 구성되는 22대 국회는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이재명 당선자의 검찰 조사가 제대로 추진될까. 조국과 범 야권을 결성한다면 그 후폭풍을 뭘로 막을 것인가. 200석이상이면 안되는게 없다. 3년뒤대선으로 가는 길목에 이번 총선이 어떤 영향을 끼칠까 격동의 혼란시대 국민들만 괴로울 뿐이다.

선거 앞두고 1,000조가 넘는 예산을 날발하며 다리품을 팔았던 윤석열 대통령의 바람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리고 한 때 상전이었던 추미애 당선자의 서슬퍼런 보복은 뭘로 막을 것이며 겨우버티던 의료대란은 과연 정부의 뜻대로 밀로 나갈 수 있을까. 

용산 대통령실에서 행정부의 수반이 된 윤석열 대통령과 인천 계양구 선거 사무실에서 여유있는 표정으로 부인 김혜경씨와 나란히 앉아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이번 총선으로 입지가 약해진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상 국민심판에 무력해진 윤석열 대통령과 비교해 볼 때 무난히 국회에 입성함에 따라 졌어도 이긴 것이나 진배없는 현주소를 맞이했다.

국민들은 두 정치인의 승패에 별 관심 없다. 언제부터 대통령이나 야당 총수가 술자리 안주가 되어 신랄하게 거론되었던가. 선거를 마친 국민들은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각자의 역할만 잘하면 된다. 민주당이 승리했다고 민주당 선거운동을 했거나 한 표를 던졌다고 마치 유권자가 승리에 도취되어 들뜬다면 착각이다.

4년마다 한 번씩 실시하는 총 선거고 당선자만이 국회 입법 기관의 구성원이 되어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것이지 나머지는 이제 각자 원위치로 돌아가야 한다. 그동안 선거사무실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이나 나름 후보들에게 부담을 주며 지지한 것 같은 협박을 해왔던 일부 한량들의 청탁이 또 얼마나 설칠 것인가. 세상에 공짜는 없다. 누군가 새치기 하면 그만큼 줄이 길어지고 힘든 건 국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