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온라인 작업환경에 따른 근로자 해고 사건
[기고] 온라인 작업환경에 따른 근로자 해고 사건
  • 정봉수 노무사 kmaeil@kmaeil.com
  • 승인 2024.05.1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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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수 노무사
▲정봉수 노무사

2020년 초부터 코로나 전염병이 전세계를 휩쓸면서 기업의 업무가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로 인하여 기존의 오프라인 업무가 축소되어 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해고사건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국에 본사를 둔 한국지사(이하 “A회사”)는 기업체의 ERP 프로그램인 오라클과 SAP 운영에 대한 유지보수와 기술지원을 하는 회사다. A회사는 2017년 4월에 설립되어 지속적으로 영업을 확대하면서 6명의 직원을 고용하여 사업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코로나 전염병으로 인해 업무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오프라인 근로자를 계속 줄여 나갔다. 그러다가 2022년 2월에는 최종 남아 있던 근로자 2명을 모두 해고했다. 

A 회사는 근로자들을 모두 해고한 후, 한국에는 공유오피스에 주소만 두고, 세금계산서 등 회계처리는 회계사무실에 맡기고 영업은 외주업체에 맡겨서 처리하였다. A회사는 본업인 ERP 프로그램 유지보수와 기술지원만 영국 본사에서 온라인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 

이 해고사건은 일반적인 해고와 다른 몇 가지 쟁점이 있다. 첫째, 한국에 직원이 아무도 없이 온라인으로 업무를 처리하는데, 부당해고 구제신청 대상이 되는지. 

둘째,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제11조는 상시근로자 5인 이상의 사업장 근로자만 청구할 있다. 그런데 A회사는 외국계 기업의 한국지점으로 근로자가 2명뿐인데 부당해고 구제를 받을 수 있는지. 

셋째, 오프라인 업무를 모두 폐지하고 온라인으로만 사업을 하는데 이것을 사업의 종료로 보아 근로자들을 해고 할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위의 3가지 쟁점에 대해 당사자의 주장을 확인 해보고 이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1. 사건 개요

A회사는 2022년 1월 중순 한국에 남아 있던 2명의 근로자에게 계속 적자가 나기 때문에 사업을 철수할 수 밖에 없다고 통보하였다. 2022년 1월 말에 회사는 근로자 2명에게 퇴직금과 1개월치의 성과상여금, 그리고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예정임을 통보하면서 사직서에 서명을 요청하였다. 이에 두 근로자가 모두 서명을 거부하자, 회사는 2월 15일에 퇴직금과 해고예고수당만 지급하고 모두 해고하였다. 

이 사건을 맡은 본 노무사는 2022년 3월 10일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작성하여 노동위원회에 제출하였다.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구제신청 서류를 A회사의 주소지로 발송하였다. 그러나 A회사의 주소지에는 근로자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노동위원회의 서류가 반송 되었다. 노동위원회는 사건관련 공문이 두 번이나 반송되자, 주소지 수정(보정)을 요구하면서, 수령할 사람이 없으면 이 사건이 각하될 수 있다고 알려왔다. 

이에 본 노무사는 부당해고 서류를 공시송달로 요청하는 서류를 발송하면서, A회사의 본사 대표이사, 아시아 담당이사, 인사총괄이사의 이메일을 알려주었다. 이에 노동위원회의 조사관은 관련 사건공문을 위3인에게 발송하였다. 다행히 A회사의 본사는 국내에 법무법인의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2022년 4월 1일에 답변서를 제출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1) 회사의 주장 

근로자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해 회사는 세가지 논리를 앞세워 정당한 해고라고 주장하였다. 첫째, 신청인들은 재무이사와 영업이사로 재무와 영업사무의 책임자로서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해 온 자들로 독립적인 권한을 가진 이사이므로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비등기 관리이사로서 소속 직원들에 대한 교육 및 관리업무를 담당하여 온 전임 이사에 대하여, 근로시간과 근로내용 등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회사에서 지배와 관리되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경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례를 근거를 인용하였다.

둘째, A회사는 대한민국의 상법에 따라 설립된 독립된 회사이고, 상시근로자 4인 이하의 사업장에 해당되어 근로기준법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관련, “다국적 기업의 국내 지사가 (i)외국의 본사와 독립된 법인으로 국내에 주소를 두고 있는 점, (ii)본사와 별도로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있는 점, (iii)법인세, 부가세, 소속 직원들의 소득세 신고 및 납부를 스스로 수행하고 있는 점들이 본사와의 관계에서 독립성이 인정되고 5인 미만이므로, 부당해고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유사한 판례를 인용하였다.

셋째,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사용자의 사업 전부 폐지를 전제로 하는 통상해고에 해당되므로 정당한 해고에 해당된다. 사용자가 한국의 직원들을 모두 해고한 것은 한국지점을 조만간 폐지하려는 이유이다고 한다고 주장하였다.

관련 판례도 “사업의 폐지를 위하여 해산한 기업이 그 청산과정에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기업 경영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 이는 정리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며,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판례를 인용하였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한 것은 위의 3가지 중 하나에 해당되기 때문에 정당하다고 주장하였다. 

