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매일=김도윤기자]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17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회의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국장과의 대담에서 "우리 환율이 시장 기초에 의해 용인될 수 있는 수준에 비해 약간 떨어졌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현재의 달러 강세가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 연기 예상에 기인한다고 설명하며,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신흥 시장 환율에 주는 영향은 1년 반 전에 비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전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최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과도하다고 평가하며, 필요 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의 발언은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환율 방어를 위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16일에도 환율 움직임과 외환 수급에 대해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선 바 있다.
구두 개입 이후에도 외환시장이 진정되지 않으면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등의 수단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위축과 중동 불안 확대로 인한 위험 회피 심리로 장중 1400원대로 진입했으나, 17일 1380원대로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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