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체육단체장으로서 말한다
[덕암칼럼] 체육단체장으로서 말한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4.07.0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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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대한민국 스포츠계가 대란을 겪고 있다. 2024 파리 하계올림픽을 한달 남짓 앞두고 유인촌 문체부장관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전면전을 선포한 채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내홍을 벌이고 있다.

정부 부처인 문화체육부, 산하의 기구인 대한체육회, 누가 우위든 이기든 상관없이 2024년 한해 4094억 원이라는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체육관련 예산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되었는가는 그동안의 행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체육회는 먼저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대비 국가대표 경기력 제고와 훈련환경 개선에 투입될 예산 1436억 원을 확보했다며 예산편성의 세부사항을 공개했다.

세부적으로 급식비와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외 훈련 숙박비 등이 인상됐으며, 1,200명에 달하는 국가대표 선수 개개인의 훈련 정보 전반을 기록·관리할 맞춤형 체력관리시스템 운영에 4억 원, 겸임 지도자는 월 9만 원, 전임지도자는 월 48만 원씩 인상된 수당을 받는다.

2025년까지 진행되는 천안 국가대표축구센터 선수 숙소 건립에 사용될 보조금 60억 원, 2025년 1월 전남 장흥에 개원하는 국내 체육인 전용 교육센터인 대한민국체육인교육센터의 내년 공사비로 126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생활체육 프로그램 다양화, 유아 스포츠놀이 기반 조성, 종목별 동호회 리그 참여, 계층 강화와 지정 스포츠클럽 확대에도 예산을 편성했다. 모두 국민 세금이다. 문제는 이 돈을 누가 누구에게 집행하느냐를 두고 첨예한 대립각이 세워졌다는 것이다.

문체부는 6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한배구협회·여자배구 국가대표 은퇴선수 간담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유인촌 장관은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구기 종목이 여자 핸드볼뿐이라며 학생 선수 감소, 엘리트 체육의 국제경쟁력 저하 등 기존 시스템의 한계가 근본 원인이라고 밝혔다.

올림픽 이후에 학교 체육과 엘리트 체육 등 체육 정책 전반을 대대적으로 개혁할 계획이라며 현재 대한체육회 중심의 체육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대놓고 말했다. 이어 종목 단체가 중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하고 예산 지원을 하는 체계도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는 확실하게 개편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 말을 들은 대한체육회는 폭발적인 분노를 나타냈다. 그동안 대한체육회의 예산은 문체부에서 체육회에 배분하면 체육회가 다시 산하 종목 단체에 이를 나눠주는 구조였는데 유 장관이 대한체육회를 건너뛰고 종목 단체에 직접 예산을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돈줄을 대한체육회에서 문체부가 잡겠다는 것이다. 대한체육회가 예산 배분권을 빼앗기면 힘도 영향력도 모두 뺏기는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015년과 2016년 체육 단체 통합을 둘러싸고 문체부와의 갈등이 극에 이르렀을 때도 문체부는 종목 단체에 직접 예산을 지급하며 이간질을 시켰다는 주장이다.

대한체육회 경기단체 연합회 82개 회원 종목단체도 6월 24일 유인촌 장관의 발언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종목단체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예산 직접 지원을 통해 종목단체들을 통제 관할하려는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2016년 대한체육회·국민생활체육회 통합 과정에서 실패한 정책이라는 주장과 함께 국민체육진흥법 제5장 제33조에 대한체육회는 가맹된 종목단체와 생활체육종목단체 등의 사업과 활동에 지도와 지원을 하도록 되어 있다는 조항과 상반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대한체육회는 7월 9일 오후 서울에서 파리 하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 유장관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에 체육계의 분열과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대한민국 국민생활체육의 현주소를 짚어보자.

문체부나 대한체육회를 떠나 국민들 입장에서만 보는 것이다. 국민들이야 예산의 칼자루를 누가 쥐든 상관없다. 일단 대한체육회가 지난 10년간 사용한 예산의 세부 내역부터 정보공개 청구로 확인해 봐야 한다.

긴말 필요없이 세부 내역에서 과연 떳떳할까. 집행 목적이나 투명성, 불필요한 내역 등이 없었고 국민체육진흥에 실효성이 있었다면 유 장관의 이번 체육 정책은 대한체육회의 주장대로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유 장관의 주장이 옳다면 잘못된 현실에 대해 인정할 줄 아는 대한체육회가 되어야 한다. 예산의 집행권에 대한 당위성이 갖춰진다면 몰라도 아니라면 욕심이다. 문체부도 지난 시간 예산 낭비에 대해 국민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공개해야 한다.

영화 타짜에서는 “쫄리면 뒤지시든지 천하의 아귀가 혓바닥이 길어”라는 대목이 나온다. 자신 없으면 조용히 인정하고 당당하면 그 동안의 내역을 공개하면 된다. 패를 까보면 누가 옳은지 누구 말의 당위성이 맞는지 드러난다.

구린 부분은 덮어놓고 서로 돈줄을 잡겠다면 국민이 호구는 아니란 뜻이다. 자신 있다면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 82개 회원종목단체를 다 끌어들일 필요가 있을까. 현재 국내에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물론 최근 설립된 국민생활체육 활성화 방안이 대통령 직속 기구로 본격적인 탄력이 붙었다.

그동안 대한체육회의 문제점은 지난 1월 국회에서 각종 윤리 문제로 개정안이 통과되는가 하면 체육계의 인권침해, 비리 등이 강화될 것으로 거론됐다. 그 결과 3월 국회에서 체육계에 대한 개정안 2건이 통과된 바 있다.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다. 대한체육회가 주장했듯이 지난 2016년 대한체육회·국민생활체육회 통합 과정에서 실패한 정책으로 얼마나 많은 국민생활체육이 위축되고 설 자리를 잃었던가.

살아 움직여야 일상생활이 활기를 찾고 건강도 좋아질텐데 코로나19로 온 국민들이 숨조차 제대로 못 쉴 만큼 요란을 떨었다. 그나마 필자가 설립한 대한생활체육회가 세계 생활체육연맹으로부터 회원국으로 승인받고 이제 2032년 세계생활체육 올림픽 개최 유치를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구촌 온 인류가 벌이는 축제를 기대하며 예산은 안 줘도 되니 방해만 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사)대한생활체육회 총재로서 말한다. 목표가 국민의 건강, 건강은 행복이어야 한다. 돈은 그러라고 책정되어야 하며 그렇게 사용해야 한다.