(2) 근로자의 주장 

사용자 해고의 정당한 주장에 대해 근로자들은 실제 내용을 가지고 답변하였다. 

첫째, 사용자는 신청인들의 직급이 이사이므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청인들은 직급만 이사이지 실제로는 그에 합당한 권한을 가지지 않았다. 신청인들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 수습기간, 본사에 지정된 직속 상급자, 근로장소와 근로시간이 기재되어 있었다.

임금은 확정된 급여와 업무 성과에 따른 보너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최근 비용지출에 있어 경조화환 30만원, 통신비 5만원 등 지출승인을 받고 지출하였다. 또한 회사의 등기부에도 이사로 등재되어 있지 않았으며, 업무수행에 있어서는 지정된 상급자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지시를 받으면서 일을 수행하였다. 

둘째, A회사는 5인 미만 사업장이라고 주장한다. 한국 지사는 2017년 4월에 설립이후 2019년 5명, 2020년 6명, 2021년 4인에서 2022년 해고 당시 총 2명으로 줄었다. 한국지사의 두 명의 근로자는 상급자의 지시를 받고 일하였으며, 회사 설립 이후 사업장 내 부하직원이 없었기 때문에 업무지시를 한적이 없었다.

재무담당자와 영업담당자(신청인들)는 자신들의 상급자의 관리 감독하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따라서 한국내 사업장에서 신청인들은 업무집행권, 인사권, 재무집행권 등을 독립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 않았다. 

셋째,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는 사용자의 사업 철수를 전제로 하는 통상해고에 해당되므로 정당한 해고에 해당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회사는 새로운 고객과 ERP 기술지원 서비스계약을 계속 체결하고 있었다.

2022년 1월에는 4개의 업체와 새로운 장기 기술보수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선수금을 받았다. 이는 회사가 앞으로 오프라인 업무는 하지 않지만, 온라인으로 기술지원 서비스를 계속한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 이 사건 주요쟁점에 대한 판단 > 

1. 한국의 재무이사와 영업이사는 근로자인가?

일반적으로 등기된 이사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을 부인하며, 상당한 지휘 감독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있는 경우에만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있다. 비등기 이사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근로자성을 인정하나 독자적인 의사결정권이나 업무집행권이 강하게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서 근로자성을 부인한다.” 

본 사안에 있어 사실상 재무이사, 영업이사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근로계약서에서도 아무런 권한을 가지지 않은 일반 근로자로 기술되고 있다. 회사의 등기부등본에 이사로 등재되어 있지 않았고, 실무에서도 어떠한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지 못했다. 실제 업무에 있어서도 아시아를 관할하는 직속상사에게 직접 보고 하고 업무지시를 받고 일을 해왔다. 따라서, 재무이사와 영업이사는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2. A회사가 5인 미만 사업장인 경우에도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가능한가? 

근로기준법 제11조에 따라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5인 이상의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만이 제기할 수 있다. 다만, 5인 미만 외국계 기업의 사업장이 한국에서 독립성이 없이 본사의 지사나 지점 정도의 역할을 할 경우에는 그 인원수 산정에 있어 본사의 인원과 함께 산정되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보호 대상이 된다. 여기서의 쟁점은 한국지점에 대한 독립성이 있는가의 여부를 가지고 판단한다. 

본 사안에서는 한국 상법에 따라 독립적인 법인 설립등기를 하고 회계 등의 독자적 결산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본사의 업무지시를 받으며 운영되고 있고, 모든 회계 등을 본사가 직접 관리하고 있으므로 한국지점에 대한 독립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3. 사업 폐지를 전제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 정당한 해고인가?

근로기준법 제23조를 보면,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정당한 해고로 보고 있다. 관련 판례도 “근로자를 해고한 사용자가 사업장을 실질적으로 폐업하여 근로자들이 복귀할 사업장이 없어졌다면 사업체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근로계약관계는 유효하게 종료된다.”고 보고 있다.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사업의 폐지를 전제로 하는 통상해고에 해당되므로 정당한 해고에 해당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본 사안에 있어, 실제 사실관계를 볼 때 이 사건의 사용자는 온라인으로 사업을 계속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 폐지로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정당한 해고로 볼 수 없다.

이 사건 사용자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되면서, 이번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 있어 불리하다는 전제하에, 근로자들에게 6개월 급여를 추가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제안하였다. 이에 대해 근로자들은 취업시장의 어려움을 얘기하면서 12개월치를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 사용자와 근로자들은 서로 일부 양보하여 8개월치 급여로 퇴직 합의에 도달하였다. 2022년 6월 10일 두 당사자는 노동위원회에서 화해합의서를 작성하고 합의로 이 사건을 원활히 마무리하였다.

이번 사건은 최근에 많은 사업이 온라인 사업으로 전환되면서 근로자들을 해고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할 수 있어 참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고 볼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사업으로의 전환은 회사의 재량으로 가능하지만,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관계는 사업의 폐지와 무관하게 계속 유효하게 살아 있다는 점을 사용자는 상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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